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새 사제부제 축하의 글 새 사제/부제께 따뜻한 사랑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모든 새사제, 부제 축하, 겸손한 프로가 됐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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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 [Armoo] 쪽지 캡슐

1999-07-07 ㅣ No.26

새사제, 부제님들 축하드립니다. 지금 마악 그 분들을 위해 성모송 3번을 바쳤습니다. 듣기 좋은 소리는 다른 분들이 많이 했으니 저는 좀 쓴 소리를 할까 합니다. 개신교 목사들은 잘못하면 장로회의 결정으로 교회에서 쫓겨 나기도 하고 어중간히 적당히 해서는 먹고 살기 힘드니까, 결사적이랄까 설교준비, 사목활동에 프로의식을 갖고 열심히 뜁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 이에 비해 우리 가톨릭 신부님들은 신분 보장이 확실하다고 할까 쫓겨 날 염려가 없어서 그런지(?), 프로의식이 부족하게 보이는 것은 제가 잘못 본 것은 아닌지? 미사중 신부님들의 강론이 재미없어, 처음에는 귀를 기울여 듣다가, 한눈을 팔며 졸다 나오는 신자들은 없는지? 흥미위주로 강론을 하라는 게 아니고, 짧고도 머릿속에 오래 남도록 강론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 준비했으면 합니다. 강론뿐만 아니라 모든 사목활동에 있어서 프로의식을 갖고 개신교 목사들을 압도했으면 합니다. 겸손한 성직자가 됩시다. 평소에 꼭 하고는 싶었지만 사실 이런 얘기는 평신도가 하기는 힘듭니다. 저도 통신을 통해서 얼굴이 안보이니까, 안면 몰수하고 ... 죄송합니다만 ... 새사제, 부제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차츰 경력이 붙어 주임사제가 되고, 교구의 간부사제가 되면 모든 평신도들이 신부님! 신부님! 하고 면전에서 위해 주니까, 우쭐한 마음이 차츰 몸에 배어서 거만해지지는 것이 아닌지? 언젠가 교황님이 "종의 종" 이라며 자신을 낮추는 것을 보고 크게 감동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수도회의 신부님은 "사제를 비난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다" 말하는 것을 듣고, 그 말이 신학적으로는 맞겠지만, 그만 그자리에서 역겨움이 가득 차 올라 왔습니다. 지고 지성 지존하신 하느님조차 스스로 몸을 낮추어 사람이 되시어 인류를 구원하러 오셨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라면서, 평신도들이 늘 받들어 주니까, 낮추는 것을 잊어버린다면 ... 참 이런 얘기는 평신도인 제가 할 얘기가 못되고, 신학교 교수님들이 할 얘기를 그만 제가 월권을 ...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이왕 한 얘기이니 한마디 더 한다면, 금년(1999년)초 어느 단체의 지도신부님이 강론을 하고 계셨는데 - 연세도 지긋하고 경륜도 출중한 주임사제 - 외국 신학교 유학시절의 얘기를 곁들인 말씀을, 모든 신자들이 감동해서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어떤 사람이 "아저씨!"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강론중인 신부님을 '아저씨'라고 부르다니 모두 놀라서 어쩔 줄 모르고 신부님 눈치만 살피고 있었고, 그 때 신부님 얼굴도 빨갛게 상기되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사실은 뒷자리에 있는 그 신심단체의 간부가 지나가는 작업장 인부를 부르는 소리였던 것입니다. 모두가 안심이 되어, 다시 신부님을 보면서 크게 웃고 말았는데 ... 평신도들이 성직자인 신부님을 존경하고 경의를 표하는 것이야 좋은 일이지만, 성직자가 작업장 인부보다 높은 게 무엇이며, 아저씨라고 불러서는 안될 이유가 무엇일까? 평소에 성직자 스스로 작업장 인부보다, 더 한층 아래로 낮추는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탓이지 않은가 ... 평신도들의 존경심 표현에 젖어 있지만 말고, 가장 최하층, 더 이상 아래가 없는 밑바닥까지 자신을 낮추는 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막의 성자 신부는 머슴이 되어 일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군요. 평신도로서 너무 떠들어 죄송합니다. 별로 새로운 얘기도 아니고 다들 아시는 얘기지만, 조금이나마 쓴 말이 약이 되었으면 합니다. 잠시 키보드를 멈추고, 새사제, 부제님들에게 다시 성모송 3번을 바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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