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연중 제7주간 월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02-23 ㅣ No.136278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임꺽정에 나오는 7두령은 모두 출신 배경이 열악했습니다. 백정, 유복자, 천민 출신이었습니다. 비록 출신은 천하였지만 모두 자신의 운명을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의 몸을 단련하였습니다. 표창 던지는 연습을 하였고, 걷는 연습을 하였고, 활 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병법을 연마하였습니다. 부단히 몸을 단련하니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진화의 과정에서 우리의 몸은 거친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하였습니다. 7두령은 우리의 몸이 가진 능력을 훈련과 연습을 통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외부에서 다가오는 시련과 고통을 능히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탐관오리와 당파싸움을 일삼은 양반들은 출신 배경은 좋았습니다. 양반이었고, 높은 벼슬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글은 읽었지만 글의 의미와 뜻을 마음에 새기지 못하였습니다. 몸을 단련하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운명을 즐겼지만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였습니다. 외부에서 다가오는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였습니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몸과 함께 합니다.

 

현대인은 기계와 기술에 의존하면서 몸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생각하고 판단하는 뇌의 기능은 구글과 페이스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걷는 능력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화폐와 자본을 얻기 위해서는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지만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는 인색합니다. 자신의 건강을 통제하지 못하고 의사에게 모든 걸 맡기고 있습니다. 우울증과 열등감은 약해진 몸으로 들어옵니다. 생의 시련과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도 합니다. 스스로 몸을 단련하면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이웃의 고통과 아픔에 연민을 느끼게 됩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된 우한에서 교민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과정에서 많은 분이 수고했습니다. 진천과 아산의 주민들은 우려와 걱정도 있었지만 우한에서 돌아온 교민을 환영하였고, 잘 쉬다 가라고 격려하였습니다. 우한에 있던 영사는 남아있는 교민을 돕기 위해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습니다. 3월이면 임기가 끝나지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진정되고, 해결될 때까지 연장근무를 신청하였다고 합니다. 바이러스는 새로운 형태로 우리를 괴롭힐 겁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연대하고, 지혜를 모으는 겁니다. 우리의 몸을 사랑하고, 면역력을 키우는 겁니다. 오늘 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위에서 오는 지혜는 먼저 순수하고, 그 다음으로 평화롭고 관대하고 유순하며, 자비와 좋은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위선이 없습니다. 의로움의 열매는 평화를 이루는 이들을 위하여 평화 속에서 심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지냈지만 병자들을 치유하지 못했습니다. 몸은 성전에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많은 우리들처럼, 머리로는 하느님의 뜻을 알지만 그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신앙인들처럼, 제자들도 예수님과 함께 살았지만 다른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우리가 아는 것을 삶으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몸도 마음도 온전하게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주님과 온전히 함께 할 때, 우리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한 자매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지난번에 기도를 해 주셨는데, 그 뒤로 모든 일들이 잘 풀립니다.’ 저는 자매님의 말씀을 듣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충실하게 기도하면, 몸과 마음을 다해서 기도를 하면 지금 당장은 아니라 할지라도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들어 주실 것입니다. 온전한 마음으로 기도했다면, 그것만으로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크신 사랑으로 받아 주실 것입니다. 일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기도하는 나를 받아 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영광입니다. 예전에 읽은 글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주실 때 하느님의 능력을 믿으십시오.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주시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능력을 믿으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164 13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