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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6-14 ㅣ No.130373

지구에서 가장 크고, 뜨거운 사막은 사하라 사막입니다. 60도가 넘는 뜨거운 열기와 수시로 불어오는 모래 폭풍은 생명이 살기 어려운 조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하라 사막은 인류가 상상력을 키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사막을 건널 수 없었습니다. 상상력은 타조 알에 물을 담을 수 있게 하였고, 상상력은 타조 알을 모래에 묻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상상력으로 사막을 건널 수 있었던 인류는 문명과 문화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런 극한의 환경 때문에 인류는 커다란 위험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온 흑사병은 많은 사망자를 냈습니다. 그러나 흑사병은 사하라 사막을 건널 수 없었습니다. 치명적인 병원균도 사막의 열기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초대교회에 있었던 사막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힘으로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은 사막의 수도원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았습니다. 남들이 외면하였던 지하묘지에서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신앙은 삶의 시련과 고통이 지나가기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삶의 시련과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입니다.

 

요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넘어야 할 사막을 말씀하십니다. 바로 율법과 계명입니다. 율법과 계명을 지키는 삶은 쉽지 않습니다. 율법과 계명을 넘어서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한 삶은 더욱 어렵습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식욕, 수면욕, 성욕을 억제하는 삶은 어렵습니다. 불은 잘 통제되면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해 줍니다. 그러나 불이 통제되지 않으면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무서운 힘이 됩니다. 우리의 욕망도 조절되고, 통제되면 예술과 문화로 꽃피게 됩니다. 그러나 욕망이 조절되지 않고, 통제되지 않으면 바벨탑처럼 무너지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욕망이 나쁜 것이 아니라, 욕망은 조절되고, 통제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발상의 전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컵에 남은 물이 반이면 이렇게 생각합니다. ‘반밖에 남지 않았구나!’ 그러나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직도 반이나 남았구나!’ 신앙인은 어쩌면 발상의 전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 살면서도 영원한 생명을 꿈꾸기 때문입니다. 소유와 풍요가 넘쳐나는 세상에 나눔과 희생의 가치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늘 원망과 불평을 하면서도 세상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늘 감사와 기쁨을 표현하면서도 세상을 살 수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는 모두 주님께로 가야 할 운명입니다. 어떤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늘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많습니다. 시인은 봄이 되면 보이지 않는 것들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습니다. 봄처럼 부지런 하라는 말, 봄처럼 꿈을 가지라는 말, 봄처럼 새로워지라는 말입니다. 전에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봄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가 봄처럼 부지런하다면, 우리가 봄처럼 꿈을 간직한다면, 우리가 봄처럼 늘 새로워진다면 거친 들판에서도, 고독과 절망 중에서도, 시련과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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