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4. 민주주의의 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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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rhamian] 쪽지 캡슐

2013-10-02 ㅣ No.175

   저는 이번 국정원 사태에 대해 "국가기관이 민주주의를 유린한 사건"이라고 봅니다. 밝혀진 것만 가지고도 그렇습니다.
   보통 잘 모르시는 분들은 민주주의의 반대가 공산주의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주주의 최대 적이 공산주의고, 때문에 북한의 적화 야욕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잘못 알고 계시는겁니다. 민주주의의 반대는 전제주의입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고 모든 주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와는 달리, 소수 세력에게 실질적인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그런 체제가 바로 전제주의국가지요. 과거 전제주의 형태의 대표적인 것이 왕정이며 현대 전제주의의 대표적인 형태가 바로 독재입니다.
   북한의 적화 야욕이 우리 민주주의에 위험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공산주의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독재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적화 통일이 되면 국민의 주권을 독재자에게 빼앗기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국민이 굶주리는데도 주석 생일잔치에 돈을 펑펑 써대고, 조금만 잘못해도 처형하고... 우리가 언론이나 교육을 통해 들어왔던 그런 것들이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 생각하기에 북한 체제를 최악이라고 말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건 북한이 공산주의 국가라서 그런게 아닙니다.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독재국가이기 때문에, 권력을 소유한 소수를 위한 정치를 하기 때문에 최악의 국가인 것입니다.

   이번 국정원 사건은, 우리나라를 독재국가로 만들려는 그런 행위입니다. 권력을 동원하여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여론을 조작하고,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거짓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정치권에서 해결하려 하니 이런 저런 물타기들을 시도하여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그런 행위들로 자신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 한 것이지요.
   보수 세력들이 정말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느낀다면, 이 국정원 사태를 북한의 적화 야욕 바라보듯이 해야 합니다. 다른 민주국가 어디에서나 정치적 이슈가 되고 있는, 자본주의를 기반으로한 민주국가라면 당연히 있어야할, 그런 복지에 관한 담론에 대해, 빨갱이 운운하며, 북한의 적화 야욕에 속아 넘어간다며 배척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어느 수준 이상 발전한 어떤 나라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이런 독재를 하기 위한 후진적인 야욕에 대해 분개하고 비판해야합니다.
   진보세력들이 통일을 이야기하고, 북한과의 대화, 남북 화해를 이야기하면 반공보수세력들은 펄쩍 뜁니다. 그러다 적화 통일 당한다고 말이죠.
   복지 이야기를 해도 펄쩍 뜁니다. 부자들 돈 뺏자로 이해하고는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라는 엉뚱한 소리를 해댑니다.
   웃기는 것은 눈앞에 닥치지도 않았고, 억지로 하려고 해도 힘든 적화 통일에는 그렇게 눈을 부릅뜨고, 목에 핏발을 세우며 경계를 하면서, 이미 진행 중이고, 적당히 넘기고 덮어버리려고 하는, 독재화 야욕에 대해서는 눈을 감습니다. 거꾸로 독재 야욕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분열시킨다며 공격의 화살을 돌립니다.

   스스로 보수라 생각하시면서 이번 국정원 사태를 별일 아니라 생각하시는 분들,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세요. 정말 민주주의에 해가되는 것이 무엇인지, 민주주의가 깨지면 어떤 세상이 펼쳐지기에 두려운지를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속고 계십니다. 적화통일? 쉽지 않아요. 불가능합니다. 이석기 같은 종북주의자들이라면 치를 떠시지요? 다른 진보세력들도 이석기 같은 사람들 때문에 치를 떱니다. 그런 인간들 때문에 진보가 자리잡지 못한다고요.
   이석기 사태 같은 것이 국정원 사태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듯이 정부와 언론에서 물타기를 하지요? 이석기 같은 종북세력의 주장에 우리나라 국민들 얼마나 동조할까요? 1%나 동조할 것 같습니까? 그들의 행위는 국민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못 끼칩니다. 한 번 상상해 보세요. 연봉의 반을 떼어 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누자..라고 하면 국민들 중 얼마나 좋다고 할까요? 그 돈이 정말 보람차게 꼭 필요한 우리의 이웃에게 쓰일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 하에 세금을 걷어가도 찬성하는 사람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자본주의를 버리고 공산화가 된다고요? ^^ 웃기는 소리입니다. 이미 우리나라 국민들은 자본주의의 단맛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황금 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이런 현실에서 북한 같은 공산주의로 넘어갈 것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입니다.
   그런데, 독재를 추구하는 세력들은 제로에 가까운 공산화 가능성를 무기로 우리나라 국민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조금 불합리한 것이 있더라도, 국민의 권리를 조금 침범하는 한이 있더라도 공산화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발뺌을 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좌경 세력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론을 분열한다고 매도하며, 그렇게 국민의 권리를 강탈해 왔습니다.
   여기에 속아 공산화는 두려워해도 독재는 두려워하지 않는 국민들이 생겼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킨다며 민주주의와 완전히 상반되는 그런 행위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그런 국민들이 생겼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집회와 시위를 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저런 새끼들은 총살을 시켜 버려야 된다"는 소리를 해대는 그런 국민들이 생겼습니다. 정부 정책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총살시켜 버리는거... 어디서 많이 들은 소리 아닙니까? 북한의 아오지 탄광이니 총살형이니 하며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그런 이야기 아닙니까?

   국정원 사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보수 세력 여러분, 적화 통일이 왜 나쁜지 그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할 민주주의가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려우시면, 과거 진보정권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스스로 어떻게 생각했을지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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