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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3주년, 대한민국 안보는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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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1-23 ㅣ No.1077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오늘로 3주년을 맞았다. 백주대낮에 포탄 세례를 퍼부은 북한군의 도발로 평화롭던 연평도는 쑥대밭으로 변했다. 두 명의 해병대원이 산화하고, 민간인 두 명도 목숨을 잃었다. 3년이 흐른 지금, 섬은 평온을 되찾았지만 국가안보는 여전히 바람 앞의 등불이다.

 

북한은 어제도 섬뜩한 위협을 쏟아냈다.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는 “3년 전에는 보복의 불세례가 연평도에 국한되었지만 이번에는 청와대를 비롯한 괴뢰들의 모든 본거지가 타격 대상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겁박했다. 북한의 위협은 갈수록 교묘화·노골화되고 있다. 수시로 사이버 테러를 자행해 국가기간 전산망의 데이터를 파괴했다. 이미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까지 끝낸 마당이다. 5000만 국민이 머리에 핵을 이고 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기정사실화한 처지다.

 

한반도 주변 사정도 심상치 않다. 일본은 평화헌법을 허물어 집단자위권까지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한반도가 집단자위권의 대상이라고 한다. 그런 일본에서는 침략사를 정당화하는 극우정치가 득세하고 있다. 일본만 그런 것이 아니다. 중국은 일본과 영토 분쟁을 앞세워 숨 가쁜 군비 경쟁에 돌입했다. 국방비를 증액한 중국은 핵 잠수함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을 헤집고 다닌다.

 

한반도에 격랑의 파도가 일고 있지만 우리의 대응은 한가롭기 짝이 없다. ‘바다 건너 불구경’ 하듯 관심 없다는 투다. 정치권은 대선 1년이 가깝도록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에 빠져 있다. 정작 NLL을 어떻게 지키고, 국가를 어찌 보전할지에 대한 고민은 눈에 띄지 않는다. 국가안보를 좀먹는 친북·종북 세력은 사회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어제 포격 도발 3주년을 하루 앞두고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해 육·해·공 입체훈련을 벌였다. 적이 도발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응징으로 추가 도발을 분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피력했다. 군의 대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국민과 정치권의 안보태세다. 지금 같은 ‘안보 불감’의 정신 자세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조국 독립에 평생을 바친 단재 신채호 선생이 후세에 남긴 경구다. 불과 3년 전 연평도 참화를 겪고도, “불바다” 위협의 현실을 마주하고서도 국가안보에 눈을 감는다면 재앙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연평도 포격 도발 3주년이 남긴, 우리 국민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다.

 

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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