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홍승혜님,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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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숙 [sook681] 쪽지 캡슐

2007-09-29 ㅣ No.4236

홍승혜님, 저의 자녀들이 몇살인지 궁금하시다고요?

저도 님처럼 연년생을 키웠지요, 우리 두 아이들 모두 공릉중학교를  거쳐 태릉고등학교 졸업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벌써 성인이 다 되었군요. 위로 아들은 일본 유학 중이고, 아래로 딸아이는 이미 출가를 했지요.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시아버님이 폐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맏며느리라 저희집에 모시고 살았고 저희 시어머님은 지금도 저희가 모시고 삽니다. 시어머님께선 시각장애인 이시라 제가 시집올때 부터 제 얼굴도 모르셨답니다. 평생을 자식들 건사하시고 가정을 지켜꾸려나가시려 노력하셨던 아버님이 폐암 선고를 받으신 후  밤마다 등 뒤쪽 통증을 느끼시며 새벽잠을 설치시는데 그런 아버님 등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이들이 자다말고도 일어나 두들겨 드리곤 했습니다.

그리고는 " 엄마, 할아버지 자꾸 왜 아파? 하고 물으며 걱정어린 눈빛으로 안부를 물어왔지요.

병세가 깊어지시면서 병원으로 모시게 되었고 병원에 있는 수많은 환자들을 접하면서 아이들은 사람은 건강할 수도, 아플수도 있다는 것을 간적접으로 경험하게 되었겠지요. 그리고 우리 할아버지 처럼 다름사람들 보다도 훨씬 아픈 병을 앓게 되면 오래토록 병원에 있어야 하는 것도 알았을 것이고요.  다른 사람처럼 아프지 않기 위해선 편식도 하지 말아야 하고 건강하게 운동도 하며 씩씩하게 지내야 할거라도 스스로 다짐도 했겠지요.

아이들에게 해줄 수있는 말은 무엇이 있었겠습니까?

"할아버지가 하늘나라에 가시면 지금처럼 아프시지 않을꺼야. 먼저 하늘나라에 가신 할아버지 친구분들도 만나시고, 맛있는것도 많이 드시고, 우리 사는 모습들 지켜보시면서 밤이면 별이되서 우리 곁에 오시기도 하실꺼야,  그리고 우리들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있게 항상 기도해 주실꺼야. "

임종을 예견한 후 시골 집으로 모시고 가족 모두가 아버님 가시는 길을 지켰습니다. 아이들은 손수 양쪽 옆에 앉아 팔도 주물러 드리고 물수건을 입에 대어 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함께 기도했습니다.

물론 슬픔과 눈물이 가득한 날이였지요,  그러나 그 이후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보면서도 뭐라 대화하듯 안부를 전하고 묻고 기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했습니다.

 

홍승혜님,  교육심리학 쪽에 많은 관심이 있으신것 같습니다.

교육학에서 말하는 발달과 성숙 단계의 이론에는 자연성숙론과 환경 결정론이 있지요.

자연 성숙론자들의 입장에서는 발달에는 적정시기가 있고 어떤 것을 학습할 때는 그것을 학습하기에 적절한 성숙수준에 이르렀을 때 학습이 이루어져야 효과적이라고 본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 등도 아동의 발달 수준이나 성숙수준에 따라 구성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환경경험론자들의 입장에서는 아동이 생후에 가지는 경험이 아동의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비친다는 연구에 근거를 두고, 아동에게 적절한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아동의 학습준비성을 앞당길 수있다고 주장합니다. 환경경험론자들의 주장에 근거하면 아동들이 학습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시간낭비이므로 아동들의 대표적인 발달경향 또는 단계를 확인한 다음 발달단계에 맞게 학습내용을 재구조화하여 제시하면 학습 효과를 극대화 할 수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 어떠한 과제라도 지적으로 옳은 형태로 조직하면 어떤 발달단계에 있는 어떤 아동들에게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 " 는 브루너의 주장은 이러한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습니다. 5살 어린아이의 지식 구조와 인지능력을 중학생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는 없겠지요.

심리학에서 가장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학자가 피아제 이겠지요. 피아제의 인지발달의 기본 입장은 아동의 인지발달 단계는 누구나 거쳐야 하는 것으로 순서는 고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단계가 나타나는 시기에는 개인차가있을 수 있다는 전제에 말이지요.  또한 인지발달은 문화적 맥락과는 관계없이 보편적인 성격을 띄게 됩니다.

피아제에 의하면 아동은 독립된 학습자로서 아동을 적응력을 가지고 세상에 대해 스스로 학습해 나가는 존재로 간주합니다. 피아제는 아동 혼자서알아낸 것이 그들의 현재 인지적 위상을 결정한다고 보았지요.  또한 놀이는 조절을 돕고 새로 습득한 행돌응 녀습하여 강화하는 과정이서 인지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했습니다.

아래 이현수님의 예를 보니 무덤을 놀이삼아 유소년기를 보내셨고, 그 이후에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관이라는 죽음을 상징하는 물건에 대해서도 누군가 그것에 대해 구체적 의미를 부여해 주지 않기 전에는 그저 놀잇감에 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지요.

5살 아이의 죽음에 대한 정서반응이 기쁨일까 슬픔일까, 분노일까 공포일까, 등등의 견해는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후에 시간이 지나 스스로 깨닫게 되는 부분과 환경이 마련해 주는 부분이 공존할 것입니다.

물론 죽음이 기쁘다고는 할 수 없지요, 그렇지만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노력은 필요한 것이랍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한가지 감정만 존재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슬픔을 통해 기쁨을 알게되고,  미움과 다툼이 있어야 용서와 화해도 생기는 것이지요.

홍승혜님, 님의 아이들에게도 봉안당에 대한 어른의 시각에서 의미를 부여하려 노력하진 마십시오.

아이들이 이해 할 수있을 만큼 성장 한 후 그 구체적 의미에 대해 교육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동화와 조절을 통해 적응이 이루어집니다.,이는 경험을 통한 습득의 과정 입니다.

어른들이 이런 대립의 상황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5살 아이가 성당 지하켠에 있는 사물함 모양의 그것을 알수 있었을까요?  납골당이 무언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학납투위에서 만든 투쟁가는 유행가처럼 따라 부르며 다닙니다.

그냥 어른들도 함께 5살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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