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
(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11월 19일, 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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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lalee] 쪽지 캡슐

2013-11-22 ㅣ No.2778

하느님 창조사업의 완성은 바로 평화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날씨가 꽤 추워졌습니다. 이제부터 겨울 시작입니다. 큰 깡통에 나무를 태우며 난방을 준비해야 합니다. 작년 폐목재로 기지 사업단 정문을 막았다고 해서 지킴이들이 2가지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는 업무 방해이고 하나는 그 땔감의 주인이 지킴이들이 라고 하여 재판에 따로 기소되었습니다. 지킴이들 춥다며 땔감을 갖다 주셔서 받았을 뿐인데 폐목재 주인이라 하면서 기소되었습니다.

1121일 제주지방법원은 강정 재판의 날입니다. 지난 108일 법정 구속된 김은혜 와 강부언 어르신의 항소심 첫 재판도 1121일에 있습니다. 강부언 어르신은 현재 건강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석 신청을 했는데 기각되었습니다. 기각 사유가 보복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보석 신청을 기각한다고 합니다.이제 강정에 있는 지킴이들 모두 구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119일 연중 33주간 화요일

주례 : 이종민 신부님, 강론 : 최혁 신부님.

찬미 예수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부산교구 최혁 신부입니다. 어제부터 오늘과 내일 두 번에 걸쳐서 강정에서 같이 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미사드릴 때는 날씨가 무지 추웠습니다그래서 산발적으로 비도 오고 바람도 좀 쌔다 보니까 덜덜 떨면서 미사를 드렸고 미사 끝나고 나서 묵주기도를 드리는데 또 비가 오기 시작하는 거에요. 그래서 아이고 야 저 현장 정문에 가 계시는 수녀님들이 비를 맞겠구나 싶어서 차에 있는 우산을 꺼내어 달려가서 옆에 갔는데, 비가 그치는 겁니다. “아 이거를 어떻게 해야 되지고민을 하다가 혹시 비가 다시 올 수 있으니까 수녀님 옆에 서서 묵주기도를 드렸는데, 바람이 너무 쎄서 많이 추웠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올라오려고 했는데 그때 수녀님이 저를 옆에서 보시더니 아이고 신부님 추운데 들어가세요그러시는 겁니다. 그래서 차마 오지 못하고 거기서 묵주기도를 드렸는데 어제에 비해서 오늘은 날씨가 너무 맑고 좋은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또 이 자리를 특별히 축복해주시고 있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우리 정문에 계시는 수녀님들 또 내려갈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요. 또 우리 교우님들도 더불어서 함께 기도 안에서 일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자캐오는 예수님을 보기 위해 나무위로 올라갑니다키가 작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작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던 자리는 나무 위가 아니라 아래였습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길 위였습니다.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세상은 작게 보입니다한눈에 들어오는 시야 안에서 전체 지형이 보이게 되고,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질서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정작 봐야 할 것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됩니다길 위의 아름다운 들꽃과 작은 벌레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위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들이 외치는 불완전한 질서와 왜곡된 비젼 때문에 파괴되고 훼손되는 강정의 구럼비 바위와 덩달아 분열되고 무너지는 강정마을 사람들의 아픔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인간의 숨결과 자연의 숨은 아름다움은 점점 보이지 않게 됩니다.

내려와야 됩니다. 회심하고 나무에서 얼른 내려온 자캐오처럼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우리도 내려와야 됩니다. 땅 위로 내려와서 땅의 숨결과 그 속에 담긴 생명의 존귀함과 자연의 온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나무 위가 아니라 땅 위에 길 위에 설수 있어야 합니다. 길 위에 작은 들꽃과 지금도 아파하는 구럼비 바위와 그리고 그 옆에서 같이 아파하고 함께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땅 위에 예수님이 계십니다. 구럼비 바위 위에 예수님이 계십니다. 억울하게 고소당하고 감옥에 갇힌 형제 자매들의 마음속에 예수님이 계십니다. 예수님을 만나려면 우리도 거기에 가야 합니다.

강정 구럼비 바위 위에 그리고 이 미사가 거행되는 강정마을과 더불어서 밀양송전탑 아래와 이제 대한문에서 평택 쌍용차 공장 앞으로 옮겨간 쌍용차 희생자들의 분양소 안에 그곳으로 가야 합니다. 거기에 우리가 그토록 만나고자 하는 예수님이 계십니다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낮은 자리인 그곳에서 우리에게 내려오라 하십니다. 예수님을 만나려면 세상의 낮은 자리인 그곳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곳에 예수님이 계시기에 바로 그 자리들에서부터 이 땅의 평화 또한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아멘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자 이웃에 대한 따뜻한 눈길을 간직하며

강정 생명평화 미사 

월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 화요일 ~일요일 오전 11

강정의 평화를 위한 기도 매일 12시 부터 12시 30분 사이

강정의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와 강정아를 봉헌 합니다.

각자의 장소에서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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