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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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망에서 희망으로 회개의 삶을 / 성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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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4-03-26 ㅣ No.170918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절망에서 희망으로 회개의 삶을 / 성주간 화요일(요한 13,21-38)


사실 성인이란 전혀 죄짓지 않는 이만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는 게 정설이다. 끊임없이 죄에 빠져도, 매번 회개하여 새롭게 출발하는 이란다. 그러나 배반자로 남는 이는 죄짓고서 후회는 하겠지만, 회개까지는 끝내 하지 않는다나. 하느님 사랑 안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용기를 갖지 못한 채 포기한 것일 게다. 배반은 잘도 따져보고 등을 돌리는 것이리라. 별것 아닌 것도 이해타산에만 젖기에 갈라질 게다. 동물 세계에는 배반이 없단다. 모르긴 몰라도 오로지 인간만이 배신을 한다나. 그러기에 짐승만도 못하다는 심한 소리를, 때로는 듣긴 듣는 모양이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막판에 와서, 그 어려운 두 사람의 배반을 공개적으로 예고하신다. 바로 재무 담당 유다와 당신께서 손수 이름 지어 불러준 베드로이다. 우리는 유다를 배반자, 베드로를 성인이라 한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 사실 베드로도 유다도 모두 다 잘못을 후회했다. 그런데 베드로는 후회로만 그친 게 아닌 회개까지 하였다. 그분을 모른다고 세 번 배반했다지만, 사랑한다고 세 번 아니, 그 이상 고백했을 게다. 반면에 유다는 후회만 했지 회개하지 않았다. 그는 잘못을 깨달은 뒤 절망에 빠져 목숨마저 끊어 버렸다. 잘못한 줄은 알았지만 그 잘못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길 만큼이나 큰 인물이 못되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다.

 

아무튼 유다는 세상 이치에 밝아 셈이 참 빨랐나 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는 세리 마태오를 제치고 열두 사도의 돈주머니를 직접 관리하였던 것 같다. 그리하여 예수님께 닥칠 위기를 감지하고선 자신의 목숨을 보존코자 돈 챙길 방안을 찾았나보다. 돈 욕심에 스승을 팔아넘겼을 수도. 사실 그는 예수님께서 로마 압제에서 조국을 해방시키실 메시아로 큰 기대를 하였지만, 스승에 대한 희망은 한순간 절망으로 바뀌었고 열정마저 절망의 어둠속으로 빠졌으리라.

 

물론 유다의 배반은 베드로와는 사뭇 다를 게다. 회개 못한 유다는 너무나도 나약한 육신을 가진 이였을 수도. 따지고 보면 그의 배반이 돈을 위한 것이었는지, 또는 극단적 민족주의에 의한 그릇된 열정이었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이천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배반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우리 모두도 죄짓고는, 예수님을 배신하곤 한다. 그게 비록 조금씩이지만, 배반이다. 그리고 용서의 은혜를 잊고 도움 받은 것도 망각한다. 유다의 그 모습이다.

 

여태 베푼 이에게 배신당하지 않으리라고 보장된 적 어디 있을까? 그 많은 배신에도 베푸시는 주님 사랑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고, 또 실제는 어떤 것일까? 우리는 유다와 베드로의 두 배신을 자로 재듯 똑똑히 보았다. 유다는 왜 절망의 세계로 빠졌고 베드로는 회개할 수 있었을까? 그 선택은 우리가 택한 자유의지로만 주어지리라. 일곱이 아닌 일흔일곱 번까지도 시도 때도 없이 용서하시는 그분 사랑으로 은총의 삶을 사는 우리는 회개해야 할 참 신앙인이다.

 

그렇다. 유다는 자신의 허망한 기대에 집착하였다. 자신의 잘못을 후회는 하였지만, 결코 회개는 못했다. 베드로의 삶과 정반대였다. 자신의 잘못을 하느님께 고백하고 용서받지 못했다. 예수님께 다시 돌아와 용서를 청하지 않았다. 그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지를 못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결국 주님 몸값을 성전에다 던지고는 목매달고 죽었다. 그러나 베드로는 처절하게 회개하였다. 이렇게 회개 없는 후회로는 정녕 절망뿐인가 보다. 회개로 죄의 용서를 구하는 참 신앙인의 삶을 살자. 신앙의 길은 죄의 절망에서 하느님의 사랑인 희망으로 가는 삶이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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