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일)
(백)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살인의 추억, 4대강의 추억, 국정원의 추억 그리고...

스크랩 인쇄

이금숙 [lalee] 쪽지 캡슐

2013-11-23 ㅣ No.1086

 

10 년쯤 전인가요? 경기도의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 영화의 동기가 되었던 그 살인사건은 아직 미제로 남아 있지만, 오히려 그러기에 사람들의 기억을 부채질 합니다. 영화로 만들어 기억에 저장해 놓는 방법을 사용한 거죠. 제목도 참 선명합니다. 살인의 추억. 제목과 함께 그 살인사건의 범죄자도 영원히 기억에 남겠지요. 아직 잡히지 않아서 범인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오히려 '추억'에 '관심'의 밀도를 높이는 기폭제가 됩니다. 그래서 '살인의 추억'은 '범인에 대한 기억'으로 등치됩니다. 또렸하게, 영원히.

 

4대강의 추억. 이 추억은 기억을 조금 더 거슬러 올려줄 것에로 초대합니다. 광운대 비비케이 자폭, 그럼에도 불구하고 쥐의 등장, 한반도 대운하, 명박산성, 촛불, 2메가바이트 쥐의 거짓말들, 만사형통, 에프티에이....그리고 몇가지 상징성을 오버랩하면서 사태의 진상을 간파하게 하는 사건들을 불러 옵니다. 천안함, 강정, 쌍용차, 한진, 용산...등등. 살인의 추억과 4대강의 추억은 범죄라는 대공통점이 있지만, 한 쪽은 드러나지 않은 얼굴이 추억의 밀도를 높이는 기제로 작동한다면 다른 한 쪽은 사태의 진실 한 복판에 쥐가 핵으로-핵에 맞먹는 여러 조연들이 포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선명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아, 공통점이 하나 더 있군요. 살인의 추억도 4대강의 추억도 언젠가 벌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기억에서 사라지지는 않겠지만요.

 

국정원의 추억이 있습니다. 살인의 추억에서는 살인, 4대강의 추억에서는 4대강의 상징성, 국정원의 추억에서는?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국민의 주권을 훼손하고 국가의 정체인 민주주의를 파괴하다.>가 추억의 핵심입니다. 추억이라 할 수 없는 아직은 오지 안은 추억입니다만, 살인의 추억과 4대강의 추억, 이 두가지 추억의 진상을 모두 빼담아 모아 흘러가고 있다고 한다면 지나치게 비관적인가요? 수첩공주와 그네로 유비되기도 하는 핵심주역을 비롯하여 뻔뻔함의 강도를 최고조로 높이는 방법으로 국정원 추억의 각조연과 책사들은 아마도 기억의 선명성을 가장 높이 올려 놓을 작정을 한 모양입니다. 살인의 추억을 닮은 그래봐야 징역형을 살아야 할 범죄일뿐인데요. ㅉㅉ. 

 

 



136

추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