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스크랩 인쇄

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8-11-20 ㅣ No.125307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루카 19,1-10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내 깊은 상처 사이로 크신

하느님의 은총이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베푸시는 은총의 강도가 평소보다

두드러지게 강할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은 자비하신

하느님을 향해

우리의 닫힌 마음을

활짝 열 때입니다.

내 위치, 내 체면, 내 위신,

내 학식을 자랑하거나

내세울 때가 아니라

내 고통, 내 어둠, 내 부족함,

내 깊은 상처를 활짝 열어 보일 때

놀랍게도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

내 삶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체험을 자주 했습니다.

세관장 자캐오 역시 비슷한

체험을 했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는 사실 예리코의 명망가였습니다.

국경도시인 예리코는 목 좋고

물 좋은 자리였습니다.

큰 상권이 형성되어 있었고,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세관장 자캐오는 여러 곳에

세관을 설치하고 운영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척했을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세리들은

사악하기로 정평이 나있었습니다.

특히 세금을 부과하고 징수하는

과정에서 가난한 백성들은

세리들의 봉이었습니다.

그렇게 뜯어낸 돈으로

고리대금업도 했겠지요.

현상유지를 해나가기 위해

고위층에 상납도 충실히

했을 것입니다.

얼마나 그들의 악행이 가혹했으면

세리가 지나가면 집이 무서워 떤다.’

는 속담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캐오는 이런 세리들의

보스 격인 세관장이었습니다.

재산이 많다보니 그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했습니다.

비록 키가 눈에 띄게 아주 작았지만

요즘으로 치자면 조폭세계의

큰 형님으로 군림했습니다.

예리코의 밤의 세계,

지하 세계를 장악했던 것입니다.

매일 흥청망청, 매일 꿍짝꿍짝,

그 어떤 것도 아쉬울 것 없이

누릴 것 다 누리며

그렇게 불나방 같은 삶을

살아왔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이룬 자캐오였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내면은 점점

더 허탈해지고 허망해졌습니다.

돈이 주머니를 가득

채울 수는 있었지만 마음을

채워주지는 못했습니다.

사회적 입지와 권세가

어깨를 세워줄 수는 있었지만

깊은 내면의 공허함을

채워주지는 못했습니다.

돌아보니 밥 먹듯이

죄만 지어왔지 그 무엇 하나

이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내게 허리를 굽혔지만

다들 돈을 보고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즉시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누구와도 진심어린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었습니다.

왕따 중에서도 철저한

왕따였습니다.

이런 자캐오 곁을

예수님께서 지나가십니다.

주님께서 자캐오가 당신을 향해

활짝 열어 보인 공허한 내면,

깊은 죄, 오랜 상처를

눈여겨보십니다.

그 오랜 상처 사이로 당신의 따뜻한

은총을 스며들게 하십니다.

그 은총이 얼마나 부드럽고

따스했는지 자캐오는 순식간에

하느님을 향한 회심의

여정에 접어듭니다.

내려오라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즉각적으로 응답할 뿐만 아니라

정중하게 예수님을

자신의 집으로 모십니다.

뿐만 아니라 너무도 송구스럽고

과분하게도 자캐오에게 결정적인

구원을 선포하십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참으로 파격적인 예수님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대 거룩함과 의로움의

대명사격이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해

단호하게 죄인이라 단언하시고

당대 공공연한 대 죄인이었던

세관장 자캐오를 성덕의

정상에로 올라가게 하십니다.

이렇게 진로가 완전히 뒤바뀐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하느님을 향해 서있던 그들의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너무나 당당하게 똑바로 서서

나는 의롭고 거룩하며 죄 없는

사람이고 외치는 사람들을

주님께서는 나락으로

내려 보내십니다.

반대로 나처럼

죄 많은 사람 없을 것입니다.

나처럼 상처 많은

영혼도 없을 것입니다.

과연 나같이 비참한 존재도

하느님 구원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까요?

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 구원의

도성 안으로 들어서게 하십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729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