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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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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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11-25 ㅣ No.4296

11월 26일 연중 제34주간 화요일-루가 21장 5-11절

 

"지금 너희가 성전을 바라보고 있지만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날이 올 것이다."

 

 

<천국 체험>

 

오늘 "모닝 미팅" 때에는 6개월 만기를 채우고 귀가하는 한 친구의 참으로 가슴 찡한 작별인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괜히 여기저기 간섭하다가 형들에게 혼도 많이 났었고, 목소리가 유난히 커서 오버할 때도 많았던 친구였지만, 모닝미팅 "신나요" 코너-장기자랑-단골손님으로 팍팍한 모임의 청량제가 되었던 친구, 참으로 심성이 곱고 정이 많았던 친구였습니다.

 

아침 모임이 끝나갈 무렵, 진행하시는 선생님이 그 친구를 앞으로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신부님, 수사님, 선생님들 앞에서 "한 말씀"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한마디에 다들 뒤집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의미심장한 눈초리로 전체를 한번 둘러본 그 친구는 자신이 생각했을 때 자기보다 더 어리버리하고 비실거린다고 생각되는 친구들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르면서 한마디씩 충고를 하는 것입니다.

 

"야, 너! **! 너는 수사님들한테 개기지 말고 열심히 살아. 그리고 **! 너는 말이지 빨리 담배끊어. 일생에 도움이 않되. 또 **! 너 제발 가출 좀 하지마. 여기서 나가봐야 특별한 게 있는 줄 아냐?" 등등.

 

그리고 마침내 표정을 가다듬더니, "신부님, 수사님, 선생님들 그간 잘 지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주 놀러오겠습니다"로 마무리지었습니다. 떠나가는 아이의 표정은 연신 싱글벙글 너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천국체험을 하는 듯 했습니다.

 

요즘 계속되는 복음의 주제가 "종말"입니다. 우리의 마지막 날, 작별의 날이 우리 착한 친구가 체험했던 기쁨의 순간, 행복의 순간, 감사의 순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 마지막 날이 오랜 세월 우리가 품어왔던 모든 두려움과 고통, 십자가가 영원한 삶으로 승화되는 순간이면 좋겠습니다. 그날은 하느님께서 우리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주시는 날, 하느님의 얼굴을 마주 뵙는 은총에 너무 기뻐 뛰노는 날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날이 공포의 순간, 멸망의 순간이 아니라 은총의 순간, 희망의 순간이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할 전제 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속적인 봉헌생활입니다.

 

다시 말해서 각자 주어진 처지에서 기회가 닿는 대로 꾸준히 선을 행하는 일입니다. 각자의 삶을 통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일입니다. 언제나 기도하는 일입니다. 고통 속에서도 기뻐하고 감사하며 하느님을 찬양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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