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성가게시판

혼인미사와 성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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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정 [patritius] 쪽지 캡슐

2001-12-01 ㅣ No.3363

혼인미사와 성가대

 

저는 작년 이맘 때 12월은 사주월(師走月)이라고 쓴 적이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표현인데 12월은 평소 근엄한 스승도 뛰어 다녀야 할 만큼 바쁜 달이라는 뜻이지요.

[요즘 한국에야 참 스승이 몇 있나요?  그저 노동자임을 자처하고 머리띠 두르고 시위 하지를 않나, 수업시간에 노조 연수인가 교육을 한다지 않나.... 교장선생님한테 대들지를 않나....걱정스러울 뿐입니다...]

 

저는 혼인 미사를 참 많이 했습니다. 약 100번?

예전에는 주일날에도 혼인미사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중미사 후에 혼인미사를 또 하므로 성가대 전원이 투입되었고 그저 잔치국수 한 그릇 얻어 먹으며 족했지요.

 

해를 넘기지 않으려는 선남선녀가 많은지 초겨울 토요일에 혼인미사가 많습니다.

오늘도 두 대가 있었는데 소감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첫 혼인미사는 동기생(해사) 딸의 혼인미사가 서울 가톨릭 출판사(서울 역 뒤 , 중림동 성당과 이웃) 마리아 홀에서 있었습니다.  처음 가보는 곳인데 약 180석 정도의 아담한 1층 홀이고 제대 옆에 성가대석이 있지요. 미사 때 보니 그 유명한 뜨리니따스 합창단 단원 6명이 중창을 합니다.

일열 횡대로 베이스-앨토-앨토-소프라노-소프라노-테너 순으로 서고 반주자는 A급 오르가니스트로 제가 존경하는 오상숙(아마뚜스 합창단 반주자, 혜화동 반주자)씨 이더군요. 혼주와 신랑신부는 아마도 오늘 이 미사의 성가대가 어떤 수준의 성가대인지 모르고 있을것입니다.

 

시작성가, 화답송, 봉헌성가, 영성체 성가와 퇴장성가를 가톨릭 성가집에 있는 곡 중 고급 곡(하이든 미사곡 , 성가책 342,

344, 345)를 부릅니다. 참 좋더이다.신랑 신부 입장때 행진곡을 물론 따로 있고요.  이 중창단의 실력은 이미 검증이 되어 있지요.

 

다만 개신교의 결혼예배는 반드시 한 장 짜리 안내서를 만들어 배부 합니다.

예배순서와 담당자, 그리고 다함께 부를 찬송가(주로 베토벤의 곡 가톨릭 성가 401장, 주를 찬미하여라를 가사를 몽땅 바꿔서)가사를 적어 놓습니다. 또 한가지는, 화답송을 성가 한 곡으로 대신하는데....원래 혼인미사 고유의 화답송이

있습니다. 손상오 신부님의 시편성가에 "주님의 사랑은 땅에 가득하도다, 그 사랑 온 땅에 가득차고 남도다..."가 있습니다. 뜨리니따스 같은 솔리스트들이 노래하기에도 아주 좋은 곡이라고 봅니다.

 

우리 미사는 가뜩이나, 외부인들은 복잡하다고 하는데 아무 안내서가 없어서 미사를 구경하는 모양새입니다.  개신교처럼 안내서가 필요하고 이것이 전교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알렐루야를 낭송으로 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미사가 끝난 후, 해설자와 단원대표에게 알렐루야의 중요성을 얘기해

주고 앞으로는 노래로 하도록 합의(?) 했습니다. 이렇게 조언을 하고 또 기꺼이 받아들이면 보람을 느낍니다.

 

두 번째 미사는 중림동 성당에서입니다.

첫 미사후 집에 가는 길에 화재 후 복구된 성당 구경도 하고 파이프 오르간을 보려고 말입니다.

그런데 마침 혼인미사 중입니다. 이게 웬 떡이냐 싶어 들어가려고 보니 입구에 2층 좁은 계단이 있기에 고양이 발걸음 으로

올라 갔습니다. 13명의 어머니 성가대원들이 성가대복을 입고 성가를 합니다. 지휘자는 없고요. 오늘 신랑은 미국 사람인 듯 합니다. 성가책은 별도로 만든 "혼배미사 성가" 인데 주로 가톨릭 성가집에서 발췌를 했고 다른 곡이 몇 곡 있습니다.  해 온 버릇이 있는 지라 뒤에서서 작은 소리로 멜로디와 테너음을 보탰지요.  성가책 180번(주님의 작은 그릇)와 479번 (기쁜 날)

같은 곡 이더군요. 행여 불청객이 와서 방해나 되지 않았나 걱정했는데 성가대원들이 고맙다며 눈인사를 합니다.

 

아쉬운 것은, 본당은 깨끗이 복원되었는데 파이프 오르간은 소실되어 영원히 없어지고 전자 오르간으로 대치되어 있고 구조가 바뀌어 2층 성가대석은 성당 정문을 안 거치고 외부에서 올라갑니다. 좌석은 최대 30석 규모로 좁지요.[이 성당은 서울에서

두 번 째로 지어진 유서깊은 본당인데 2년 전 화재 이후 출입 통제를 하여  아무 때나 실내를 볼 수는 없습니다]

 

혼인미사(혼배미사가 아님)는 기쁜 축제의 미사입니다. 이 미사에 봉사하는 성가대가 아름답지요.뜨리니따스 중창단이 받는 사례비가 의외로 소액이라서 놀랐습니다. 총액이  웬 만한 호텔에서 기악 연주하는 주자 1-2명의 사례금?...정도 ....

봉사가 아름답지만 매 주 토요일마다 멀리서 나와 수고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은총과 성모님의 보살핌이 있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많은 본당의 성가대도 기실 10-20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계산적으로 한다면 황금시간에 돈과 바꾸겠습니까?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못 하지요. 그나마 이들이 받은 사례금은 대개 개인 분배가 아니고 성가대 기금으로 들어가지요?

 

혼인미사에  성가대는 필수이고 그 성가대는 마땅히 보호 육성해야한다고 믿으며.....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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