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성가게시판

Re: 2942 반론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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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균 [ddram2] 쪽지 캡슐

2001-07-19 ㅣ No.2946

논쟁을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 생활성가와 전례음악은 일반적으로 용도가 다른 것이므로,

  생활성가를 전례에 사용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과

 

- 전례음악과 생활성가는 배타적인 영역이 아니기에

  우리 전통의 성음악을 지키고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와 함께

  (낙후된?) 생활성가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본 게시판의 초기 게시물에 한창 생활성가 논쟁이 있었고 김종헌 신부님께서 어느정도 정리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후로 생활성가를 즐겨부르는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오지 않고, 이곳에서는 생활성가가 전례로 들어오는 것에 개탄을 합니다.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 제 생각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본고를 생활성가의 입장에서 서술하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전통의 성음악을 좀더 깊이이해하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으며, 올바른 성가대의 모습을 고민하는 이중 한 사람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한편, 저는 또한 누구보다 생활성가를 사랑하고 즐겨 부릅니다.

 

 

일단 생활성가/CCM을 정리해보죠!

반복되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간단히 생활성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아래부터는 CCM으로 통일해 칭하겠습니다)

 

CCM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지만, 80년대 말부터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CCM보다 ’가스펠송’이란 말과 이를 번역한 복음성가 라는 말이 보편화되었었고, 우리 가톨릭에서는 생활성가라고 불리우고 있습니다.  대체로 크리스찬에 의해 불리우는 음악 중에서 찬송가나 성가를 제외한 대중적 스타일의 음악은 CCM이라고 칭한다면 크게 벗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CCM은 Comtemporary Christian Music의 약자입니다. CCM에 관해 개신교회측에서도 예배에 사용하는 문제로 큰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CCM의 리더격인 하덕규씨는 어느 인터뷰에서 ’CCM은 사람들을 교회로 모으기 위한 사역도구’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이곳에 첨부하는 HWP문서에서도 CCM을 "수직적 찬양"-"수평적 찬양"이란 용어를 사용해 가면서 CCM이 갖고 있는 선교적 효과와 크리스찬 생활문화의 한 단편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것은 아니지만, 올바른 CCM의 이해를 위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제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CCM은 대개 주님께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와 찬양, 기쁨, 회개 등을 주로 개인적인 심상에 바탕을 두고 노래합니다.  최덕신, Amy Grant 등 국내외의 유명한 뮤지션의 완성도 높은 곡에서부터, 곡전개나 화성적인 측면에서 ’덜 떨어지는 곡’들도 많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또 쉽게 부를 수 있는 곡들도 있지만 제대로 연습해서 부르지 않으면 소화하기 어려운 노래도 많습니다. 하지만 함량 미달의 CCM이 있다고 해서 CCM이 불리우는 것을 경원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어디서 어떻게 불리워야하고 교회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저 자신 청년 성가대 지휘자로 있을 때 많은 단원들이 소위 생활성가를 전례곡으로 사용하자고 했는데 저는 아무리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를 가졌다해도 전례안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거절했습니다.  아무리 가사나 멜로디가 좋은 곡이라도 미사에 쓰일 수 없으면 당연히 Cut 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미사통상문과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연구했다면 말이죠)

 

 

 

하지만 청년 기도회나 기타 모임에서 그 모임의 목적과 구성원의 특성에 따라 모임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면 (전례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CCM의 전례사용을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톨릭 성가책 이외에 밝고 건강하고 뜨거운 CCM을 얼마든지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장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한편, 우리의 CCM이 개신교의 그것보다 한참을 뒤쳐져 있음을 (성음악도 그러한데 T.T)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령 세미나’ 또는 ’청년 성서모임 연수’ 및 ’연수파견 미사’ 등 특별한 경우(미사 포함)에는 생활성가가 의도적으로 많이 선택되어 불리게 되며, 또 실제로 그 모임의 목적을 달성케 하는 아주 소중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청년성서모임 연수 파견 미사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파견미사는 3박4일 연수의 마무리요 연수 프로그램의 핵심입니다.  연수자들은 미사중에도 입당, 봉헌, 성체, 파견성가로 연수기간 동안 배웠던 연수성가를 부릅니다. 대개 CCM 계열인데 이를 부르면서, 하느님이 베풀어주신 은혜와 사랑에 감사하며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르고도 아주 강력한 에네르기를 충전받습니다. 성령이 함께 하신 것이지만 CCM은 성령과 우리를 이어주는 효과적인 매체 중 하나였습니다.  젊은이들은 CCM 자체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놀라운 체험에 감사드리며 CCM을 부르는 것입니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특히 성서모임, 비다누에바, 성령세미나 출신자들이) 자신들이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려는 운동의 일환으로 CCM을 부르고 이를 전례안에도 도입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사례 한가지만 더 들겠습니다. 저는 한 때 예수회 성소모임에도 참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예수회 신부님/수사님과 성소자들은 2주에 한번씩 모여 미사드리고 교육을 받았는데 그 때 불렀던 CCM 하나는 아직도 저의 뇌리에 선연히 남아 있습니다.  통기타 하나를 반주로 삼아 조그만 다락방에서 미사 봉헌성가로 불렀던 그 노래는 사제를 꿈꾸는 성소자들의 마음, 하느님을 바라보며 온몸을 던지는 수사신부들의 삶 바로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이형진 가브리엘의 "내 생애의 모든 것") ^^aaa

 

 

 

이렇듯 CCM은 경우에 따라서는 그 모임이 의도한 바를 효과적으로 달성케 하는 아주 소중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한다면, 특별한 때와 특별한 장소 그리고 그 구성원에 따라 CCM은 전례에 사용될 수도 있고 전례의 의미를 더욱 깊이 체험케 할 수 있음을 공유했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 게시판에도 나왔듯 (미사곡 제대로 부르기 - 104~217게시물 참조)  일반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 전례에 CCM을 사용할 때는 그 효과가 반감되거나 오히려 전례 분위기나 의미와 어긋남이 있다는 것이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음악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의 우려를 저는 이해합니다. 공감합니다. 하지만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이거나 CCM은 비전례용곡으로 일단 접고 보는 것은 더 큰 것을 놓칠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양비론은 주장하려 한 것은 아니지만) CCM을 전례에 도입하면서 "찬양 미사" 봉사를 하시는 분들도 신중하시길 부탁드리고 전례와 더불어 우리 전통의 성음악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이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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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내 장황해졌네요.

 

과천 별양동 김성균 라파엘 올림.

ddram2@hitel.net

011-232-4943

 

첨부파일: ccm_know.hwp(21K), 내 생애의 모든 것.ra(1297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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