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일 (화)
(녹) 연중 제9주간 화요일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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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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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04-02 ㅣ No.137258

헤아림과 배려라는 말을 생각합니다. 생일과 축일을 늘 챙기는 분이 있습니다. 세상을 떠나신 분들의 기일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분이 있습니다. 저는 생일과 축일을 축하 받기는 했지만 제가 생일과 축일을 기억한 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식사 초대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면 음식과 과일을 챙겨 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다시 정성껏 음식을 나누는 걸 봅니다. 저는 초대는 많이 받았고, 선물을 받기는 했지만 누군가를 초대하거나, 저의 것을 나눈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몇 시간씩 비행기를 타고 피정의 집에 봉사하러 가는 분이 있습니다. 비용도 기꺼이 감수하고, 피정하러 온 사람들을 위해서 청소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분이 있습니다. 저는 피정하러 갈 때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곤 했습니다. 차려진 음식을 먹었지만 수고하는 분들을 생각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헤아림과 배려에 대해서 말은 많이 했지만 헤아림과 배려를 행동으로 옮긴 적이 많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헤아림과 배려를 보여 주셨습니다. 굶주린 사람들을 보셨고,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두려움에 떨며 다락방에 숨어 있던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은 하느님의 헤아림과 배려였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몸을 병들게 했지만, 두려움과 공포는 마음을 병들게 했습니다. 몸의 병은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헌신과 노력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병은 약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두려움과 공포는 헤아림과 배려가 있어야만 막을 수 있습니다. 해가 뜨면 어둠이 걷히듯이, 헤아림과 배려가 있으면 두려움과 공포는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대구를 찾아간 광주의 의료진이 있었습니다. 지역감정이 아니라, 지역연대가 있었습니다. 이제 막 임관한 간호 사관학교 졸업생 전원이 대구를 찾아갔습니다. 마스크가 부족한 대구지역을 위해서 마스크를 보내 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있습니다. 대구의 병실이 부족하니, 병실을 마련해 준 다른 지역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두려움과 공포를 더욱 키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스크를 매점매석해서 이익을 챙긴 사람입니다.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사람입니다. 국가적인 재난의 현장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사람입니다. 조직의 보호를 위해서 감염사실을 숨긴 사람입니다. 조직의 성장을 위해서 감염된 걸 알면서도 모임에 참석한 사람입니다. 이기심과 욕심은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합니다. 코라나 바이러스는 백신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이기심과 욕심은 백신으로 막기가 어렵습니다.

 

예전에 읽은 심순덕님의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을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질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헤아림과 배려를 삶으로 실천하면 우리는 모두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 사순시기는 엄마의 모습으로 살아가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신앙인은 그런 엄마의 삶을 사는 겁니다. 헤아림과 배려로 주님의 수난과 고통에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곤경 중에 나 주님 부르고, 하느님께 도움 청하였더니, 당신 성전에서 내 목소리 들으셨네. 부르짖는 내 소리 그분 귀에 다다랐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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