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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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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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5-07 ㅣ No.172209

[부활 제6주간 화요일] 요한 16,5-11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I miss you!" 이 말은 무슨 뜻일까요? 그렇습니다. 이 말은 "나는 당신이 보고싶다."라는 뜻입니다. 왠만한 유치원생들도 다 알 정도로 쉬운 문장이지요? 그런데 이 문장의 의미를 꼼꼼히 살펴보면 생각처럼 그리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영어단어 'miss'가 지닌 의미 때문입니다. miss라는 단어에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다' 혹은 '보고싶다'라는 의미가 직접적으로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저 무엇을 '놓치다'라는 뜻을 담고 있을 뿐입니다. 나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 당신을 놓쳐버렸고, 그래서 당신은 지금 내 옆에 없고, 그래서 내 마음이 너무 허전하고 서운합니다. 이 허전하고 서운한 마음을 우리는 '그리움'이라고 표현하는 것이지요. 결국 "I miss you"라는 짧은 문장에는 누군가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내 곁을 떠나고 나야 비로소 그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를 다시 만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하며 그리워합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에는 그분들이 언제나 내 곁에 계시리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부모님을 소홀히 대합니다. 부모님을 만나는 것 보다는 친구나 연인을 만나는 것이 먼저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 보다는 내가 하고싶은 일, 내가 해야할 일이 먼저입니다. 그러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그분들의 빈자리가 느껴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분들이 나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깨닫고 그분들을 그리워합니다. '부모님이 나를 그렇게 많이 사랑해주셨는데 난 왜 그분들 살아계실 때 효도하지 못했을까?'하는 후회가 마음 속 깊은 곳에 남아 두고두고 뼈에 사무칩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그분들이 하는 말씀을 잔소리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분들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는 그 말씀이 평생 가슴에 담고 실천해야 할 '유언'이 됩니다. 부모님의 육신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셨지만 그분들의 영혼이 내 마음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께서 걸어가셔야 할 수난의 길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예수님이 떠나셔야만 제자들이 정신을 차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그분의 가르침을 받고, 그분께서 일으키시는 수많은 기적들을 보았지만, 예수님 말씀의 참된 의미를 아직 다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예수님 곁에서 누리는 영광에 도취되어 영광스러운 '현재'에 안주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떠나기로 결심하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재를 경험함으로써 그분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분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자신들과 함께 계실 때는 흘려들었던 그분의 말씀이, 이제는 제자들이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가며 실천해야 할 중요한 유언이 되어 제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삶 또한 변화시킬 것입니다.

 

만약 지금 내가 예수님이 함께 계시지 않는 것 같은 어둠 속에 빠져 있다면, 도저히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고통과 시련에 빠져 있다면, 그것은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성장시키고자 하시는 예수님의 배려입니다. 그러니 힘들다고, 괴롭다고 그분께 하소연만 할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나에게 전하고자 하시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잘 듣고 그 뜻을 마음 속에 소중하게 품고 살아가며 행동으로 옮기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성령을 통해 언제

나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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