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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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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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9-04 ㅣ No.132283

며칠 전에 읽은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큰 병이 생겨서 병원에 누워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난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침묵 중에 이런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저는 제 남편의 아내입니다. 아내로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당신은 누구입니까? 저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들을 잘 키웠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가 아닌 당신은 누구입니까? 저는 학교 선생으로 30년간 아이들을 가르쳐왔습니다. 학생들 가르치는 선생이 아닌 당신은 누구입니까? 침묵 속에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이 누구인가를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나는 무엇인 명사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끊임없이 변화는 동사였습니다.”

 

한때 높은 직책에 있었던 사람은 여전히 자기가 높은 직책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면 서운하게 생각합니다. 깊은 상처로 열등감에 젖어있는 사람은 지금 높은 자리에 있음에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쁘게 살지 못합니다. 시인은 시를 쓸 때는 시인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누군가의 아빠이고, 마트의 손님입니다. 사제는 성사를 집전하고, 사제의 직무를 수행할 때는 사제이지만 누군가의 친구이고, 하느님 앞에 용서를 구하는 신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명사로 대하지 않으셨습니다. 나병 환자는 깨끗해졌습니다. 소경은 보게 되었습니다. 듣지 못하는 사람은 듣게 되었습니다. 잡혀 온 여인은 돌을 맞지 않고 자유를 얻었습니다. 마귀 들린 사람은 치유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겉모습을 보지 않으셨습니다. 지금 그 사람의 처지와 상황을 보지 않으셨습니다. 사람 안에 있는 가능성을 보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영적인 능력을 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의 직업을 보지 않았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깊은 내면을 보셨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마음에 있는 열정과 능력을 보았습니다. 비록 나약해서 3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할지라도 한 번의 설교로 3,000명에게 세례를 줄 수 있는 영적인 힘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베드로 사도를 변화된 삶으로 초대합니다. ‘당신은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것입니다.

 

한때의 업적과 능력, 직책과 지위가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지난날의 잘못과 상처, 원망과 분노가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변화된 나를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미사를 봉헌하고, 성사를 집전하고, 본당에서 사목했던 모습이 저였다면 신문을 만들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낯선 땅에서 적응하는 모습도 저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앞에 쉬기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변화의 두 가지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님께 합당하게 살면서 모든 면에서 그분 마음에 들고 온갖 선행으로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능력에서 오는 힘을 받아 강해져서, 모든 것을 참고 견디어 내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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