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1일 (수)
(자) 대림 제2주간 수요일 고생하는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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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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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10-30 ㅣ No.133546

10월의 첫날을 여는 인사를 했는데 어느덧 10월의 마지막 날 인사를 합니다. 1년 중에 오늘이 가장 바쁜 가수가 있습니다. ‘잊혀진 계절의 가수 이용입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가사가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끼게 했나 봅니다. 1982년에 발표되었으니 37년 전의 노래입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 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 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28년 사제생활하면서 많은 분을 만났습니다. 첫 부임지에서의 설렘이 있었습니다. 질풍노도와 같은 시간이 있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했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도 있었고, 자신 있게 갔지만 막다른 길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주파수가 맞으면 방송이 들리듯이, 같은 주파수를 공유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컴퓨터 통신이 등장하고,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동호회, 동아리 모임도 있었습니다. 분에 넘치는 큰일을 맡아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수호천사가 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혼자인 것 같았는데 결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이 늘 있었습니다. 말은 없었지만, 먼발치에서 응원해 주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주파수가 늘 우리 곁에 있듯이, 하느님의 사랑이 언제나 제 곁에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마음의 문을 열기를 바라셨습니다. 마음의 문만 열면 이웃의 사랑과 하느님의 자비는 같은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의 생활도 2달이 넘었습니다. 분명 넘어야 할 산이 있을 겁니다. 생각지 못한 일이 다가올 겁니다. 그러나 이곳에도 주파수가 맞는 분이 계십니다. 하느님 사랑의 주파수는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습니다. 믿고, 마음의 문만 열면 언제든지 느끼고 들을 수 있습니다.

 

순교자 축일에 주로 듣는 오늘 로마서의 말씀은 10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는 제게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주고 있습니다. 신발 끈을 매고, 주어진 길을 가도록 독려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마음의 문을 열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주파수, 나눔의 주파수를 이웃에게 보내면 어떨까요? 하느님께서 보내주시는 자비와 사랑의 주파수, 용서와 온유함의 주파수를 받으면 어떨까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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