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2일 (일)
(녹) 연중 제15주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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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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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01-21 ㅣ No.135489

전설 따라 삼천리라는 라디오 프로가 있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만, 우리의 삶에 지침이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부모님을 지극 정정으로 섬기는 자식의 이야기, 사람을 해치는 호랑이를 때려잡은 용감한 청년의 이야기, 남모르게 재물을 나누었던 형제의 이야기, 홀로 남아 자식을 잘 키웠던 어머니의 이야기, 탐관오리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던 의적 이야기, 귀신을 물리쳤던 스님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마을마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런 이야기들을 모아서 들려주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민중의 삶이 되었습니다.

 

서양 문학의 원류가 되는 길가메시, 일리야드, 오디세이도 서양판 전설 따라 삼천리일 겁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가족에 대한 사랑, 국가에 대한 충성, 친구에 대한 우정, 배신자에 대한 응징, 운명을 받아들이는 겸손,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는 용맹, 진리에 관한 탐구, 죽음을 넘어서는 희망이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국가를 구하는 영웅의 이야기도 있고, 이름 없는 시인의 아름다운 이야기도 있고, 시골에 사는 처녀와 총각의 순결한 사랑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전설이 음악으로 표현되고, 그림으로 표현되고, 연극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런 신화가 문학이 되었고, 이런 신화가 신앙이 되었습니다.

 

사실이 햇빛을 받으면 역사가 되고, 달빛을 받으면 신화가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류의 문화와 삶을 지탱한 것은 햇빛을 받은 역사와 달빛을 받은 신화가 한데 어울려진 겁니다. 논리와 이성을 바탕으로 한 과학과 기술은 현대 문명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산업의 발전, 인터넷, 스마트폰,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였고, 편리함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산업의 발전은 낡은 전통이라는 이유로, 인류의 소중한 유산인 신화와 직관, 영성과 깨달음의 세계를 소외시켰습니다. 하드웨어는 커졌는데 그것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가 없는 느낌입니다. 생명은 잘게 쪼개지는 원자와 물질이 전부가 아닙니다. 생명은 파동과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고고학, 이성, 과학의 기준으로 성서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양식비판과 편집비판을 통해서 시대를 구분하고, 첨부된 내용을 추려낼 수도 있습니다. 성서에 내포된 다른 종교와 신화의 영향을 가려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성서를 해석하는 또 다른 전통과 전승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삶의 지침이 되는 윤리와 교훈을 발견하는 해석입니다. 직관과 성찰을 통해서 영적인 깨달음을 발견하는 해석입니다. 교회는 그런 방법을 ‘Lectio Divina(거룩한 독서)’라고 하였습니다. 성서가 단순히 우리에게 윤리적인 삶의 지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성서는 우리가 하느님과 대화하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힘의 세기가 문제가 아닙니다. 죽이고 죽는 문제가 아닙니다. 세상의 것이 강하게 보일지라도 하느님의 힘을 이길 수 없다는 신앙입니다. 우리가 사는 시간과 공간에서 세상의 것이 이긴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승리한다는 신앙입니다. 손이 오그라든 환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환자가 손을 펴는 문제가 아닙니다. 안식일의 규정을 지키는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선을 행하라는 신앙입니다. 십자가의 순간에도 선을 행하는 신앙입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밤을 새워 찾아다니는 신앙입니다.

 

예수님은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백성 가운데 병자들을 모두 고쳐 주셨네. 안식일에 좋은 일하는 게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하는 게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게 합당하냐? 죽이는 게 합당하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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