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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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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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09-08-28 ㅣ No.381577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8월 28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
 
 
 
 Stay awake,
for you know neither the day nor the hour.
(Mt.25.13)
 
 
제1독서 테살로니카 1서 4,1-8
복음 마태오 25,1-13
 
 
서울 총각과 강원도 처녀가 서로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식을 치를 날이 되어서 신랑은 신부를 데리러 강원도로 내려갔습니다. 신부의 집에서 전통혼례를 하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신랑은 많은 하객들을 데리고 신부의 집인 강원도로 행했습니다. 워낙 신랑의 집안이 부유하고 빵빵한 집안인지라, 뒤따르는 행렬도 대단했지요.

그런데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습니다. 글쎄 그 동네 사람들은 서로 누구네 집 잔치냐고 물으면서 모두가 어리둥절한 채 쳐다보고 있는 것입니다. 즉, 결혼식이 있다는 것 자체를 전혀 모르고 있더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더 기막힌 것은 결혼의 당사자인 신부조차도 결혼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이 순간 신랑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요? 신랑은 화를 내면서 이렇게 말했지요.

“아니, 오늘이 결혼식인데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이오?”

그러자 신부는 눈을 크게 뜨면서 “어떻게 오늘이 결혼할 날인가요? 다음 달이 결혼 날짜이지요?”하면서 따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신랑은 다시 말했습니다.

“무슨 말이오? 우리가 떠날 때 오늘을 결혼 날로 약속하지 않았소?”

어떻게 된 것일까요? 알고 보니 서울 총각은 양력으로, 강원도 처녀는 음력으로 날을 받아놓았던 것입니다. 그러니 두 사람 사이에 한 달 차이가 난 것이지요. 신부는 음력으로 날을 받아놓고 느긋하게 신랑이 올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혹시 우리들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이라는 신랑이 언제 그리고 어떻게 올지 아무도 모르는데, 무조건 ‘아직도 멀었어!’라는 말만 하면서 느긋하게 생활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도 나중으로 계속 미루고만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분명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에 은행에 돈을 예금했는데요, 이자율이 10,000%여서 1년 후 원금의 100배를 받을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예를 들어서 천원 예금하면 10만원을 받을 수 있고, 10만원을 예금하면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면 말이지요. 아마 사람들은 그 은행에 예금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려 할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은행이 있습니다.

어디에 있냐면 하느님나라의 천국은행입니다. 그 이자율에 대해서 성경에 분명히 나와 있지요. 30배, 60배, 100배의 수확이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천국은행에 얼른 입금하지 않습니다. 대신 ‘나중에’를 외치면서 뒤로만 미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들이 모두 높은 수익을 거둘 때, 나만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더 늦기 전에 사랑을 예금하십시오. 그 사랑은 100배의 크기로 불어나서 나에게 다시 되돌아 올 것입니다.



남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일주일은 걸어 보아야 한다(슈익스).




새로운 것에 대한 욕심(‘행복한 동행’ 중에서)

다음은 명심보감에 나오는 목동 이야기다.

어느 목동이 양들을 이끌고 풀을 먹이러 들로 나갔다. 마침 그곳에는 산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먹고 있었는데 순간 목동은 욕심이 일어 산양을 모두 끌고 마을로 내려왔다.

이튿날, 비가 내려 들에 나가지 못하게 되자 목동은 집에 있는 풀로 먹이를 만들어 양들에게 나눠 주었다. 평소 기르던 양들에게는 허기를 면할 정도로 적은 양만 주고 산양들에게는 넉넉하게 주었다. 먹이를 조금만 주면 산양이 자신을 떠나버릴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흡족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낸 목동은 이튿날 날이 개자 양들을 모두 이끌고 들로 나갔다. 그런데 들에 도착하자마자 산양들이 도망가 버리는 게 아닌가.

화가 난 목동은 “배은망덕한 놈들! 특별히 먹이도 많이 줬는데 날 배신하고 도망가다니!”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도망치던 산양 중 한 마리가 뒤를 돌아 보며 이렇게 말했다.

“기르던 양들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걸 보니 나중에 우리도 그렇게 될 것 같아서요.”

그제야 목동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기본적인 욕구다. 하지만 새것을 향한 욕심에 눈이 멀어 가지고 있던 것을 소홀히 한다면 결국 모든 걸 잃고 말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곁에서 자신을 묵묵히 지켜준 사람을 되돌아보자. 우리가 손 내밀지 않는 사이 점점 멀어지고 있을지도 모를 테니까.
 
Tom Barabas & Dean Evenson - High Fl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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