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6월 10일 도심 한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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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희 [03chris] 쪽지 캡슐

2008-06-11 ㅣ No.4965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어 오후 내내 도심을 활보하고 다녔다.

이날의 움직임과 풍경 속에 함께 어우러져 숨쉬고 싶었고 느끼고 싶었기 떄문이리라.

희망과 불안, 기대감으로 신경은 점점 팽팽해져 갔으나, 인파 속을 거닐다보니 어느새 편안해진다.

인터넷과 TV, 신문으로 보던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니 그 어떤 보도보다 심장에 와닿고, 피부로 느껴졌다.

그 소중한 하루의 흔적을 함께 나누고 싶다.

 

 

 

 

서울의 랜드마크 'MB산성'으로 불리게 된 흉물스러운 컨테이너 장벽이다.

그 위에 서 계신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왜 이리 초라해 보이던지...

 

 

 

 

 

시청 앞 서울광장을 선점한 보수단체들...

 

 

 

 이 아저씨 계속 '난 미친소 안 먹어~~' 하면서 걸어갔다.

 

 

 

 사람들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빠질 수 없는 먹거리 풍경.

 

 

 

 

 

 집회 시간까지 아직 한참 시간이 남아서 명동 쪽 분위기를 느끼러 갔다 마주친 사람들이다.

21년 전인 1987년 6월항쟁 참여자들의 행진이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두 마디에 가슴이 찡해지고 만다.

 

 

 

 희망의 상징 리본처럼 보인 바위취의 고운 자태.

명동성당의 성모동산 부근에서...

 

 

 

 명동성당 입구에서 만난 우리의 넥타이부대 아저씨들! ^^

 

 

 

 다시 시청앞 플라쟈 호텔 앞으로 나와보니 서울광장 주변을 저런 관광버스들이 둘러서 빈틈없는 장벽을 쌓아 놓았다.

 

 

 

 차량통행이 금지된 태평로 한복판에 자리잡은 우리 수녀님 수사님 신부님들을 만나자 눈물나게 반가웠다!

 

 

 

 헉~ 마구 셔터를 누르다 돌아서며 마주친 반가운 얼굴... 

수만 수십만 인파 가운데 아는 사람을 만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아자!

 

 

 

 하느님도 미친소는 싫다는 문구가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동화면세점 앞 촛불집회 무대 앞으로의 행진이 시작되었다.

 

 

 

 이 때부터 집에 갈 때까지 이들과 함께 묻어가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분은 이런 식으로 나의 소심한 불안감을 깨끗히 씻어주셨다.

 

 

 

 컨테이너 장벽앞에 설치한 무대를 목표로 계속 많은 인파들이 몰려든 시각이다.

 

 

 

 수녀님들을 향한 끝없는 카메라 셔터가 줄을 잇기도 했다.

 

 

 

 

 

 이 수사님 바로 뒤에 자리잡고 앉았다. 싸오신 김밥까지 얻어먹었다. ^^

 

 

 

 

 

 

 

 내 한 줄 건너에 자리잡은 뇌성마비로 보이는 젊은 청년의 열정을 보며 그가 얼마나 아름답게 보였는지 모른다.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친 후, 음료수 한 병을 건네줬으나 그 작은 병조차 손에 제데로 쥘 수가 없어서, 옆에 앉은 회사원 아저씨가 도움을 주었다.

그는 입을 벌리고 아저씨가 천천히 부어주고...

다 마신후 고맙다며 쌩끗 웃는 그의 미소가 너무도 순수해 보였다.

 

 

 

 삼보일배를 하시며 통행로를 지나가시는 스님들의 행렬이다.

 

 

 

 이 작은 촛불의 힘이 모여 우리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양희은의 아침이슬, 안치환의 자유와 유언, 광야에서를 생음악으로 듣자, 잠시 그들의 콘서트에 온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기도 헀다.

 

 

 

 

 

 

 

 종교를 떠나서 모두가 하나를 느끼고 있다.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연대에서 21주기 추모제를 끝내고 온 이한열 열사의 행렬이 무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점점 밤이 깊어가며 광화문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어제 이 소중한 역사의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또 아무런 마찰없이 집회가 끝났음에 고맙기 그지없다.

 

 

 

 

 

 
 
 
 파비아노 음악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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