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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 일에는 어쩜 오해가 따를 수도 / 대림 제3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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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9-12-16 ㅣ No.13460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르침을 주고 계셨다. 그분께서 그곳에서 가르치신다는 것은 어쩌면 성전의 주인이심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일 게다. 그분께 권위 있는 가르침을 들은 군중은 예수님께서 하느님께서 내려 보내신 예언자이심을 굳게 믿게 되었으리라. 그처럼 그분의 가르침은 그 어느 스승이나 율법학자의 그것보다는 뛰어나서, 모든 이에게 감동을 주었으니까.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마태 21,23) 우리도 이따금 하느님께 여러 가지 의문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제기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느님께서는 단지 침묵하실 뿐, 아무 대답을 하시지 않으시는 것 같다. “무슨 권한으로 이 일을 하는지 나를 부정하는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마태 21,27).”라고 예수님께서도 사제와 원로들에게도 그러하셨다.

 

사실 예수님은 어디서 공부를 한 적도, 자격을 가지지도 않으셨다. 그러니 그 못된 지도자들이 예수님의 권한에 대해 따질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께 묻는 것이다. 이제 당신의 권한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정당성을 주장하셔야 할 차례이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따지길 일삼는 그들에게 당신의 정당성을 주장하시면 오히려 그들의 덫에 걸리시는 꼴일 게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하늘, 아니면 사람이냐?”라며 묻는다.

 

아무튼 예수님께서는 단 한 번도 사람들의 일을 방해하시면서 당신 일을 하신 적이 없다. 그분께서 하신 일은 언제나 백성을 살리시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도자로 자처하는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 일에 방해 거리가 된다고 생각했으리라. 하느님을 믿는 자들이 하느님 일에 참견하는 꼴이다. 더구나 그들은 그분께서 누구이시며,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렇게 하느님의 일을 하시건만 그래도 알 만한 성전 봉사자들이 하나같이 죄다 예수님을 공격한다. 백성을 위한 일이건만, 적어도 배웠다는 율법의 사람들이 이렇게 핍박을 가한다. 물론 세례자 요한에게도 그랬고, 예수님께도 지금 그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좋은 일을 했지만, 제대로 대접 못 받는 경우는 예나 지금이나 곳곳서 허다하다. 그만큼 세상은 불공평하다. 세상에서 공평을 원하면 늘 가슴앓이를 해야 할 게다. 공평함은 하늘나라에서만 늘 가능한 일이니까.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고 계실 때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 일을 하는 것이오?”라고 묻는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이는 예수님께서도 하늘에서 오는 신비에 대해 겸손하게 마음의 문을 열어 놓지 않는 이들에게 당신의 비밀을 드러내지 않으신다. 당신의 권한에 대하여 대답하지 않으시는 것은, 비난만을 일삼는 당대의 지도자인 양 설치는 그들을 딱 부인하시는 것과 같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백성의 구원을 위해 일하셨지만,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맨날 트집만을 일삼는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라며 노골적으로 대든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요한의 세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라고 조용히 반문하신다. 생각할 기회를 주시려는 배려이리라.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곧잘 오해를 받으셨다. 믿는 이들이 오해받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일 게다. 옳은 일 한다고 정당하게 평가받는 것은 아니니까. 그러니 때로는 억울하지만, 세상에 대해 화내지 말고 살아야 하리라. 특히 이 대림의 이 시기에는 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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