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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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늘 나라의 유일한 변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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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훈 [saint72] 쪽지 캡슐

1999-12-24 ㅣ No.589

 

 

                   ♣ 하늘 나라의 유일한 변호인 ♣

 

 

 

          가톨릭 신자인 이사악은  항해중인 배 안에서  우연히 근본주의자

          파우스투스를 만났다. 두 사람은  만나자 이내 하느님의 어머니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파우스투스는  마리아를 깔아 뭉개고 이사

          악은 마리아를 두둔하는 입씨름이었다.  이렇게 여러 시간이 흘러

          양쪽 모두 파김치가 되었지만,  어느 쪽도 상대방을 설득시키기에

          는 역부족이었다.

 

          가톨릭 신자인 이사악이 갈라서기 직전에  근본주의자 파우스투스

          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던졌다.

 

          “자네가 이승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마리아의 이름을  속삭일 줄

 

          모른다면 심판날에 그분한테 도우심을 청하는 일은 아예 불가능하

 

          다는 것이나 알아 두게.”

 

 

          파우스투스도 지지 않고 떠들었다.

 

          “내게는 그런 사람 없어도 그만이네. 그리스도만으로도 충분하니

          까.”

 

 

          밤이 되자 갑자기  심한 폭풍이 불어닥쳐  배가 가라앉고 말았다.

          이사악과 파우스투스는 둘 다 물에  빠져 죽고 만 것이다. 그러자

          곧바로 천사가 나타나 둘을  심판정으로 끌고 갔다. 심판석에서는

          판관이 엄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심판대에 먼저 끌려나간 사람은  가톨릭 신자 이사악이었다. 이윽

          고 이사악이 저지른  무수한 죄가 낭독되었고,  뒤 이어 연옥에서

          일천 년을 보내야  한다는 평결이 나왔다.  그런데 형이 선고되기

          직전에 마리아가 심판정으로  들어와 이사악 곁에  서서 판관에게

          선처를 호소했다.

 

 

          “나는 내게 극진한 신심을 보였던 이 가톨릭 신자를 위해 변론을

          맡고자 하느니라.”

 

 

          “이번에도 말입니까?”

 

 

          판관이 어머니에게 물었다.

 

 

          “그렇다, 아들아.”

 

 

          주님은 웃는 얼굴로 머리를 살래살래 흔들더니 말했다.

 

 

          “어머니, 제가 어머니와 말다툼을 못한다는 것은 어머니가 잘 아

          십니다. 이번에는 어떤 요구를 하실 작정이십니까?”

 

 

          “아무쪼록 이사악의 형량을  감해 주기 바란다.  세상에 있을 때

          나를 변호한 사람이니 연옥형을 십 년으로 낮추도록 하여라.”

 

 

          판관은 동의하고 일천  년을 십 년으로  낮추어 선고했다. 그러자

          마리아는 심판정을 나가 모습을 감추었다.

 

 

          근본주의자 파우스투스는 대경 실색했다.  이윽고 그의 차례가 되

          어 정밀 심사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 판관은 그에게 연옥에서 일

          만 년을 보내도록 평결했다.

 

 

          파우스투스가 판관에게 탄원했다.

 

 

          “각하, 아무쪼록 저에게도 변론해 줄  변호인을 배정해 주옵소서.”

 

 

          “이 심판정에는 변호인이 한 분밖에 없노라.”

 

 

          “그분이 대체 누구시옵니까?”

 

 

          “내 어머니시니라.”

 

 

          “그분을 청하면 안 되나이까?”

 

 

          판관은 선선히 응락했다.

 

 

 

          “원하면 그분을 부르려무나.”

 

 

          근본주의자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마리아의 이름을

          불러 보았는데, 이상하게 아무리  노력해도 이름이 발음되지 않았

          다. 재차 노력해도 이름을  부를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가톨릭 신자 이사악이 해 주던 말이 생각났다.

 

 

          “자네가 이승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마리아의 이름을  속삭일 줄

 

          모른다면 심판날에 그분한테 도우심을 청하는 일은 아예 불가능하

 

          다는 것이나 알아 두게.”

 

 

          결국 형은 그대로 선고되어,  근본주의자  파우스투스는 연옥에서

          일만 년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변호인만 있었더라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을.

 

 

 

 

 

 

 

 

        -  앤드류 마리아 신부님의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 중에서 -

 

 

 

 

 

 

 

 

 

 

 

 

 

 

 

 

갈현동에서

 

catholic knight 안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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