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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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결론은 주님 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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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7-18 ㅣ No.5150

7월 19일 연중 제15주간 토요일-마태오 12장 14-21절

 

"그는 상한 갈대도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도 끄지 않으리라."

 

 

<이건 도저히 아니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세 자녀와 함께 고층 아파트에서 동반 투신 자살한 한 어머니 소식을 듣고 너무도 가슴이 아파 왔습니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라고 해도 "이건 도저히 아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투신 자살하기 직전 어머니의 의도를 알아차린 아이들은 "엄마 나는 죽기 싫어!"라고 절규했다고 합니다.

 

까마득한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리자는 엄마, 너무나 두려워 울며불며 살려달라던 아이들, "그 누구도 관심 가져주는 사람 없는 이 세상에 사느니 차라리 함께 죽는 게 더 낫다"며 아이들을 허공으로 날려보낸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비정한 엄마이기에 앞서 비정한 우리들입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만 챙기려 하지말고, 조금만 더 함께 견뎌나가려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엄마가 자살을 선택할 때까지 "나 몰라라"하며 수수방관한 우리 사회가 참으로 무섭고도 부끄럽습니다.

 

우리 사회, 지구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하기 그지없는 사회, 극단의 위기감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지극히 부족한 사회가 분명합니다. 그 가엾은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나 시스템이 거의 전무한 부끄러운 사회입니다.

 

우리 앞을 스쳐 지나가는 이웃들, 특별히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이웃들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도움을 베풀라고 보내신 하느님의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작은 손길이나마 건네 천국에 보화를 쌓으라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천사들입니다.

 

아이들과 한번 살아보려고 이 세상에서 죽을 고생을 다했던 가련한 엄마, 채 피어나지도 못한 채 꽃잎처럼 아파트 주차장으로 떨어져 내린 어린 영혼들이 이제 더 이상 외로움도 슬픔도 없는 세상에서 편안한 안식을 누리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내 인생의 결론은 주님 자비>

 

늘 생각하는 바지만 돌아본 지난 세월, 제 인생의 결론은 "한없는 주님 자비"입니다.

 

주님 그분께서는 상할 대로 상한 갈대와 같은 제 인생을 한번도 완전히 꺾지 않으시고 늘 부드러운 새살이 돋아나도록 영양분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주님 그분께서는 꺼져 가는 심지 같아 늘 조마조마하던 제 인생을 한번도 완전히 꺼트리지 않으시고 희미한 불꽃이 다시 살아나도록 바람을 보내주셨습니다.

 

하느님 그분은 오직 자비 그 자체란 사실을 제 삶을 통해 입증해주셨습니다.

 

그 많은 허물과 실수, 오류 투성이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늘 기다려주셨습니다.

 

그 숱한 불신과 배반의 나날들을 오직 인내로 견뎌주셨습니다.

 

그 오랜 방황과 갈등의 세월 속에서도 늘 저를 붙들어주시던 분, 이런 주님 앞에 드릴 수 있는 기도는 오직 "감사"뿐입니다.

 

극심한 고통과 상처, 혼돈 앞에서도 결국 우리가 드려야 할 최종적인 기도는 감사의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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