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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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NLL 해결'을 'NLL 치유"로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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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1-15 ㅣ No.869

2007년 정상회담 회의록 말투, 호칭에 표현까지 수정 지시
김정일 반말은 존댓말로 자신의 말투는 존댓말서 수위 낮춰
 
“위원장님하고 저하고 관계에서.”(회의록 초본)
“위원장하고 나하고 관계에서.”(
수정본)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수정본에는 초본에 기록된 실제 말투, 호칭, 표현 등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수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 전 대통령의 김정일 전 위원장을 높이는 표현, ‘NLL 포기’ 발언 부분 등이 수정됐고, 초본에 누락된 부분은 더해지기도 했다.

15일 검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이 김 전 위원장을 높여 지칭한 “위원장님”은 수정본에서 “위원장”으로 수정됐다. 또 노 전 대통령이 “내가 이것저것 여쭤보고 싶은 것도 많으니까요”라고 발언한 것은 “내가 이것저것 질문하고 싶은 것도 많으니까요”로 바뀌었다. 노 전 대통령의 상대방을 존대하는 표현이 한층 내려온 것.

반면, 김 전 위원장의 반말 표현은 존댓말로 변경됐다.

“그거 오후에 하지 뭐(초본)”가 “그거 오후에 하지요 뭐(수정본)”로, “그건 반대 없어”가 “그건 반대 없어요”로, “그저 그렇게 알면 되겠어”가 “그저 그렇게 알면 되겠어요”로 수정됐다.

김 전 위원장의 ‘NLL(서해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에 답하며 노 전 대통령이 사용한 ‘해결’이라는
단어는 ‘치유’로 바뀌었다.

김 전 위원장이 “NLL과 같이 복잡하게 제기돼 있는 선을 다 포기한다”고 하자, 삭제된 초본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임기 중에는 NLL 문제는 다 해결이 됩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정본에서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 NLL 문제는 다 치유가 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변경됐다.

또 초본에 “
서해바다로 해서 해저로 땡겨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기록된 노 전 대통령 발언은 “서해바다로 해서 해저로 땡겨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북측을 통과하면 훨씬 빠른 시일안에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로 보완됐다.

이외에도 발언자가 ‘이재정(초본)’에서 ‘김정일(수정본)’로 수정됐고, ‘자조’가 ‘자주’, ‘고속도로를 건설’을 ‘고속도로를
설치’, ‘저희’가 ‘우리’ 등 일부 단어와 호칭도 변경됐다.

"노 전 대통령 지시에 따른 고의적 회의록 삭제"

아울러 검찰은 “회의록 초본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 및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
비서관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 및 참여정부 관계자들은 “회의록 미이관은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는 주장을 펼쳐왔으나 검찰 수사 결과, 노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 회의록을 국정원에서 1급 비밀로 보관하라.
이지원(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에 있는 회의록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조 전 비서관이 회담록 수정본을 ‘이지원’에 문서보고 형태로 올리지 않고 ‘
메모보고’ 형태로 올린 것, 문서를 출력해 기록관에 이관하지 않은 것 등은 실수가 아닌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고의적 이행”이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검찰은 문재인 의원 등 참여정부의 다른
인사들에 대해서 “초본 삭제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해 기소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석 달에 걸쳐 관련 수사를 펼쳐 온 검찰은 당시
회의록 작성 및 이관에 관여한 김경수 전 연설기획비서관, 김만복 전 국정원장, 문재인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등 참여정부 인사 30여 명을 조사한 바 있다.[데일리안 =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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