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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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승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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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8-15 ㅣ No.131718

성당에 다니지 않는 분이 진지하게 질문하였습니다. “성당에 다니고 싶은데, 성당은 왜 마리아를 섬기나요?” 성당에 가고 싶은데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감성적인 답변도 필요하지만, 신학적인 답변도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성서에는 성모님을 상징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있을까요? 창세기 315절에 잘 나와 있는데, 이를 원복음, 최초의 기쁜소식이라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낙원에서 추방되지만 그들을 타락시킨 뱀은 여인의 후손에게 머리를 짓밟힐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여인은 즉 하와, 마리아를 암시하며, 후손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후에 교부들은 아담과 하와로 인해 하느님과 멀어진 관계를 순명의 모습을 보이신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가 되돌리는 역할을 했다고 말합니다.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났을 때 "주님의 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이루어지소서."라고 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겟세마니 동산에서 같은 말을 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두 분의 순명이 아담과 하와가 틀어놓은 역사를 되돌린 것입니다.

 

이사야서 714절도 한 처녀가 아이를 잉태하고 그 탄생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예고합니다. 많은 학자들은 이를 성모와 메시아 탄생 예언으로 봅니다. 예언은 말한 이가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수님을 체포한 가야파는 "민족을 위해 한 사람이 희생되는 게 잘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요한복음사가는 이를 예수님 한 분으로 온 세상이 구원된다는 예언으로 해석하지만 가야파는 뜻을 모르고 예언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조롱하려 '유대인의 왕 나자렛 예수'라고 십자가에 쓴 글도 그대로 이뤄졌습니다.

 

미카서 51절에는 메시아 탄생이 더욱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베들레헴 한 여인으로부터 메시아가 태어난다고 하는 예언은 앞의 이사야 예언에 대한 응답입니다. 또 베들레헴의 옛 지명인 시온은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며 이들은 오랜 바빌론에서의 노예생활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예루살렘을 재건하는 데 이바지한 이들입니다. 메시아를 잉태하고 이스라엘을 재건하는 마리아는 시온의 딸의 전형이며 또 다른 모습으로는 교회가 세상을 다시 재건하게 될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927절에는 예수님께서 사랑하는 제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분이 당신의 어머니이십니다.” 그리고 성모님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제자는 사도이고, 교회는 사도로부터 이어오고 있습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성모님을 어머니로 공경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말씀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위해서 전구하고 계십니다.

 

제게 질문을 하였던 분은 성서에 드러난 성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모님에 대한 사랑과 공경의 이유를 알았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성모님을 공경하는 이유는 성서에 드러난 성모님에 대한 상징도 있지만 성모님께서 신앙인의 모범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순명입니다. 천사 가브리엘의 이야기를 들었던 성모님은 당혹스러웠지만 하느님의 뜻임을 알았고,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순명은 원하는 것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순명은 원하지 않는 것이라도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따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열정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마리아의 노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이신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열정이 있었고, 가야 할 길을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가난한 이, 굶주린 이를 보살피시는 분이심을 알았습니다.

 

세 번째는 중재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성모님은 혼인 잔치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혼인 잔치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예수님께 부탁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때가 오지 않았지만 성모님의 청을 받아주셨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사랑하고, 공경하는 성모님의 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들 모두 언젠가 하느님의 품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의 표징입니다. 누군가 이야기했습니다. 영원한 것은 끝도 없는 시간의 연장이 아니라, 영원한 것은 채워짐이라고 했습니다. 희망이 채워지고, 사랑이 채워지고, 믿음이 채워지는 것이 바로 영원함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끝도 없는 시간의 연장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 속에서 우리는 모두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 신앙인이 가야 할 미래를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일생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충실한 응답이었습니다. 성모님은 자신의 삶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으셨습니다. 우리도 성모 마리아처럼 자신보다는 이웃과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는다면 이 세상에 더 많은 평화가 이룩될 것입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도우심으로 지혜롭게 극복되기를 기도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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