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시작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규탄 촛불집회가 성큼 다가온 겨울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벌써 20차를 맞이한 촛불집회다.

28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국회의'는 16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20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시민들은 이날도 빠지지 않고 촛불을 들었다.

이날로 촛불집회에 두 번째 참여한다는 경기도 안양에서 온 박모(22.여)씨는 "현재 다른 것보다 가장 문제인 것은 부정선거를 한 것이고 국정원, 검찰 등 국가기관을 정치에 동원하는 것인데, NLL 이런 게 자꾸 나오는 것 같다"며 "부정선거 문제가 다른 문제에 가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 행동으로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자주 나오고 있다는 이병국(32)씨는 "(정부가) 도둑질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이 좀 더 독하게 나서 싸웠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또 정부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청구 등 일련의 사안에 대해 "전방위적인 탄압이 시작된 것 같다"며 "전두환 정권 때는 제가 어렸을 때라 잘 몰랐는데, 그때 어땠을지를 지금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국회의' 측은 이날 '국민공소장 제작 프로젝트'를 위한 국민 배심원단 참여를 호소했다. 정종성 서울민권연대 공동대표는 단상에 올라 "깨끗하고 정당하다면 '특검' 받으라고 요구하는데 박근혜, 새누리당은 받지 않고 있다"면서 "그런데 검찰총장 찍어내고 수사팀장 찍어내는 박근혜가, 검찰이 있는 상황에서 특검이 제대로 되겠냐"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박근혜가 안 하면 국민이 하자.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들이 총체적 부정선거, 국기문란 세력들을 심판하자"며 "국민법정을 추진하자. 우리 국민들이 직접 수천, 수만의 배심원단이 되어 국정원 정치개입 문제, 지난 대선개입 문제의 진실을 모두 명명백백히 밝히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국회의'는 국민 배심원단을 모집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주축이 되어 만든 국민 공소장을 바탕으로 내년 1~2월경 '국민 재판'을 열 계획이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대한문 앞에서 평택공장으로 분향소를 옮기는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통합진보당 오병윤, 이상규, 김재연 의원 등도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한편, 이날 본격적인 촛불집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20차를 기념해 국립오페라합창단원들의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