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일)
(백)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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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앉아만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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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3-10 ㅣ No.4602

3월 11일 사순 제1주간 화요일-마태오 6장 7-15절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 주시는 줄 안다. 그러니 그들을 본받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구하기도 전에 벌써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

 

 

<왜 앉아만 있느냐?>

 

서품 받자마자 제게 주어진 일이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아버지 역할이었습니다. 제게 맡겨진 직무가 너무도 마음에 들었던 저는 죽어라고 뛰어다녔습니다. 돌아보니 가슴아팠던 일도 많았지만 보람도 많았습니다.

 

한번은 한 아이가 봄바람을 못이기고 가출을 했습니다. 완벽한 고아였기에 아무데도 갈 곳이 없었을 뿐 더러 여기저기 치료해야할 데도 많은 아이였습니다. 가출이 비행으로 직결될 것은 불을 보듯이 뻔했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큰 스트레스는 가출이지요. 일단 집에 붙어있어야 교육을 시키든지 뭘 하든지 할텐데 아이가 눈앞에 없으니 미칠 지경이 됩니다. "이 녀석이 내 얼굴에 이렇게 먹칠을 해? 벌써 이게 몇 번째야? 내가 언제까지 이 짓을 계속해야되지?"하며 마음은 분노로 이글거립니다. "이런 나쁜 놈, 배신자, 내가 자기 때문에 교무실이다 경찰서다 불려 다닌 것이 벌써 몇 번인데..." 하며 화가 치밉니다.

 

겨우 겨우 분을 눌러 참으며 "이럴 때일수록 기도를 해야지"하며 성체 앞에 앉았을 때입니다. 처음에는 기도고 뭐고 아무것도 안되더니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왜 여기 앉아만 있느냐?"

 

"그럼 어쩌란 말입니까?"

 

"튀었는데 빨리 출동해야지!"

 

"아니 하느님 제가 무슨 수사관입니까? 아니면 산신령이라도 되는 줄 아십니까? 이 늦은 시간에, 이 넓은 바닥에서 어떻게 찾으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래도 일단 출동하거라."

 

출동하라시니 저는 군말하지 않고 봉고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어디로 가야되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저 차를 몰았습니다. 가다보니 공용버스터미날이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서니 제일 먼저 자판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자판기가 놓인 곳만 훑으며 다녔습니다. 꼭 5번째 발견한 자판기에 서성대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돈보스코 성인이 저희 후배들에게 물려주신 기도의 특징 중에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도와 삶의 일치", "행동하는 기도"입니다.

 

우리가 바치는 기도가 진지하면 할수록, 강도가 더해 가면 갈수록 그 기도는 한 가지 특징을 지니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를 행동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를 가만있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열정적인 기도는 더욱 충실한 삶에로 우리를 이끕니다. 진지한 기도는 우리에게 자리를 털고 일어서게 만듭니다. 본연의 의무에 더욱 충실할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기도한다면 그 기도는 ①우리에게 하느님의 마음을 지니게 하여, ②세상과 이웃에게 우리의 마음을 열게 하고, ③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이 땅에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실천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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