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몽골 대통령만도 못한 남쪽 너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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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1-21 ㅣ No.994

 “어떤 폭정도 영원할 수 없다.”
 “인민은 자유로운 삶을 열망 한다”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김일성 종합대학에 가서 한 연설이다.

깜짝 놀랄 지경이다.
 ‘폭정‘ 이나 ’자유‘라는 말 자체가
북한에서는 쓰기 어려운 말이다.
 

북한이야말로
’폭정‘과 ’반(反)자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공개처형이 자행되는 북한에 가서
사형제 폐지도 언급했고,
김씨 일가의 핵무장한 선군정치와는 배치되는
몽골의 비핵화 정책도 소개했다. 

마치 왕년의 청년 민주화운동가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반(反)폭정’ 이념을
‘선교(宣敎)’라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남의 나라 국가원수의 연설을
중도에 끊어버릴 수 없었던 북의 보위부로서는
아마 진땀이 났을 것 같다.
“저런, 저런, 저런...” 하며 대경실색을 했을 것도 같다.
의전(儀典) 책임자 문책이 있었을 것도 같다.
“우짜 이런 일이...”

그렇다.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는 말은
한반도에서는
남쪽에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
북쪽에 해당하는 말이다.
그런데도 남쪽 일부는
”남쪽이 유신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독재로 회귀하고 있다“
”공안탄압을 한다“고들 떠들고 있다.
 북쪽의 진짜 ’왕 폭정‘에 대해서는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서...

근래의 한국의 세태는
유신체제가 아니라 오히려
‘극단적 자유방임주의 (anarco-libertarianism)‘로
흐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시위자가 경찰관을 때려도
무죄방면 되는 세태다.

’이적단체’라는 판결이 났어도
그 단체를 해산시키지도 못하는 나라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란 법 때문에
국회의 의결기능이 마비된 나라다.

안보 비상(非常)국가인데도
정보기관의 대공기능을 폐지하라는 소리를
목청껏 지르는 세태다.
세상에 이런 편한 유신체제도 있나? 

유신체제 교도소 담장의
안쪽과 바깥쪽을 다 살아본 사람 입장에서는
코웃음이 날 지경이다.

그때가 지금 같았으면
민주화운동이라는 게
아예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유신체제라는 것이
지금의 박근혜 정부 같은 것이었다면
아마 작금의 ‘왕년의 민주화운동가‘
끗발들이 태어나지도 못했고
그들이 지금처럼
금배지 달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적 투쟁구호라는 것은
물론 과장된 수사학을 구사하기 마련인 줄은 안다.

그러나 설령 그렇더라도
지금의 남쪽 상황을 두고 “유신체제로 돌아간다”느니
“독재가 부활했다”느니 하는 건
번지수가 틀려도 너무 틀렸다.

그런 말들일랑 몽골 대통령처럼
평양에나 대고 할 소리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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