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펌]엄마의 일기, 아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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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9-30 ㅣ No.1830

오늘 반가운 메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홍민준이라는 교우분께서 보내주신 메일입니다.

이 분이 누군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복음 묵상을 통해서 만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 분께서 제게 메일을 보내시면서 친구로부터 받은 내용이라고 하면서 다음의 글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실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참사랑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가슴 뭉클한 일기입니다. 조금 길지만 한번 끝까지 천천히 읽어보세요. 그리고 다른 게시판에도 많이 많이 퍼서 날라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참사랑이 메말라가는 요즈음에 모든 이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엄마의 일기

 

눈물을 흘리며...

어두운 밤 눈가에 흘리는 눈물을 누군가 볼까봐 연신 주위를 살폈다.

내일은 내 사랑하는 아들 현이가 소풍을 가는 날이다.

주인집 아줌마에게 사정을 해서 만원을 빌렸다.

김밥 재료를 사고 3000원이 남았다.

아들은 내일도 웃으면서 돈을 받지 않을 것이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벌써 애는 일어나 나를 멀그러니 바라보고 있었다.

김밥을 싸고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온다.

혹시나 볼까봐 뒤로 앉았더니 애는 뭘 아는지 밖으로 나간다.

벌써 다 클걸까?

남들처럼 잘먹였으면 키도 많이 컸을텐데 올 겨울이 걱정이다.

주인집에선 나가길 원하는 눈치인데 내일은 파출부 자리나 알아봐야겠다.

 

 

* 아들의 일기

 

엄만 오늘도 우셨다.

내일은 말해야 할텐데 학교 등록금을 안낸지 벌써 3개월이 지났는데

이제 반년만 지나면 졸업인데

자꾸 가슴 아픈게 심해진다.

양호실에 또 가서 진통제를 받아야 하나...

엄만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은데...

신문배달도 요즘 들어서 하기가 힘들어진다.

뛸 수가 없으니...

 

 

* 엄마의 일기

 

오늘도 아이는 도시락을 조금 남겼다.

매일 김치만 싸주니 오늘 저녁은 또 뭘 먹이나?

 

 

* 아들의 일기

 

어제 저녁에도 엄마에게 등록금 얘길 못했다.

간장에 밥 비벼 먹는 내 모습에 어머니가 서럽게 우셨다.

내일은 선생님한테 얘기하고 자퇴를 해야겠다.

돈을 벌어 어머니를 내가 모시는게 날 것 같애!

아버지 제사날이 내일인데 어머니는 알고 계실까?

 

 

* 엄마의 일기

 

아이가 잠을 못자는 것 같다. 어디가 아픈건 아닌지?

 

 

* 아들의 일기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학교를 그만 두었다.

내일은 신문보급소에 가서 얘기하고 병원에 한번 가봐야겠다.

어제밤에 한숨도 못 잤다.

몹시 아팠지만 어머니가 걱정하실까봐 물도 못 마셨는데

밥을 너무 못먹어서 그런가 간장만 먹으면 설사를 하니...

1200만원에 내 장기를 사준다니...

엄마에게는 그냥 주웠다고 말해야겠다.

좀더 살고 싶지만 엄만 너무 힘들어 하신다.

내일은 아버지 산소에나 가봐야겠다.

 

 

* 엄마의 일기

 

아들에게 고기를 사줄려고 머리를 잘랐다.

보자기를 쓰고 있는데 아들이 그냥 울고만 있다.

고기는 먹지도 않고...

 

 

* 아들의 일기

 

오늘 돈을 받았다.

엄만 길거리에서 주웠다고 하면 반드시 돌려 주라고 하실텐데...

당분간 내가 갖고 있어야겠다.

방학을 맞아 친구네 놀러간다고 하니 엄만 믿으신 거 같다.

편지를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 엄마의 일기

 

아들이 방학을 맞아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단다!!!

난 흔쾌히 허락했다.

아무래도 여기 있는 것보단... 잘 먹을 수 있겠지...

그런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들을 다시는 못볼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에이...괜한 걱정이겠지

 

 

** 아들의 마지막 편지 **

 

어머니께

정말 사랑해요.

슬퍼하지 마시고, 진지 꼭 챙겨 드세요...

그냥 저멀리 여행갔다고 생각하시고...

그냥 엄마에게 효도 많이 했으니까 아버지에게도 해야 돼죠...

아버지도 반가워 하실꺼예요...

눈물은 제가 오늘 다 흘릴테니까요...

어머니 이젠 눈물 흘리지 마세요...

저 백혈병이래요.

수술해도 안된데요...

어머니 저 잊지 마시고요, 다음 세상에도 제 어머니 되어 주세요.

사랑해요... 돈은 제가 선한일 해서 번거니까 마음껏 쓰시고요...

먼저 가서 죄송해요...

참 저 생각 나시면 김밥일랑 만들어 두세요...

어느 집 보다 맛있어요...

울지 마시고요...

꼬옥 오래 사시고 오세요.

아들 현이가....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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