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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하느님께 "이틀만 남국의 햇빛을" 청했던 故 최인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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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언론홍보팀 [commu] 쪽지 캡슐

2013-09-26 ㅣ No.799



하느님께 "이틀만 남국의 햇빛을" 청했던 故 최인호 작가

최 작가가 천주교 신자에게 전한 희망의 메시지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란 기고내용-

최 작가, 마지막 기고글에서 사랑 강조해

"자비로우신 주님, 제 생각과 말과 행위를

오직 ´사랑´의 초점으로 집중되어 불타오르게 하소서."



 

 

 어제 오후 7시 10분 선종한 소설가 故 최인호(세례명 베드로, 향년 68세) 작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침샘암으로 투병 중이던 작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주보(http://cc.catholic.or.kr/txt/02/seoul_jubo.asp)에 기고를 연재해왔다. 최 작가는 서울주보에 투병사실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주보>를 담당했던 교구장 비서실장 허영엽 신부(당시 문화홍보국 국장)는 “최 선생님은 깊은 묵상을 통해 성경을 생활 속에서 쉽게 해설하셨는데, 전례지였던 서울주보를 묵상과 명상을 하는 장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신 분이다. 최 선생님께서 서울주보에 쓰신 글은 주보 역사상 가장 열독률이 높았던 글이다. 우리가 언제 또 그런 분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아쉽다.”라고 전했다.
 
최 작가의 서울주보 기고는 가톨릭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 정진석 추기경은 애도메시지를 통해 “당신의 글은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쉼이자 힘이었고 깊은 감동이었습니다.”라며 최 작가의 기고에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2012년 1월부터 2월까지 9편, 7월부터 9월까지 14편 등 총 두 차례에 걸쳐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란에 연재한 최인호 작가의 기고를 정리했다. (최 작가는 앞서 1988년부터 1990년,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서울주보에 기고한 바 있으며, 98년 말부터 이듬해까지 쓴 글 77편은 단행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열림원, 2008)로 제작되었다.)
 

“우리들이 이 순간 행복하게 웃고 있는 것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까닭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의 눈물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건강한 것은 어딘가에서 까닭 없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 덕분입니다. 우리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은 어딘가에서 까닭 없이 굶주리는 사람들의 희생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어딘가에서 울부짖고 있는 가난한 사람과 주리고 목마른 사람과 아픈 사람과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2012년 1월 1일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란 「지금 이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중에서)
 
“그래, 주님과 더불어 한 시간만이라도 깨어 있자. 내 고통은 주님과 함께 깨어 있는 영혼의 불침번과 같은 것이니, 다시 시작하자. 항암치료의 자명종을 통하여 피땀을 흘리시며 기도하시는 주님과 함께 깨어 있자.”(2012년 1월 8일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란 「나와 같이 깨어 있어라」중에서)
 
“과거를 걱정하고 내일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우리를 벼랑 끝으로 부르시는 것은 우리가 날개를 가진 거룩한 천사임을 깨닫게 하시려는 것입니다.”(2012년 1월 15일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란 「벼랑 끝으로 오라」 중에서)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스티브 맥퀸의 대사를 언급하며) ´여보, 나는 살아 있어. 정원아, 윤정아. 이 할아버지는 살아 있다. 사랑한다.”(2012년 1월 29일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란 「인호야, 나오너라.」 중에서)
 
“저는 제가 작가가 아니라 환자라는 것이 제일 슬펐습니다. 저는 작가로 죽고 싶지, 환자로 죽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성모님께 생떼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고 어머니, 엄마. 저 글 쓰게 해주세요. 앙앙앙, 아드님 예수께 인호가 글 좀 쓰게 해달라고 일러주세요.”(2012년 2월 12일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란 「주님,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베풀어주소서.(1)」 중에서)
 
“자비로운 주님은 제게 이틀만 더 남국의 햇빛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단맛이 스며들게 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눈물의 포도송이는 포도주가 되었나이다. 이틀이면 충분하나이다. 우리 모두 서정주의 시 「행진곡」에서처럼 ‘결국은 조금씩 취해가지고 돌아가는 사람들’이오니 주님, 초대받고 온 저마다의 손님들에게 더 좋은 포도주를 충분히 대접하고 흥겨운 잔칫날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금 고통받는 사람들, 지금 슬퍼하는 사람들, 지금 울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인생의 잔칫날에서 향기로운 포도주가 되어 조금씩 취해서 ‘빠알간 불 사르고 재를 남기고’ 돌아갈 수 있도록. 주님, 이틀만 더 남국의 햇빛을 허락하소서.”(2012년 2월 19일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란 「주님, 이틀만 더 남국의 햇빛을 베풀어주소서.(2)」 중에서)
 
“저는 물론 알고 있습니다. 제 인생의 고갯길 저 너머에는 육신의 아버지가 아니라 저보다 더 저를 사랑하시는 영혼의 하느님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음을.…(중략)…그러므로 주님. 워즈워스의 시 ‘무지개’처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이오니 주님, 저를 다시 한 번 물과 성령으로 단순하고 순진한 ‘어린이와 같은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게 하소서.(2012년 7월 8일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란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중에서)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잠들기 전에 서둘러 가야할 먼 길을 떠나려 하는 것은 세상 끝날까지 함께 있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직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는’(루카 24,16) 눈뜬장님인 저를 찾아오고 계시기 때문일 것입니다.”(2012년 7월 29일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란 「잠들기 전에 가야할 먼 길 1」 중에서)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악합니다’(에페 5,16) 주님의 말씀대로 ‘악하고 절개 없는 세대’(마태 16,4)입니다.…(중략)…악의 논리는 교묘합니다. ‘예’할 수도 있고 ‘아니요’할 수도 있다고 우리를 혼란시키며 ‘예’도 아니고, ‘아니요’도 아닌 애매한 제3의 무엇이라고 설득을 합니다. 제3의 선택은 그 자체가 악입니다.”(2012년 8월 19일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란 「‘예’와 ‘아니요’」 중에서)

 


▣ 최인호 작가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기고 목차
 
지금 이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2012년 1월 1일)
나와 같이 깨어 있어라 (2012년 1월 8일)
벼랑 끝으로 오라 (2012년 1월 15일)
엿가락의 기도 (2012년 1월 22일)
인호야, 나오너라. (2012년 1월 29일)
살려고 하며 죽고, 죽으려 하면 산다. (2012년 2월 5일)
주님,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베풀어주소서.(1) (2012년 2월 12일)
주님,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베풀어주소서.(2) (2012년 2월 19일)
주님, 제가 믿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여 주소서 (2012년 2월 26일)
바로 지금이 그때이다. (2012년 7월 1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2012년 7월 8일)
겨자씨의 비밀 1 (2012년 7월 15일)
겨자씨의 비밀 2 (2012년 7월 22일)
잠들기 전에 가야할 먼 길 1 (2012년 7월 29일)
잠들기 전에 가야할 먼 길 2 (2012년 8월 5일)
너희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2012년 8월 12일)
‘예’와 ‘아니오’ (2012년 8월 19일)
예수, 마리아밖에 모르는 성 김아가다 (2012년 8월 26일)
몸을 돌려 똑바로 바라보는 주님의 눈 (2012년 9월 2일)
사람을 죽이는 칼, 살리는 칼 1 (2012년 9월 9일)
사람을 죽이는 칼, 살리는 칼 2 (2012년 9월 16일)
알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 (2012년 9월 23일)
말과 생각과 행위의 삼위일체 (2012년 9월 30일)
 

*기고글 전문은 서울대교구 선교문화봉사국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서울주보: http://cc.catholic.or.kr/txt/02/seoul_jubo.asp

 

 

천주교 서울대교구 언론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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