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 (수)
(백)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진리의 영께서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Zimbardo 인간은 어떻게 괴물 혹은 영웅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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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선 [son1148] 쪽지 캡슐

2011-03-11 ㅣ No.1441


 

 

동영상 아래 View Subtitles 항목에서 Korean을 선택하면 한국어 자막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본 강연에는 다소 잔인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회심리학] 필립 짐바르도

인간은 어떻게 괴물 혹은 영웅이 되는가.

 

- 강연내용 전문_

철학자, 극작가, 신학자들은 수 세기 동안 한 가지 질문에 매달렸다.

"무엇이 사람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가?"

 

어려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난 뉴욕 시내 빈민가 사우스 브롱스에서 악에 둘러쌓인 채 자랐다.

빈민가에서 자란 아이들이 모두 그렇듯이.

나에겐 정말 착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결국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살아갔다.

마약을 하고, 사고를 치고, 감옥에 갔다. 죽은 친구들도 있었고,

맨 정신에 나쁜 짓을 저지르기도 했다.

내게는 그 시절이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이 그냥 소설이야기가 아닌 실제였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마약에 뭐라도 있었던 것일까.

더 중요한 것은 지식인들은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이 고정되어 있어,

상대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한쪽을 선으로 그리고 다른 한쪽을 악으로 규정하는 그런 기준은

사실 유동적이며 쉽게 통과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선한 사람은 반대의 것에 유혹당할 수 있으며,

또한 나쁜 아이도 아주 선한 환경 아래에선 도움과 교정을 통해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네델란드 화가 M.C.에셔가 그린 착시그림을 보면,

흰색에 초점을 맞추면 천사들로 가득한 세계가 보인다.

(같은 그림이지만) 좀 더 깊이 있게 관찰해 검정색에 초점을 맞추면

바로 악마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 그림은 여러가지 사실을 시사한다.

 

첫째, 세상은 과거부터 미래까지 언제나 선과 악으로 구성된다.

왜냐면 선과 악이란 인간의 양과 음에 해당하니까.

 

(신화의 예) 신이 가장 총애하던 천사는 루시퍼였다.

루시퍼는 바로 ''빛''을 의미한다. 성서에서는 ''샛별''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그가 신의 뜻을 거스르는데 이는 권위에 대한 전면 불복종을 의미한다.

그래서 신은 대천사 미카엘을 보내 다른 타락천사들과 함께 그를 천국에서 추방하게 된다.

결국 루시퍼는 지옥으로 내려와 사탄이 되고 이로 인해 지옥에는 악의 세력이 형성된다.

어쨌든 신이 가장 총애하던 천사가 악마가 되어버린 이 거대한 질서의 변화를 보면,

나는 이것이 착하고 평범한 사람이 사악한 범죄자가 된다는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루시퍼 효과''는 인간의 부정적 변화,

즉 현재 부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부정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심리학적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악''이란 바로 힘의 행사이다. 핵심은 결국 ''힘''이다.

다른 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거나,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목숨을 앗아가거나,

혹은 사상을 파괴시키고 인간성을 버리고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몇 년전, 모두가 충격에 휩싸인 사건이 있었다. 나도 그랬지만,

바로 미군 병사들이 이라크 아부그라이브라는 특수한 전쟁 상황 속에서

죄수들을 학대한 사건이었다.

 미군병사들은 남녀 할 것 없이 죄수들에게 믿을 수 없을 만큼 굴욕감을 주었다.

 

충격적이지만 사실 난 놀라지 않았다.

왜냐면 예전 스탠포드 감옥 실험의 감독자로서 이와 동일한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건 직후 부시행정부에서는 뭐라고 했었나.

스캔들이 벌어지면 모든 정부기관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를 탓하지 마, 이건 체계 문제가 아냐.

썪은 사과가 섞여있었을 뿐이지.

불량한 병사 녀석들 말이야."

 

나는 미군 병사들은 평상시에는 착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주변 환경이 나빴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가정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후에 나는 간수 중 한 명이었던 칩 프레데릭 병장의 감정인이 되어,

많은 수사보고서들을 볼 수 있었다.

직접 그에게 접근해 관찰도 했었고 그를 알기 위해 우리집으로 초대해서

그가 선량한 병사인가 불량한 병사인가에 대해 심리분석도 해봤다.

또한 병사들이 당시에 찍은 1,000 여장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이 사진들은

전부 미군 병사들이 디지털 카메라나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것들이었다.

 

사진을 종류별로 나누었다.

그런데 미군 헌병, 즉 예비군이 찍은 사진이 있었다.

이들은 임무 수행을 위한 병사들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 학대 사건은 전부 야간근무 시간에 1A구역에서 벌어졌다.

왜냐면 1A구역은 군 정보부의 핵심으로 취조실이 있었고 그곳엔 CIA도 있었다.

민간기업인 타이탄 회사(Titan Corporation)의 취조전문가도 있었는데

정작 반란사태에 대한 정보를 캐내지는 못했다.

그러자 상부에서는 헌병들에게 더 강력하게 나가도록 압력을 가하며

포로조약을 무시해도 좋다고 허가를 내려서

포로들을 좀 더 협조하도록 강제했다(완곡한 표현).

그래서 이들은 실행에 옮긴 것이다.

 

 

참 끔찍한 사진들이다. 이것이 바로 악의 일면이다.

사진에서 놓쳐선 안되는 부분이 있다.

여기서 내가 팔을 쭉 뻗은 죄수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도와 비교한 이유는

죄수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죄수는 매일 온 몸에 똥을 뒤집어쓰고, 냄새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 흙바닥을 굴렀다.

간수들은 그를 똥쟁이라고 불렀다.

대체 왜 그런 사람에게 정신치료 대신 저런 감옥에 넣었을까?

 

 

럼스펠드 전국방부 장관(사진)이 현장에 와서 말했다.

"누구 책임이냐? 누가 썩은 사과냐?" 이건 잘못된 질문으로 이렇게 정정해야 한다.

"무엇이 원인인가?"

왜냐면, 그 ''원인''은 사람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 탓으로만 돌린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렇다면, 저들이 감옥에 있기 전에 선한 군인이었다고 가정한다면,

과연 심리학자들은 저런 인성 변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개인의 성격을 보는 것이다.

사람 내면에 있는 썩은 사과를 보는 거다.

이는 모든 사회과학의 근간이다. 종교나 전쟁의 근간이기도 하다.

 

나와 같은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 사람은 무대 위의 배우와 같다.

하지만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출연진은 누구며, 의상은 무엇이며, 연출자는 누구인가?"

 

해서 다음으로 결국 우리가 눈 여겨 볼 것은 외부 요인,

개인 주변의 나쁜 환경이다.

 

마지막으로 체계다.

사회과학자들은 거기(두번째)까지 만족한 채

내가 아부그라이브 감정인으로서 얻은 핵심을 놓친다.

체계 내에 존재하는 ''힘''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는 것을.

체계가 개인을 타락시키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체계란 바로 법과 정치, 경제, 문화적 배경을 말한다.

그런 것들이 바로 나쁜 환경을 만드는 힘이다.

사람을 바꾸고 싶으면 결국 상황을 바꿔야 한다.

만약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바로 체계의 힘을 알아야 한다.

 

결국 ''루시퍼 효과''는 인성 변화에 대한 이 세가지 요소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상호작용의 문제다. 사람이 상황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그리고 상황을 만들고 유지하는 체계란 과연 무엇인가?

최근 내가 발간한 책 "루시퍼 효과"는

선량한 사람이 악하게 변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루시퍼 효과'' 이론이 악에 초점을 두긴 하지만

본질은 바로 인간의 마음이 가진 무한한 능력을 축복하는 것이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친절하거나, 잔혹하거나,

남을 잘 돌보거나, 무관심한 성향을 갖거나,

창조적인 혹은 파괴적일 수 있다.

그 중에는 악한이 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중에는 영웅이 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 나오는 만화의 한 장면인데,

내 강연 내용을 단번에 정리해준다.

 

"난 좋은 경찰도 아니고 나쁜 경찰도 아닙니다.

제롬. 당신처럼 나도 그저 긍정적인 성격과 부정적인 성격이 섞인

복잡한 혼합체일 뿐입니다.

 상황에 따라 그 성격이 나오기도 하고 나오지 않기도 하지요."

 

잘 알만한 실험이 하나 있다.

이 사람은 브롱스 출신 유태인 스탠리 밀그램이다.

그가 물었다. "홀로코스트가 지금도 일어날 수 있을까?"

사람들은 "그건 나치군이나 할 수 있지. 2차대전의 히틀러나 할 수 있지." 그래서 되물었다.

"만약 히틀러가 당신더러 모르는 사람을 감전사 시키라고 지시한다면?"

“그럴리가, 난 착해서 그런 거 못해" 그러자

그는 "그렇다면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되는지 봅시다."라고 했다.

 

그래서 1,000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뉴헤이븐에서 500명, 브릿지포트에서 500명,

구인광고에는 "심리학자들이 기억력에 대해 연구하려고 합니다.

인간의 기억력을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기억력이 바로 성공의 열쇠니까요."

"수고비로 시간 당 4달러를 드립니다."

"대학생은 원하지 않습니다. 20세에서 50세 사이의 남성을 원합니다."

나중에는 여성을 대상으로도 실험을 했다.

어쨌든 이발사, 점원, 사무직 같은 일반인이 모였다.

 

실험방법은, 한 사람은 학생이 되고 다른 사람은 선생이 된다.

이 학생은 온화한 중년 남성이다. 방 안에서 쇼크장치를 달고 있다.

학생은 중년은 물론 스무살 청년이 될 수도 있다.

다른 한 사람은 연구복을 입고 관리자라는 존재가 된다.

"당신은 선생이 되어 이 남자를 학습시키는 겁니다.

맞추면 포상을 주고 틀리면 쇼크 기계의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첫번째 버튼은 15볼트로 느끼지도 못합니다."

 

이게 핵심이다. ''악''은 15볼트에서 시작한다.

다음으로 넘어가면 15볼트씩 더하게 된다.

문제는, 끝까지 가면 450볼트라는 점이다.

나중에 옆방에서 남자가 소리쳤다.

"난 심장병이 있어! 내보내줘요!" 착한 사람이라면 분명 항의를 할 것이다.

"이봐요, 저 사람한테 문제 생기면 대체 누가 책임지죠?" 연구원이 말한다.

"걱정마요, 내가 책임질테니 계속하세요."

 

 

그럼 과연 누가 450볼트까지 진행할까?

여기 375볼트를 보면 이렇게 적혀있다.

''위험! 치명적 쇼크'' 그리고 마지막에는 xxx.

그럼, 미국 국민들 중 과연 몇 명이나 끝까지 갔을까?

의사들은 1%라고 답했다.

고통을 가하는 것은 일종의 가학적 행동이고,

정신과에서는 미국인의 1%가 가학적이라고 믿으니까.

 

그러나 결과는, 의사들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3분의 2가 450볼트까지 진행했다.

한 번의 실험으로 그리고 밀그램은 16번 이상의 실험을 진행한다.

16번 행한 실험에서 끝까지 진행한 사람이 무려 90%였다.

반면 5번 실험에선 90%가 거절했다.

여성은 어떨까? 13번 실험, 남성과 다를 게 없었다.

 

밀그램은 맹목적으로 권위에 복종하여

기꺼이 450볼트까지 진행해버리는 사람들을 통해 ''악''을 측정했다.

인간성에 대한 일종의 척도인 셈이다.

사람 모두를 순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의 척도인 것이다.

실험은 인위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럼, 실험실 밖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날까?

 

실제 사례.

1978년 가이아나 정글에서 912명의 미국인이 자살하거나 친인척에 의해 살해당했는데,

자신들의 지도자에게 맹목적으로 복종했기 때문이다.

짐 존스 목사라는 사람이 신도들을 설득하여 자살하게 만들었다.

이 사람이야말로 현대식 ''루시퍼 효과''이다.

죽음의 천사가 된 신의 사나이다.

 

밀그램의 연구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개인의 권력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여러 시설들 속에서 보낸다.

스탠포드 감옥 실험 역시 시설에서의 권력관계가 개인의 행동에 미치는 힘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다음은 크레이그 헤이니를 포함한 내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실험이다.

돈이 없어서 값싼 작은 광고를 냈었다.

감옥생활을 연구하기 위해 대학생들을 모집했다.

75명이 지원하여 성격 테스트를 거쳤다. 면담을 통해 24명을 뽑았다.

지극히 평범하고 건강한 사람들로 무작위로 간수와 죄수로 나누었다.

 

첫날엔 다들 선량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이들에게 안좋은 상황을 주었다.

그런데 정작 간수역 학생들과 죄수역 학생들은 (연극처럼 인식해) 별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죄수역 학생들에게 "일요일에 실험을 재개할테니 숙소에서 기다려라"라고 했다.

그리고 사전에 알리지 않은 채 (실제 상황으로 인식하도록)

진짜 경찰을 동원해 그들을 체포해, 허름한 옷을 입히고 실험감옥에 가뒀다.

실험은 너무 진지하게 진행됐다.

 

 

죄수역 학생들에겐 이름 대신 번호로 불렀고,

이들에겐 힘과 익명성으로 무장한 간수역 학생이 실연했다.

이들은 죄수역에게 맨손으로 변기를 닦게 하는 등 굴욕적인 일들을 시켰다.

또 온통 발가벗기고 성적으로 조롱도 했다.

성행위를 흉내 내게 하는 등(후일 아부그라이브 사태와 유사한).

5일이 지나자 죄수역 학생들은 스트레스 반응이 극심해졌다.

애초 건강해서 선발된 이 청년들은 36시간 만에 쇠약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통제불능 상태로 치달아 이 실험은 6일 만에 중단됐다.

5명의 청년은 신경쇠약에 빠졌다.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들이 외모를 바꾸는 게 과연 차이가 있을까?

익명성을 가진다는 게 피해자를 다루는데 차이를 만들까?

전쟁터에 나갈 때 외모를 바꾸지 않는 문화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파리대왕'' 처럼 분장하는 문화도 있다.

가면을 쓰기도 하고 대부분의 유니폼을 통해 익명성을 얻는다.

 

 

인류학자 존 왓슨은 23개 문화를 두 갈래로 나누었다.

외모를 바꾸는 문화가 15개, 외모를 바꾸지 않는 문화가 8개였다.

이들 모두에서 죽이고, 고문하고, 토막내는 (무자비한) 문화가 13개로 집계됐다.

이 무자비한 문화는 외모를 바꾸지 않는 문화(8개)에서 단 1개만이 해당했지만,

외모를 바꾸는 문화(13개)에서는 12개 즉 90%가 자행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익명성의 힘이다.

 

그렇다면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7단계 과정을 알아보자.

1. 무관심의 시작

2. 상대의 비인간화

3. 자아의 탈개성화

4. 개인의 책임 방기

5. 권력에의 맹목적 복종

6. 집단에 대한 무차별적 순응

7. 행동하지 않거나 관심을 끊어 결과적으로 악을 수동적으로 용인

 

이런 일은 누구나 새롭고 낯선 상황에 처할 때 벌어진다.

평상시의 반응 패턴은 쓸모가 없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당신의 성격과 도덕성은 무의미해진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악인을 비난하는 것만큼 쉬운 게 없지만,

그를 이해하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고 말했다.

이해란 해명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심리학은 변명론이 아니다.

이렇게 사회심리학 연구는 선한 사람이 마약 없이도 어떻게 변할 수 있는가를 밝혀낸다.

이 사회심리학적 과정만 거치면 누구나 변할 수 있다.

 

현실 세계에서 이런 상황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사진 두 가지를 비교해보자.

죄수들 머리에 봉투를 씌우는 가해 행위가

스탠포드 감옥실험이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사태나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제임스 슐레진저의 말이다.

"심리학자들은 그동안 인도적으로 행동해온 개인과 집단이

어떻게 특정한 환경 속에서 비인도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바로 ''루시퍼 효과''이다.

그리고는 "이 스탠포드 실험은 획기적이었고 모든 군사작전에 교훈을 주었다."

제대로 된 통제 없이 개인에게 권력을 주는 건 폭력을 방조하는 것이다.

그들은 알면서도 놔둔 거다.

 

당시 페이 장군은 수사보고서에서 이는 체계의 문제임을 주장했다.

아부그라이브 사건은 결국 환경이 원인이었다고,

이런 학대가 발생하게 만든 것은 리더쉽의 실패,

게다가 오랫동안 이러한 사실이 상부에 발각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서 말이다.

학대는 3개월간 지속되었다. 누가 감시했을까?

 아무도 없었다. 의도적으로 없었을 것이라 본다.

간수들에게 그럴 권한을 주었고, 지하감옥에 아무도 내려오지 않을 걸 알았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개인에게만 국한되었던 기존의 의학적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질병에는 상황성, 체계성의 것도 있다는 걸 인지하는 새로운 공공보건 모델을 갖춰야 한다.

괴롭힘도, 편견도, 폭력도 병이다.

중세의 종교재판 이후 우리는 개개인의 수준에서 이 문제를 대처해왔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선악의 경계선이 인간의 마음 가운데에 있다고 말했다.

즉, 그 선은 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선악의 판단이란 개인적인 것이라서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긍정적인 이야기로 마무리하자.

악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영웅적 행동이 필요하다.

특히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영웅적 기질을 장려해야 한다.

아이들 스스로

 "난, 준비된 영웅이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면 영웅답게 행동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끔 해야 한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집중해 온 악에서 벗어난 영웅에 대해 이해해보려 한다.

영웅적 자질이란 바로 영웅적 행위를 한 평범한 사람을 말한다.

이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진부함"과 대조되는 입장이다.

전통사회의 영웅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이례적인 인물이다.

평생을 영웅담으로 보낸 이들이며, 그래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우리 아이들에겐 초능력을 가진 영웅의 롤 모델도 있다.

이제 아이들에게 영웅은 누구나 될 수 있으며,

영웅적 행위는 드물다는 걸 일깨워줘야 한다.

 

''조 다비''는 바로 아부그라이브 죄수 학대를 중단시킨 인물이다.

그는 이 가해 사진을 보고 상급 검사관에게 이를 건네줬다.

이 말단 병사가 막아낸 것이다.

영웅이 되었을까? 아니다. 그는 숨어야만 했다.

사람들이 그와 그의 어머니, 아내까지 죽이려고 했으니까.

그는 그렇게 3년간 숨어 지내야 했다.

 

(사진: Christina Maslach)이 여성이 바로 스탠포드 감옥실험을 중지시킨 사람이다.

감옥이 통제불능에 이르렀을 때 당시 내가 총관리자였다.

무관심했기에 상황이 그렇게 된지도 몰랐다.

그녀가 감옥의 실상을 보고 내게

"당신은 저들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있어요. 저들은 간수도 죄수도 아녜요.

그냥 학생일 뿐이예요. 모두 당신 책임입니다."라고 추궁했다.

그래서 나는 다음 날 바로 실험을 중단했다. (필립 짐바르도는 이듬해에 그녀와 결혼한다.)

 

여기서 깨달았다. 상황이란 힘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건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에 따라서 어떤 사람은 적대적인 상상력을 갖고 되고

이로 인해 악의 가해자가 된다든지,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영웅적인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는 당신들의 선택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관심이란 악을 저지른다.

대개 어머니들은 "괜한 데 참견하지 말라"고 말하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제 말해야 한다. "엄마, 사람이 먼저예요."라고.

 

마지막으로, 이제 심리학에서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영웅학습을 장려하고자 한다.

''영웅 워크샵''을 맡고 있는 맷 랭던과 함께 "난 준비된 영웅이다"라는 이름으로

영웅적 기질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영웅이 되려면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다수의 생각에 직접 맞서야 하는 것이다.

영웅이란 독특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 일반인을 말한다.

 

영웅의 핵심은 두 가지이다.

1. 남들이 하지 않을 때 나서야 한다.

2. 자기중심이 아닌 집단중심적이어야 한다.

 

뉴욕 지하철의 영웅 웨슬리 오트리 씨는 50세의 흑인 건설노동자다.

어느 날 지하철을 기다리던 도중 한 백인청년이 철로로 추락하게 된다.

전동차는 다가오고, 그곳엔 75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정작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사실 그가 나설만한 입장도 아니었다. 상대는 백인이고, 게다가 그에겐 두 아이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철로로 뛰어들어 청년을 가운데 눕히고 같이 업드렸고 전동차가 그 위를 지나갔다.

웨슬리와 청년의 높이는 52센티였는데, 기차와 지면의 틈은 53.3센티였다.

웨슬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도덕 명령이다.

 

 

누구나 선택의 순간은 다가온다.

첫번째 선택은 악인이 되는 거다.

아서 앤더슨(다국적 컨설팅 전문회사. 회계감사를 담당하였던

미국 엔론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해체됨)처럼 악이 되는 거다.

남을 속이고 괴롭히는 거다.

둘째는 방관의 죄를 저지르는 것이며,

셋째는 영웅이 되는 것이다.

 

 

핵심은, 과연 우리가 일상의 영웅을 축하하고,

적당한 때가 오기를 기다리며,

영웅적 기지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가? 라는 것이다.

그 순간은 평생에 딱 한번 찾아올 것이다.

그 때를 지나치면 영웅이 될 기회를 놓쳤다고 후회할 거다.

결국,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곳곳의 모든 사악한 체계에 대항하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면(대안)을 바라보자.

그리고 지금껏 권력이 하지 않았던 개인의 존엄과 정의와 평화를 외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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