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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품위는 스스로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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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1-20 ㅣ No.966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한 그제 강기정 민주당 의원과 경찰경호대원 간에 발생한 충돌이 정치 문제로 번졌다. 어제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청와대가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이어 국회의장의 입장 발표와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해 국회 본회의 개의가 1시간가량 늦어졌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 의원이 이 문제를 거론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퇴장해 본회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어떤 경우든 국회 관내에서 현역 의원에게 물리적 제재를 가한 것은 잘못”이라고 유감을 표명하면서 청와대에 경위 파악과 적절한 조치를 주문했다.

사건의 발단은 국회 본청 앞에 세워진 청와대 경찰경호대 버스에 대한 강 의원의 발길질이었다. 당시 충돌 경위와 이후 상황에 대한 양측의 주장에 차이가 있지만 강 의원이 반말을 하며 차를 빼라고 요구하면서 발로 버스를 찬 것은 분명하다. 어느 나라에서나 국가원수에 대한 경호는 엄중하다. 더구나 경호 버스가 주차한 것은 국회 사무처와 사전에 상의를 거친 일이다.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그런 식으로 의문을 제기하거나 간섭할 일은 아니다. 강 의원이 “경솔했다”고 인정했다시피 심한 반말을 하며 차량에 발길질을 한 것은 국회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동이었다. 경호대원들이 강 의원을 상대로 물리적 몸싸움을 계속한 것도 잘못이다.

18대 국회는 의원 폭력으로 악명 높았다. 몸싸움은 예사였고 해머와 전기톱이 동원되는가 하면 공중 부양, 최루탄 투척까지 있었다. 강 의원도 두 번이나 폭력 사태에 연루돼 벌금형까지 받았다. 이번에 경호대원은 강 의원의 뒷머리에 얼굴을 받혀 입안을 10바늘 이상 꿰매는 부상을 당했다.

강 의원이 정 억울하다면 공개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수밖에 없겠지만 그럴 의향이 없다면 양측이 사과하고 마무리하는 것이 옳다. 폭력 국회는 국가적 수치다. 국회와 국회의원의 품위는 의원들 스스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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