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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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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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5-30 ㅣ No.4946

5월 30일 부활 제6주간 금요일-요한 16장 20-23절

 

"이와 같이 지금은 너희도 근심에 싸여 있지만 내가 다시 너희와 만나게 될 때에는 너희의 마음은 기쁨에 넘칠 것이며 그 기쁨은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세월이 뭔지>

 

가만히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하고 충만한 기쁨을 주는 행복거리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이 세상이 주는 기쁨, 광대한 자연이 주는 기쁨, 사람들과의 관계가 가져다 주는 기쁨을 우리가 기꺼이 즐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왕 사는 이 세상, 보다 재미있게, 보다 살맛 나게 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언젠가 머리가 몹시 지근거리던 날, 정체구간이 아닌 곳만을 골라 무작정 차를 몰고 갔었는데...마침 장엄한 일몰이 시작되면서 서녁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들기 시작했었는데...그 황홀했던 순간 마치 그림이라도 그리듯 그 하늘 안으로 수천 마리의 철새들이 등장했습니다.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두통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끔히 사라졌지요.

 

사람이 주는 기쁨은 또 얼마나 감미롭고 애틋한 것인가요? 아비규환의 전쟁터나 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을 보면 물론 운이 좋은 사람들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살아갈 이유가 있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생존의 결론은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 그 자체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꽃 같은 추억들을 끊임없이 되살림을 통해 사람들은 극도로 열악한 환경도 기꺼이 견뎌내고 극복해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주는 기쁨, 자연이 주는 기쁨, 인간이 주는 기쁨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요. 그토록 죽고 못살 것 같던 사랑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조금은 퇴색됩니다. 세월이 뭔지? 세월 앞에 꽃 같던 인연들도 흩어져 날아가 버립니다.

 

결국 심연의 고통을 겪으면서,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을 보다 폭넓게 관조할 여유가 생기면서 깨닫게 된 한가지 진리가 있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진정한 기쁨은 고통을 넘어서는 데서 오는 기쁨이란 것입니다. 좌절을 딛고 다시 한번 털고 일어서는 데서 오는 기쁨은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입니다. 긴 병고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나서 느끼는 기쁨이야말로 참 기쁨입니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처럼 여겨지던 "나 자신"으로부터의 해방 체험을 한 후에 느끼는 기쁨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지요.

 

여러분의 지난 인생을 가만히 한번 돌아보십시오. 세상이 주는 기쁨은 잠시 뿐입니다. 뜬구름 같습니다. 때로 흘러 넘치는 듯 하다가도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이제 내 손안에 들어왔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어느새 사라져 버립니다. 이 세상이 주는 기쁨은 진정한 의미의 기쁨, 궁극적인 기쁨이 결코 아닙니다. 일종의 욕구충족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오늘 하루 어떻게 해서든 보다 큰 기쁨, 보다 영원한 기쁨을 찾고자 노력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기쁨은 보다 본질적인 기쁨, 보다 상위의 기쁨, 보다 의미있는 기쁨, 바로 주님 안에 머뭄으로 인한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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