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4일 (토)
(자)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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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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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01-24 ㅣ No.135564

미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설날입니다. 주님의 사랑이 설날을 맞이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본당에 있을 때는 설날과 추석은 본당 어르신의 덕담을 들었습니다.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고, 어르신들의 덕담을 듣는 것이 명절의 전통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저는 보스턴 한인 성당에서 들었던 강론을 설날 덕담으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커다랗고 근엄해 보이는 돌부처 아래에 볼품없는 돌계단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돌계단은 아무 거리낌 없이 밟고 올라가면서 돌부처 앞에서는 허리를 숙이고 존경을 표했습니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난 뒤에 돌계단이 돌부처에게 불평하였습니다. 어찌하여 같은 돌인데 사람들은 나는 거리낌 없이 밟고 가고, 부처님에게는 깊은 절을 하는 겁니까? 그때 돌부처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돌부처가 되기까지 셀 수 없을 만큼 정으로 맞았답니다. 돌계단은 나처럼 맞지는 않았지요? 우리가 보기에는 성공해 보이고, 좋아 보이는 많은 사람들도 시련과 아픔은 있었습니다.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좌절하면 절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돌부처가 많습니다. 마치 저만 돌계단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돌계단이 없으면 돌부처에게 갈 수 없습니다. 돌계단인 걸 감사하고 만족하면 행복은 이미 저와 함께 있는 겁니다. 어쩌면 저를 보고 돌부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지금 내가 볼 수 있고, 지금 내가 들을 수 있고, 지금 내가 생각 할 수 있고, 지금 내가 말 할 수 있고, 지금 내가 살아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행복한 겁니다.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사람은 이미 행복과 함께 있습니다.

 

딸 셋을 둔 가난한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다 낡은 딸들의 신발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하는 일이 잘 안 되고, 딸들을 잘 키우지 못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중고 세탁기를 싸게 판다는 소식을 닫고 어느 집으로 갔습니다. 집은 컸고, 가구는 고급스러웠습니다. 이렇게 큰 집에 사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품위 있어 보이는 부부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가난해서 딸들을 잘 돌보지 못합니다. 세탁기도 이렇게 중고로 산답니다. 이야기를 듣던 부인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가난한 아버지는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제가 무슨 실수를 했습니까? 그러자 부잣집 남편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은 지난 10년 동안 집 밖을 한 번도 나오지 못했답니다. 아내는 낡은 신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들 생각을 하며 울었답니다. 신발이 낡을 정도로 당신의 딸들은 밖으로 다니면서 세상을 보았을 겁니다. 집으로 돌아온 가난한 아버지는 낡은 신발을 들고 감사드렸습니다. 자신이 돌계단인줄 알았는데 생각하니 돌부처였습니다. 낡은 신발이지만 딸들은 사이좋게 지냈고, 들과 산으로 다니면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입니다. 어느 본당에서 새해 인사로 경자년이라고 말하기가 어색해서 경자씨라고 인사했다고 합니다. 신부님이 혹시 미사에 참석하신 분 중에서 경자라는 이름이 있으신가요? 물었습니다. 그러자 한분이 손을 들고 제가 이경자입니다. 라고 했습니다. 신부님이 혹 기분 나쁘신지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경자씨는 아니요 좋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신부님은 경자씨를 앞으로 나오라고 했고, 모두들 2020년 경자씨 사랑해요라고 인사하였습니다. 제단 앞으로 나온 경자씨도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여러분 사랑합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2020년 설날입니다. 우리도 서로 인사하면 좋겠습니다. “경자씨 사랑합니다.” 2020년 돌계단이든, 돌부처이든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면서 기쁘게 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행복은 덤으로 주어질 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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