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성가게시판

[이대성 작곡]성주간 부활 전례성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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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정 [patritius] 쪽지 캡슐

2002-02-12 ㅣ No.3534

칸따떼 도미노!

 

오늘은 설입니다.

아이들은 세뱃돈 받는 재미가 솔솔하고 남자들은 동양화 놀이나 바둑, 술로 즐겁고 여자들은 몸이 고단한 연휴이지요.

이래저래 우리 성가게시판만 썰렁한 듯 합니다. 아무려나 내일 재의 수요일을 시점으로 사순절에 진입하고 성가 가족들은 긴장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재 로마 교회음악가인 이대성 요한님의 "성주간 부활 전례성가(성 바오로 출판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서울 종교음악연구소(현 가톨릭음악원/원장 차인현 신부)를 1980년대 초기에 수료 후 로마교황청립 음악대학(무지까 사끄라)에서 본격적으로 성음악을, 아주 오래 공부한 음악가입니다. 권위있는 이 학교 출신으로 고 이문근 신부 이후로 사제와 수도자는 몇 명 있지만 평신도로는 드문, 어떤면에서는 행운의 평신도인 듯 합니다. 위 악보는 작년에 출판되었던 것인데 올 해 증보판으로 나오고 음반이 출시되어 연휴에 악보를 뒤적이며 음반을 듣고 한 소감을 올립니다.

 

1.성주간 전례곡의 의의

 

성주간의 미사와 예절은 가톨릭 전례중 핵심이며 전례의 꽃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고 복잡한 전례가 이어진다. 관록이 많은 지휘자와 반주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하고 등에 식은 땀이 날 정도로 긴장을 요구한다. 음악보다 전례가 더 중요함을 몸으로 느끼기도 하고 한 군데도 안 틀리면....거의 기적이다.

 

성지주일 입성기념식부터 성3일을 거쳐 부활대축일 낮 미사까지 전례를 제대로 하려면 성가책, 성주간 전례서, 특송악보 등을 보따리로 챙겨야 했던 경험이 있다. 이 악보는 107쪽에 이르는 한 권의 악보인데 순서대로 편집하여 성대한 전례를 하려는 성가대에 매우 유용하게 되어있다.

 

2.작곡/편집순서

 

*주님 수난 성지주일

- 예루살렘 입성기념식:행열과 따름노래, 성당으로 들어갈 때, 화답송, 복음환호송

 

*주님만찬 성 목요일

-화답송, 복음환호송

-발 씻김예식용 따름노래

-성찬전례 행열 때 부르는 노래: 참사랑있는 곳에(우비 까리따스)

-성체를 옮겨모실 때 부르는 노래: 입을 열어(빤제링구아)

 

*주님 수난 성금요일

-화답송, 복음환호송

-십자가 경배: 십자가 경배권고노래, 따름노래, 비탄의 노래, 찬미가(성실하다 십자나무)

 

*부활성야

-빛의 예식:행열과 부활찬송

-화답송 1,2,3,4,5,6,7

-세례예식:세례수 축복, 성수 뿌릴 때

 

*예수 부활대축일

-화답송, 부속가, 복음 환호송

-마침예식:파견(이떼 미사 에스뜨)

 

3.활용성

-기존에 출판된  그레고리오 성가 악보는 많은 오류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첫 행열노래인 "호산나 다윗 후손....." 하는 노래도 악보의 오류가 몇 군데 있었는데 이 번에 바로 잡았다. 그리고 전례용어와 시편(화답송 가사)도 바뀐 것을 반영하여 일치를 이루었다.(예, 헤브레아 아이들-->히브리 아이들, 그리스도 왕 구세주-->그리스도 임금님 등) 이번에 바뀐 한글가사는 옛 낱말이 입에 익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생소하고 어색하지만 극복해 나아가야 할 문제이다. 올 바른 그레고리오 성가의 정착을 위하여 많은 고증을 거쳐 복원한 이대성님의 노력을 엿 볼 수 있는 악보여서 반갑다.

 

-화답송과 찬미가 등은 창작곡인데 그레고리오 성가 선율(교회선법), 다성음악(부활대축일 화답송2), 그리고 오르간 반주(헥사코드)등 모두 로마교회의 성음악 정통성 범위안에서 작곡되어 전례음악의 틀을 갖추고 있다.  

 

-그레고리오 성가에 익숙치 않은 성가대원들을 위하여 네우마 악보 해설과 부르는 법(유의 할 점 등)을 상세히 달아놓아 도움이 된다.

 

4.기존 성가집과 형식 비교

우선 많이 활용되어 온 손상오신부의 "시편성가(분도출판사)"와 "성주간 전례곡집(상지원)"은 내용을 논의하기에 앞서서 전례용어가 옛 것이라 그대로 쓸 수가 없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악보를 수정액(일명 화이트)으로 지우고 새 전례용어로 고쳐서 부르는 수고를 했다. [어떤 지휘자는 귀찮다고 옛 것을 그대로 쓰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신자들은 올 바른 "매일미사책"을 눈으로 보며 간접참여하는데 성가대는 다른 전례문으로 노래하는 결과가 되어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악보들도 독창이 더 쉽다거나 장엄한 면도 있어서 내용비교는 어렵다. 특히 김대붕 교수의 부활대축일 부속가는 개인적으로 아끼는 곡이다.

 

5.기타  

모든 곡에(학습목적으로)오르간 반주를 붙였는데 사실 거의 모든 곡은 전례정신에 따라 무반주로 불러야 할 성가들이다. 이 점 지휘자들이 참고해야겠고 옥에도 티가 있듯이 악보 상단에 대부분이 "그레고리오 성가"로 잘 표기되었는데 "그레고리성가"라고 오타(?) 난 곳이 두 개 있다. 음반은 서울 중곡동 성당 성가대가 취입하였다. 중곡동 성당은 서울 강북(어린이대공원 근처)에 있는 크지않은  성당인데 전통적으로 성가대 수준이 매우 높다.[한국 선교 200주년 기념 전국 성가경연대회(1984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관록이 있고 당시 지휘자 이장호 선생(현 반포성당 및 천진모테트 지휘자)이 오래 맡았었다. 조용한 가운데 성음악 발전에 기여하는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번 연주는(합창, 독창), 음향효과가 안 좋았는지 녹음이 썩 잘 된것같지는 않다. (그러나 감상용이 아니고) 창법 이해와 학습용이라 생각하면 무리가 없다. 이런 방대한 작곡을 하신 이대성님의 노고가 거룩한 전례를 통하여 더욱 빛나기 바란다.

한국 교회실정에 비추어 좋은 책이나 악보를 찍어봐야 적자를 볼 확율이 많을텐데 악보를 출판하고 보급을 맡은 성바오로 미디어에 감사드린다.

 

설날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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