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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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혁 [JINLEE] 쪽지 캡슐

1998-09-28 ㅣ No.523

우선 축하할 일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교우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이 열린 것이 소외되고 개체화된 현대인의 아픔을 다소나마 덜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참으로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백성들이 무척이나 무섭게 변한 것 같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선량하고 착한 백성들이라고 믿고들 있었는데, 몇차례의 경제개발계획을 거치고 소득-평균소득이죠!-들이 늘고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수가 늘면서, 과거에 못 살지만 선하고 너그러웠던 백성은 이제 돈 때문에 부모가 자식의 손가락을 자르고, 돈 때문에 자식이 부모의 목숨을 앗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죠.  글쎄요, 좀 비약해서 자본의 양과 주님의 뜻의 현현은 반비례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불쌍한 우리들....

 

천주교가 우리 사회의 이런 아픔을 끌어 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픈 상처에 부드러운 약을 바르고 다독거려서 치유하는데 힘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가난한 자의 종교인 기독교(구교와 신교를 통털어)가 전세계 부의 7할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엄청난 돈과 노력을 들여서 참으로 대단한 성전들을 짓고 있습니다. 참 좋은 일입니다. 성전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면 정성들여서 잘 지어야 할 노릇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 훌륭하고 좋은 성전이 하느님 보시기에도 정말 좋은 성전일지 저는 아직 모르겠더이다.  주님은 이 세상과 만물을 지으시고, 우리 사람까지 지으셨으니 그것이 참 좋다하셨는데, 과연 만유의 창조주께서 무슨 物을 더 바라실런지..

오히려 당신께서 지으신 피조물들이 조화롭게 아름답게 공존하고 공생하여 공영하는 것을 바라시는 것이 아닐런지....

교회가 교인들이 많이 가난해지기를 바랍니다.

 

교회가 사람을 더 많이 사랑했으면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더 많이 사랑했으면 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서 무엇-무슨 物-이라도 희생할 수 있음을 온 천하에 알리고 사람들이 따를 수 있도록 모범을 보였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교회가, 교인이 아주 가난해지기를 바랍니다. 정말로 가난해져서 돈을 아주 우습게 보았으면 합니다.  돈을 짓밟고 깔아뭉개고 흩어서 그것이 아무것도 아님을 보였으면 합니다.

物神이 지배하는 이 처참한 세상에서, 교회가 참 빛이요 소금으로 존재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인터넷 사이트가 주님의 뜻을 알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주님의 뜻을 행하는 자들을 돕는 데까지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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