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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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3 주일/ 주님과 함께 하는 내 인생의 항해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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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8-12 ㅣ No.113835




연중 19주일 1열왕 19,9ㄱ.11-13ㄱ; 로마 9,1-5; 마태 14,22-33(17.8.13)


“저더러 물 위로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




The walking on the water



 



주님과 함께 하는 내 인생의 항해

 

엘리야 예언자는 카르멜산에서 바알 숭배자들과 대결하여 그들의 예언자 450명을 키손천으로 데려가 모조리 죽였습니다(1열왕 18,20-40). 그러자 바알신을 섬기던 이제벨 왕후는 복수심에서 엘리야를 잡아 죽이려 합니다. 엘리야는 두려움에 떨며 이제벨의 박해를 피해 광야로 도망칩니다. 그는 좌절하여 하느님께 자기 목숨을 거두어달라고 애원하기까지 합니다(1열왕 19,4).

하느님께서는 지치고 깊은 좌절에 빠져 있는 엘리야로 하여금 참 평화를 체험하도록 해주십니다. 그렇게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근심 걱정과 고난의 순간에 당신 현존을 드러내시고 답을 제시해 주십니다. 주님의 음성을 들은 엘리야는 다시 일어나 주님께서 이르신 사명을 위해 엘리사를 찾아갑니다.

엘리야 예언자가 죽음의 위험을 느끼며 도망갔던 광야와 동굴은 우리 인생의 실존적 상황을 말해줍니다. 그곳은 좌절과 실패, 걱정근심과 두려움, 고통과 박해가 꿈틀거리는 일상을 상징하지요. 그러나 동시에 바로 그곳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결정적 자리요 계기임을 알아차려야겠지요.

죽음의 위협을 느끼며 도망가던 엘리아처럼, 예수님의 제자들도 '밤중에' 예수님과 멀리 떨어져 호수 위에서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생의 여정에는 고통과 시련, 갈등과 상처, 두려움과 걱정근심이 찾아들곤 하지요. 우리네 인생살이는 풍랑이 이는 바다를 헤쳐 나아가는 배와도 같습니다. 어떻게 인생항해를 해야 할까요?

빵의 기적을 보여주신 직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재촉하시어’(14,22) 배를 타고 먼저 건너편으로 가라 하십니다. 빵의 기적으로 사람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떠받들려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단호히 거절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제자들에게도 그 일로 자기만족이나 교만에 떨어지지 않도록 서둘러 거리를 두도록 하신 것이지요.

제자들을 실은 배는 '밤중에'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어 그들에게 가십니다. 밤과 새벽 사이, 제자들과 예수님 사이를 좁히시는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예수님을 유령으로 알고 겁에 질린 제자들에게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14,26)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절대 권능을 드러내시며 제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난과 어둠, 상처와 두려움의 파도가 이는 밤바다에서 시달리는 우리를 가만두지 않으십니다. 절대 권능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어, 그 모든 것을 다스리시고 희망과 생명과 평화로 바꿔주십니다. 우리가 청하지 않아도 나의 현실과 아픔과 어려움을 보시고 먼저 찾아오시는 주님이십니다.

인생의 배를 타고 항해하는 ‘물’은 죽음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죽음을 밟고 걸어오시어 ‘밤중에’ 있던 우리를 ‘새벽에’ 부활의 빛으로 인도하십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이런 움직임은 다름 아닌 죽음에서 부활로 이어지는 신앙의 여정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과 더불어 종말론적인 희망 속에 시련을 이겨내야겠습니다. 주님이 다가오시어 용기를 불어넣어주시니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풍랑이 이는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며 주님께 의탁하며 희망을 잃지 말아야겠습니다. 불의에 저항하기를 주저하거나 용기를 잃을 필요도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마음 속 혼란과 수많은 얼굴로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 앞에 걱정하거나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하십니다. 하여 역경이 없기를 바라거나 회피하지 말며, 역경 중에 흔들리지도 않고 깨어 있어야겠습니다.

고난과 시련, 역경과 혼돈 속에서도, 물에 빠지지 않도록 주님께 눈을 맞추며, 자유와 생명을 향한 인생항해를 멈추지 않는 능동적인 신앙의 여정을 시작하는 오늘이길 기도합니다. 일어나 내 배의 노를 저으며 부활의 빛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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