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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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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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4-03-31 ㅣ No.88212

어느덧 3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눈을 들어 산과 들을 바라보면 꽃들이 탐스럽게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울 동안 땅 속에 있던 꽃들이 저렇게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매화, 제비꽃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꽃들이 하느님을 찬미하며 피어나고 있습니다. 꽃들은 배우지 않았어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들이 일을 묵묵히 하고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그렇게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른 이가 져야할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삭막한 이 사회에, 거짓과 불의가 넘쳐나는 이 사회에 화사한 꽃을 피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람에 꺾이지 않고, 뜨거운 햇살에 시들지 않는 꽃은 없습니다. 만일 그런 꽃이 있다면 그것은 가짜 꽃일 것입니다.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어린아이가 있었답니다. 이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던 그 아이는 자신의 소망을 말했습니다. 노숙자들에게 샌드위치를 먹게 하고 싶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 아이의 소망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사람들은 샌드위치 재료를 구했고, 맛있게 만들어서 3,500명이 넘는 노숙자들이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소망이 이루어진 것을 본 소년은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의 품으로 갔다고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거짓의 꽃, 탐욕의 꽃, 분노의 꽃, 미움의 꽃을 피우려 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운 향기가 나기보다는 악취가 넘쳐나는 삶의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 봄에 하느님께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의도의 윤중로에는 벚꽃이 필 것입니다. 남산에도 진달래 개나리가 활짝 피었습니다.

 

꽃을 피우는 것은 예수님만의 몫이 아닙니다. 성인과 성녀들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주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 모두의 소중한 사명입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는 것은 키레네 사람 시몬만은 아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 드리는 것은 베로니카의 일만도 아닙니다. 우리들 모두가 함께 져야할 십자가입니다. 우리가 지고 가는 그 십자가의 길에는 화사한 신앙의 꽃들이 필 것입니다. 우리가 닦아 드리는 이웃의 얼굴에도 기쁨과 희망의 꽃이 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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