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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 때 아닌 '삼성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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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moses1009] 쪽지 캡슐

2007-11-09 ㅣ No.209

일부 언론, 때 아닌 ‘삼성 찬가’ | 신문,방송,미디어 편파보도
 
 
 
 
 
삼성 vs 김용철’식 공방보도 지양해야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에 침묵했던 주요 일간지들이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제2차 기자회견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6일 대부분의 일간지들은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기사를 1면에 배치하며 주요 기사로 다뤘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이 이 사건을 ‘김용철 vs 삼성’의 공방으로 보도, 비자금 의혹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특히 머니투데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일부 경제지들은 본질에서 벗어나 ‘물타기’식 보도로 일관해 비난을 받고 있다.

‘김용철 흠집내기’ 열중

경제지들은 6일 ‘김용철 변호사 흠집 내기’에 열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머니투데이의 경우 ‘로비 지침서’로 알려진 삼성 내부문건을 분석하며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에 ‘때 아닌’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머투는 ‘폭로문건 속 이건희 경영 읽기 화제’라는 기사에서 “경영계는 로비 관련 발언을 포함해 이 회장의 세심한 경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이건희 백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삼성 거래 기업들에겐 삼성 경영의 속내를 알 수 있는 필독 자료가 되고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현장을 중시하고, 작은 일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과 먼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 한 가지 문제를 끝까지 확인할 만큼 철두철미한 모습 등도 인상적”이라고 이건희 회장을 평가하기도 했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는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남다르게 해석했다. 심리학자까지 동원해 김 변호사의 심리상태를 체크한 곳도 있었다.

매경은 ‘김용철씨 폭로 심리분석 양심고백? 개인 분풀이?’를 통해 “이번 폭로에서 개인적 복수의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밝힌 뒤 “신정아씨 사례에서 보듯 사람은 자신이 말한 것이 진실이 아니더라도 진실로 믿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는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한경도 ‘김용철씨 왜 폭로했나 양심고백? 개인 분풀이?’라는 기사에서 삼성측의 말을 인용 “7년간 아무런 문제 제기를 않다가 고문 임기가 끝난 직후 폭로 한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기계적 형평 맞추기 급급

반면 조선 동아 한겨레 경향 한국 국민 세계 서울 등 주요일간지들은 ‘삼성 비자금’과 관련한 정의구현사제단의 기자회견을 1면에 배치하며 비중 있게 다뤘다. 하지만 일부 신문은 기계적 형평보도에 급급했다는 평이다.

경향은 1·6·8·9면, 한국은 1·8·10면, 동아는 1면과 8면, 국민은 1면과 6면, 세계는 1면과 7면, 서울은 1면과 6면에서 각각 크게 다뤘다.

조선은 이날 1·3·4면 등 3개 지면을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사설 ‘삼성 사태의 공방을 지켜보며’를 통해 “김 변호사가 제기한 비자금 불법 조성, 국가기관에 대한 전방위 로비, 에버랜드사건 증언 조작은 하나하나가 커다란 폭발력을 갖고 있다”며 “삼성 역시 김 변호사의 개인적 약점을 들추는 식이 아닌, 좀 더 당당한 대응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삼성의 반박자료를 검토한 후 허점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겨레는 ‘‘차명계좌’ 해명은 어물쩍 넘어가고 김변호사 ‘양심선언’ 흠집내기 집중’이라는 기사에서 “삼성은 차명계좌와 떡값 로비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반박 근거를 분명히 내놓지 못한 채 ‘사실무근’이라는 기존 해명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앙은 8면 기사를 통해 이 사건을 김용철 변호사와 삼성그룹의 공방으로 다루는데 급급했다. 지면의 반을 할애해 삼성의 해명자료를 보도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또 같은 면에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근무 7년 동안 102억원 받아’라는 기사를 실어 본질과 상관없는 보도를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중앙 동아 등 일부 언론이 미디어 비평가들로부터 “양은 늘었지만 내용면에서 달라진 점이 없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이유다.

언론의 적극적 ‘파헤치기’ 필요

이같이 일부 일간지와 경제지의 보도가 ‘공방 보도’ ‘신변잡기식 보도’ 수준을 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의 반박 자료에 실린 김용철 변호사의 사생활을 여과없이 보도한 언론도 있었다. 정의구현사제단이 “연예인 추문을 다루는 듯하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의 본질인 △삼성그룹 임원 명의의 차명계좌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삼성의 검찰 및 국가기관 로비 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사건에 대한 배임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언론의 적극적인 ‘취재’와 ‘파헤치기’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에버랜드 등의 불법증여를 위해 구조본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라며 “국가기관에 대한 로비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만큼 검찰과 언론은 이재용씨에 대한 불법 증여 과정을 핵심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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