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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럽 출산율 2위 된 비결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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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 [up9080] 쪽지 캡슐

2006-02-15 ㅣ No.152

프랑스, 유럽 출산율 2위 된 비결은 …

"돈 걱정 말고 많이만 낳으세요"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트레츠에 사는 다니엘 피슈바흐(41.시청공무원)와 실비(38.간호사) 부부는 결혼하면서 아이를 세 명 낳기로 약속했다.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지만 부부는 이를 지켰다. 피슈바흐 부부와 노에미(14).마튜(12).뱅자맹(9) 등 세 자녀가 함께 식사할 때 가족의 행복지수는 최고조에 이른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키우면서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실비는 첫째 노에미를 낳고 6개월을 쉬었다. 산모에게 보장된 출산휴가를 모두 사용한 것이다. 프랑스는 법으로 산모에게 최소한 16주의 휴가를 보장하고 있다. 출산휴가에 덧붙여 추가로 쉬고 싶을 경우에는 아이가 세 살이 될 때까지 쉴 수 있는 육아휴직도 신청할 수 있다.

출산휴가로 6개월을 쉰 뒤 직장에 복귀한 실비가 둘째 마튜를 가졌을 때는 아예 임신기간 내내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이 역시 세 살 이하의 자녀를 두고 있는 엄마가 육아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혜택 중 하나다. 둘째 마튜를 낳은 뒤 실비는 16개월 동안 육아휴직을 했다. 그러고 나서 셋째 뱅자맹이 태어날 때까지 20개월 동안 파트타임 근무로 다시 직장에 다녔다. 출산휴가 뒤 뱅자맹이 세 살이 될 때까지는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파트타임으로 실비가 직장에 나갈 때는 보모를 집으로 불러 아이들을 돌보게 했다. 보모에게 지급하는 돈 중 일부는 가족수당기금(CAF)에서 지원받았다. 실비가 직접 보모에게 지급한 나머지 금액은 세금공제 혜택으로 부담을 최소화했다.

다니엘 부부는 아이를 키우면서 정부로부터 각종 수당도 많이 받았다. 우선 임신 7개월째 되던 달에 임신수당으로 840유로(약 100만원)씩을 받았다. 자녀양육 지원금인 가족수당은 지금도 매달 480유로를 받고 있다. 이는 세 자녀를 가진 부부의 맞벌이 소득이 연간 4만4000유로를 넘지 않기 때문에 받는 혜택이다. 자녀가 한 명이라면 부부의 연간 소득합계가 3만3000유로 이하라야 이 정도의 가족수당을 받을 수 있다. 가족수당을 아이 많이 낳는 가구에 더 유리하게 주고 있는 것이다. 가족수당 외에도 실비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휴직했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했을 때 보육수당을 받았다. 이 수당은 수혜자의 소득과 근무시간에 따라 한 달에 130유로에서 350유로까지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아이들이 개학할 때마다 자녀 숫자만큼 개학수당을 받았으며 주택수당도 자녀가 많다는 이유로 더 많이 받았다.

이 부부는 수당 지급보다 부부가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니엘은 "프랑스에서 자녀 세 명을 키우는 비용을 대려면 아버지만 일을 해서는 어렵다"며 "출산을 장려하려면 맞벌이 부부가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셋째 아이를 낳게끔 유도하는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셋째 아이를 낳은 여성이 1년만 육아휴직할 경우 휴직기간 동안 매달 750유로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출산을 장려하는 동시에 여성의 조기 직장 복귀를 유도하려는 조치다.

정부 조사 결과 부부가 모두 직장을 갖고 있을 때 출산율이 높았다. 맞벌이 덕택에 경제적으로 안정돼 훗날을 걱정하지 않고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맞벌이를 포기하면 가계소득이 줄고 이는 셋째 출산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마디로 장기간의 육아휴직이 추가 출산을 막는 부작용을 낳은 것이다. 휴직기간이 짧을수록 직장 복귀율이 높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그래서 프랑스 정부는 이처럼 1년만 휴직할 경우 보조금을 더 많이 주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의 꾸준한 출산장려책으로 프랑스의 출산율은 현재 1.94로 유럽에서 아일랜드(1.99) 다음으로 높다. 하지만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는 최저 출산율 2.07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프랑스 정부가 '셋째 아이를 낳으라'고 외치는 이유다.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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