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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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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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08-04 ㅣ No.139891

고추를 키우면서 느낀 것입니다. 처음에 나온 잎을 따 주었습니다. 아깝다고 생각했지만 고추는 줄기를 더 튼튼하게 세웠습니다. 그리고 꽃이 피면서 고추가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나온 잎을 따주지 않았다면 고추는 줄기를 튼튼하게 하지 못했을 겁니다. 꽃이 필지라도 먹음직한 고추는 열리지 않았을 겁니다. 고추가 줄기를 곧게 세우기 위해서는 처음에 나온 잎을 따주어야 했습니다. 크게 자란 나무를 보면 중간 중간 가지가 잘려나간 걸 봅니다. 나무는 그렇게 아픔을 간직하면서 큰 나무가 됩니다. 감나무도, 대추나무도 바람이 불면 설익은 감과 대추를 떨어뜨리는 걸 봅니다. 그래야 가을이면 알찬 열매가 맺어진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근심이라는 잎, 걱정이라는 잎, 시기와 질투라는 잎을 따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희망의 줄기가 곧게 서고, 사랑의 꽃이 피며, 믿음의 열매가 열리는 겁니다.

 

코로나19의 위세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 나온 고추의 잎을 따주듯이, 나무의 가지를 잘라내듯이, 설익은 감과 대추를 떨어뜨리듯이 우리에게 아직도 원하는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치료제와 백신이 나올 때가지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고, 가족들이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겠습니다. 책을 가까이하고, 영상으로 미사를 보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익숙했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삶에서 영적인 삶에로 우리를 이끄는 것 같습니다. 소유의 삶에서 존재의 삶으로 우리를 이끄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집 앞에 작은 텃밭을 가꾸기도 합니다. 명상을 하거나 글을 쓰기도 합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만 채워지는 줄 알았는데 모래시계처럼 가만있어도 채워지는 것이 있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40년을 보내야 했습니다. 굶주림도 있었고, 목마름도 있었습니다. 의심도 있었고, 갈등도 있었습니다. 참고 견딘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는 나무는 모두 타는 목마름으로 여름을 견뎠습니다. 여름의 뜨거움이 없었다면 나무는 뿌리를 내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리 골절 수술을 한 사람은 한동안 목발에 의지해야 합니다. 뼈가 붙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다리의 힘을 되찾아야만 비로소 목발을 놓을 수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했습니다.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도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 예레미야 예언자도 고난과 시련을 겪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칼을 피해 살아남은 백성이 광야에서 은혜를 입었다. 네가 다시 사마리아 산마다 포도밭을 만들리니 포도를 심은 이들이 그 열매를 따 먹으리라. 그때에는 처녀가 춤추며 기뻐하고, 젊은이도 노인도 함께 즐기리라. 나는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고 위로하리라. 그들의 근심을 거두고 즐거움을 주리라.”

 

오늘 문득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은 또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음악적 재능이나 뛰어난 추진력을 원하시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을 보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재산이나, 업적을 원하시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의심 없는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나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끝까지 믿어 주셨고,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가나안의 여인처럼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갖는다면 예수님께서는 기뻐하실 것입니다. 자신의 것을 기쁜 마음으로 이웃들과 나누기로 했던 자캐오처럼 우리들이 소유하기 보다는 나눌 수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욱 우리를 사랑하실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입니다.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주님께서 행복해 하실 일들을 해야 하겠습니다.

 

,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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