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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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생을 두고 천천히 흘러가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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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11-14 ㅣ No.5958

11월 15일 연중 제32주간 토요일-루가 18장 1-8절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이 밤낮 부르짖는데도 올바르게 판결해 주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두실 것 같으냐?"

 

 

<한 평생을 두고 천천히 흘러가야 할>

 

절실한 정도를 너머 처절한 기도를 드려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가끔씩 삶의 기로에 서서, 또는 절박한 상황 앞에서 간절히 하느님의 도움을 청한다든지 그분의 뜻을 찾는 분들을 만납니다.

 

그분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진정으로 드리는 간곡한 기도는 절대 허공을 맴돌다가 사라진다든지,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비록 모든 상황이 순식간에 우리가 뜻하는 모습으로 뒤바뀌는 기적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간절한 기도는 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절실히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는 자신의 나약함을 인식합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는 가운데 어렴풋이 나마 하느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진실로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가 바치는 기도의 취약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의 기도가 지나치게 이기적인 기도, 너무도 허무맹랑한 기도였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간절하게 기도하는 사람의 삶은 정직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간절한 기도를 바치는 사람은 서서히 자신의 기도를 정화시켜나갑니다. 정화의 과정을 거친 우리의 기도야말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기도입니다. 결국 그 기도는 보다 순수한 기도, 지극히 이기적인 바램이 배제된 기도, 세상을 위한 기도,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한 기도이기에 100% 이루어질 기도입니다.

 

우리가 바치는 기도가 진정 올바른 기도인지 아닌지는 열매를 맺는가 맺지 못하는가를 통해 식별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기도의 열매는 다름 아닌 희생입니다. 봉사입니다. 자기 낮춤입니다. 자기 비움입니다. 겸손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걷는 삶입니다. 한 인간의 삶이 총체적으로 바뀌는 긍정적 변화입니다.

 

간절한 기도란 꾸준한 기도입니다. 진지한 기도입니다. 자신의 인격 전체를 동원해서 하느님께 바치는 정성스런 봉헌입니다. 자신의 삶 전체를 하느님을 향해 높이 들어올리는 절실한 부르짖음입니다.

 

기도란 것은 속전속결로 끝낼 성질의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단기간에 해치울 일도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한 계속되어야 할 하느님과의 일상적인 대화입니다. 기도란 강물이 유유히 흘러가듯이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서 한 평생을 두고 천천히 흘러가야 할 그 무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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