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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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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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3-03 ㅣ No.4575

3월 4일 연중 제8주간 화요일-마르코 10장 28-31절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오늘도 베드로는 또 다시 크게 오버를 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좀 있으면 60점이라도 받을텐데, 괜히 "나서서" 크게 야단맞을 건수를 만듭니다.

 

엉겁결에 튀어나온 말이었겠지만 베드로는 나중에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한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뒤이어서 나온 베드로의 말이 너무 속보이는 말이어서 생략했으리라고 추정되는데, 아마도 이런 질문이 뒤따랐겠죠.

 

"이제 저희에게 돌아올 몫은 어떤 것입니까? 적어도 장관 자리 하나씩은 생각해 주시겠지요?"

 

베드로가 그 말을 내뱉은 이후, "진정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만을 따랐겠는가?" 복음서를 따라가 보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베드로가 그물을 버렸고, 가족을 뒤로했고, 살던 집을 떠나왔지만 결코 모든 것을 버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진정으로 버린다는 것은 외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내적인 결단을 요구합니다. 비록 베드로는 많은 것을 버렸지만 결점투성이의 인간 조건은 그대로 안고 예수님을 따라나섰습니다.

 

비록 베드로가 생업을 포기했지만 예수님을 통해 또 다른 방식으로 성공해보겠다는 인간적인 야심을 그대로 지니고 따라온 것입니다.

 

그뿐입니까? 베드로는 남들보다 늘 앞서야 한다는 지나친 강박관념, 그 알량한 자존심을 모두 등에 짊어지고 따라온 것입니다.

 

이토록 문제점이 많았던 베드로의 성소였기에 예수님께서는 극단적인 처방을 써가면서까지 베드로의 성소동기를 정화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셨던 것입니다. 때로 칭찬도 하고 인정도 하지만 때로 과격한 언사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저 역시 "이제 모두 버렸노라"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온전히 버리지 못한 제 현실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곤 합니다.

 

완전히 버렸다면 보다 완벽한 평화를 누릴텐데, 아직 완전히 버리지 못했기에 아직도 이토록 부끄러운 갈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늘 다시 한번 크게 비우자고 다짐합니다. 다시 한번 모든 것을 버리자고 약속합니다.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면 결국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그분만이 최종적으로 남게 되리라 확신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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