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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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9 주일 / 일상에서 하느님을 알아보는 해방의 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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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3-18 ㅣ No.110827




사순 2주일 탈출 17,3-7; 로마 5,1-2.5-8; 요한 4,5-42(17.3.19)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4,14)





The Samaritan Woman at the Well






일상에서 하느님을 알아보는 해방의 길

 

이스라엘 백성들은 부푼 꿈을 안고, 종살이를 하던 이집트를 탈출합니다. 그들은 이제는 파라오의 지긋지긋한 속박도, 목마름과 배고픔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홍해를 건너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향하는 그들의 발걸음은 해방의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 찼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픔과 목마름과 배고픔이 없는 세상이 있을까요?

이집트를 벗어난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금 고통스런 일상을 맞습니다. 그들은 목이 말라, 모세에게 불평합니다.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왔소? 우리와 우리 자식들과 가축들을 목말라 죽게 하려고 그랬소?”(탈출 17,3) 그들은 자신들을 해방시켜주신 하느님께서 더 이상 함께 계시지 않고 자신들을 돌보지도 않은 것처럼 아우성을 칩니다.

그러나 우리와 사랑의 대화를 원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떠나 홀로 계신 적이 없으십니다. 주님께서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하시리라 약속하셨지요, 우리가 아파하면 함께 아파하시고, 우리가 배고프고 목마르면 하느님께서도 배고파하시고 목말라하십니다. 부활을 향한 길목에서, 나의 고통과 상처, 외로움과 억울함 가운데 언제나 함께해주시는 주님을 굳게 믿어야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을, 유다인(4,9), 선생님(4,11), 조상 야곱보다 더 훌륭한 분(4,12), 예언자(4,19), 그리스도, 메시아(4,25.29), 세상의 구원자(4,42)로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마리아 여인에게 다가가시어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샘물을 주러 오신 메시아이심을 알려줍니다.

부활을 향한 발걸음은 메시아 예수님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어떻게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예수님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에게 다가가는 몸짓과 사마리아 여인의 예수님을 향한 태도를 통해 가능할 것입니다. 사마리아인들은 유다인들로부터 멸시를 당하고 소외된 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마리아 여인은 다섯 남자와 살았기에 자기 민족에게서조차 거부되었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하느님의 법에 따라 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사회적으로 가장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올바로 살라고 훈시하기 위해서나, 행동을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으로 그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십니다. 놀랍게도 예수님께서 오히려 그녀에게 물을 달라고 청합니다. 상처받고 소외된 그녀에게 희망과 평화의 씨앗이 숨어있음을 보신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안에 있는 생명과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고, 그들의 고통 안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데서 해방이 시작됨을 알려주십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 있는 아름다움과 좋음을 인정하고 보도록 해주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메시아이신 예수님은 바로 가난하고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과 보잘것없고 무능하고 말썽부리는 이들 한 가운데 계심을 알아보도록 힘써야겠지요.

한편 사마리아 여인은 유다 남자를 거부하지 않고 만납니다. 다가와 물을 달라는 예수님께 물을 건네고 대화하면서 예수님이 누구인지 깨달아갑니다. 그녀는 사회적 금기나 한계 밖으로 초대하시는 예수님의 뜻을 용기 있게 받아들입니다. 그녀는 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과의 단절을 뛰어넘었고, 모세가 세운 가리짐 산에서의 예배를 극복하고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하는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오늘도 내 삶의 모든 순간에 함께하시는 주님을 발견하고 믿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또한 사마리아 여인처럼 지금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사건과 사람과 상황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삶의 한계와 사회적 금기를 벗어남으로써,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을 마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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