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
(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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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한 가운데서 활짝 피어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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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4-04-04 ㅣ No.6789

4월 5일 성주간 월요일-요한 12장 1-11절

 

"그때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근을 가지고 와서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닦아드렸다."

 

 

<시장 한 가운데서 활짝 피어난 미소>

 

가끔씩 아이들을 위해서 싱싱한 과일을 보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신데, 어제 또 다시 전화를 주셨습니다. 다들 바빠서 제가 직접 가게 되었지요.

 

재래시장 한 가운데서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가시는 부부였습니다.

 

경기도 안 좋아 어려우실텐데, 이렇게 하셔도 되냐고 제가 여쭈었더니...

하시는 말씀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하루 온 종일 시장통에서 과일을 팔고 있다보면 쌓이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고...은근히 속상하게 만들고, "왜 이렇게 비싸냐? 왜 과일이 이렇게 맛이 갔냐?" 태끌을 거는 손님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단골손님 관리하려고, 또 건너 집 가게에 단골 빼앗기지 않으려고 1년 365일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렇게 한번씩 과일을 보내고 나면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확 달아난다. 너무 조금 보내서 미안하다. 바쁘실텐데 이렇게 오시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일년 내내, 하루 온종일을 보내기 만만치 않은 시장 한 가운데서도 활짝 미소 짓는 두 분의 얼굴, 자신들도 어려우면서도 더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접하고 보니 하루 온 종일 제 마음이 다 흐뭇했습니다.

 

비록 작지만 참으로 소중한 두 분의 나눔을 생각하며 그 어떤 봉헌보다도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봉헌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다니아의 마리아는 아주 값진 명품 순 나르드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왕창 붓습니다.

 

너무나 값나가던 명품, 아끼고 아끼며 쓰던 진귀한 순 나르드 향유였기에 주변에 둘러서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랍니다. 이 여자가 미쳤나? 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하는 행동은 더욱 가관입니다. 베다니아의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 아래 엎드려 자신의 머리를 풀어 예수님의 발을 닦아드립니다.

 

베다니아의 마리아가 예수님을 향한 몸짓 하나 하나, 동작 하나 하나는 그야말로 지극정성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떠나가실 예수님임을 직감한 베다니아의 마리아는 자신이 지닌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예수님께 바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과 노력을 예수님을 향해 쏟습니다.

 

이런 내막을 몰랐던 유다였기에 이렇게 투덜거리는 것입니다.

 

"이 좋은 향유를 이렇게 쓸데없이 허비하다니! 정말 저 여자는 정신 나갔군! 정말 아깝구나 아까워! 저 향유는 명품이라서 값이 만만치 않을텐데...병을 따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떠나가실 예수님 앞에서도 오직 돈 생각을 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유다와 최대한의 정성을 다하는 베다니아의 마리아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봉헌생활은 어떠한지 심각하게 반성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루 24시간을 한번 분석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나를 위해, 내 개인적인 성취를 위해, 인간적, 육적인 삶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몇 시간입니까? 하느님 앞에 앉는 시간, 하느님을 위해 일하는 시간, 이웃을 위해 내어놓는 시간은 몇 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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