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성지순례ㅣ여행후기

순교자를 사랑한 한 여인의 사랑을 소개합니다.

인쇄

이정임 [kr3217] 쪽지 캡슐

2012-07-22 ㅣ No.746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성지순례 후기를 마감하며

아직 컴에 대해 여러 가지로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많아서
이곳에 사진과 소개글을 올려 드리기에는 역부족임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사진 편집이 자유로운 저의 블로그에만 작업을 해서
올리려고 합니다. 얼마나 부지런히 순례를 했는지 오늘까지
사진 분류 작업을 해 보니 무려 34곳을 돌았습니다.

소개해 드리고 싶은 성지는 대구교구 진목정 성지입니다.


                                     (진목정 공소입니다)

진목정 성지는 병인박해 때 순교한 허인백 야고보, 이양등 베드로, 김종륜
루카가 순교하기 전 숨어 살던 곳이며, 경주 감영을 거쳐 울산 병영으로
이송돼 그곳 장대벌에서 차례로 순교한 후 그들의 육신이 땅에 묻혀 진토가
된 곳이기도 합니다.




위의 묘소 사진은 현재는 가묘입니다.
현재 위의 세 분의 유해는 대구 신천동 복자 성당으로 옮겨져 있습니다.
세 번째 사진은 범굴로 위의 세 분이 사셨던 곳입니다.
지금은 오랜 세월로 굴의 입구가 막혔으나 굴의 길이는 약 30m 정도이고
10여 명이 살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진목정 성지에 피정의 집만 있으나 현재 성지 개발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세 분의 가묘가 있는 곳에 부지를 마련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세 분의 순교자는 고향이 각기 다릅니다. 박해를 피해 내려오다가 만나서
함께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희는 순례를 다니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
습니다. 차로 찾아와도 이렇게 멀고 험한 길인데 도대체 이렇게 깊숙히
숨은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내어 죽였을까?

그간 며칠은 순례를 했다지만 잘 닦여진 길을 그저 걸었을 뿐이었는데
범굴에서 시작한 도보 순례는 정말 순례가 무엇인지를 체험하게 해 주신
순례였습니다.

진목정 성지에서 범굴을 순례하고 순례길을 따라 걸으면 진목 공소가
나오는순례 길이었습니다. 그 길을 걸으며 이 성지의 주인이신 분들의
삶을 묵상할 수 있는 정말 의미 있는 도보 순례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험하고 먼 길을 왜 찾아와 잡아가고 죽여야 했나?
그냥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면 안 되었나?
우리끼리 얻은 의미 있는 결론은 이러했습니다.
" 안 잡아 오면 너와 네 가족이 죽는다!"
아마 이러한 상황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진목 성지의 주인이신 세 분을 사랑한 한 여인의 사랑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 여인의 이름은 박조이입니다.
허인백 야고보 성인의 부인입니다.

함께 생활하시다가 세 분이 잡혀 경주 감영으로 이송되었는데 박 부인이
몰래 따라 갔습니다. 결국 울산 장대벌에서 국문효수형을 순교를 하시는데
허인백 야고보의 부인 박조이는 목이 떨어진 세 분의 시신은 울산 동천
강둑에 묻어 두고 세 분의 머리를 치마에 싸서 울산에서 이곳 진목정까지
오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박 부인의 사랑을 묵상하고 전하려고 합니다.

박 부인은 자신의 온 몸으로 성모님의 통고를 체험하신 분이십니다.
사랑했던 남편과  함께 살았던 이웃들을 당신 가슴에 그대로 품었던
이 시대의 작은 성모님의 삶을 사신 분이십니다.

세 분의 떨어진 머리를 치마에 싸 안았던 박 부인의 그 마음은 어떻했을까?
주님의 사랑과 성모님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것이 가능했던 일이었
을까?  세 분의 머리 무게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그 분들을 싸 안고 재를 몇개나 넘었을까?
몇 날을 걸었을까? ...

부인은 당신들이 함께 살았던 곳에 세 분의 머리를 함께 묻었습니다.
그리고 박해가 끝나자 교회에 신고하여  1932년 5월 28일 순교자들의
유골을 감천리 교구 묘지로 이장하였다가 1973년 다시 대구 신천동
복자 성당으로 옮겨져 지금 이곳에는 가묘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가묘지만 묘에 잡풀이 있어서  뽑고 있는 사진입니다.
잡풀을 뽑으면서 순교자님들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제 안에 주님과의 일치를 방해하는 것들을 함께 뽑아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사하고.
 
저희들이 그곳에 도착하자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밤새 내린 비로 계곡에서 물흐르는 소리가 반겨 주었습니다.
그 소리는 세 분의 순교자들께서도 돌아가시기 전에 들었던
소리이고, 잠들어 계신 그곳에서도 들으시던 소리입니다.
그 소리를 저희도 함께 들었습니다.

그 소리는 꼭 하늘의 천사들의 노랫소리와도 같았습니다.
맑고 청하하고 시원한 소리였습니다.
저의 이 마음이 통했는지 이곳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진목정 순교자 (하늘원)부지]라고 말입니다.




하늘원 부지에는 납골당 시설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진목공소를 소개해 주시던 마을에 사시던 분이 소개를 해 주셨습니다.
저도 아직 준비를 못했는데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순례 중에 뜨겁게 환영해 주시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초대라 느껴지는군요.(^*^~~~)

살아가며 박 부인의 그 사랑이 저의 가슴에서 함께 살아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정말 행복한 순례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진목성지에 대한 문의는 산내 성당으로 하시면 됩니다.
산내 성당 전화: (054) 751-1571

http://paxkorea.kr/   <<  참고하세요~!



 
                                    (산내 성당의 모습입니다)




2,925 1

추천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