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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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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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3-06 ㅣ No.4585

3월 7일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마태오 9장 14-15절

 

"잔치에 온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야 어떻게 슬퍼할 수 있겠느냐?"

 

 

<동참>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사순 기간 동안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열심히 단식을 실천하고, 혹시라도 어겼을 경우 큰 일이라도 난 듯이 호들갑을 떨지만 <왜 단식을 하는가>에 대해서 전혀 의식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단식을 실천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단식의 본질적인 목표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심히 단식을 하지만 "도대체 왜 단식을 하는지?" 전혀 감도 못 잡은 상태에서 행하는 단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사순 시기 동안 교회가 정한 법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철저하게 단식을 실천하는 사람이 자신의 나쁜 악습을 한 가지도 고쳐나가지 않는다면, 매일 아침 출근시간마다 다른 운전자를 향한 욕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그 단식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금육을 철저히 지켜나가지만 금육을 통해 남은 돈으로 저녁마다 고스톱이나 친다면, 그래서 금육한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잃는다면 그 금육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단식과 금육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배경과 의미를 먼저 파악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정신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단식의 목적은 "동참"하기 위해서입니다. 무엇에 대한 동참입니까? 예수님 수난에의 동참입니다. 우리 죄인들을 위해 친히 희생제물이 되셔서 채찍질 당하시고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서 우리는 단식을 합니다.

 

우리가 지은 모든 죄를 당신 십자가에 모두 지우시고 외로운 언덕길을 비틀거리며 오르셨던 예수님의 십자가길에 동참하기 위해서 우리는 금육을 하는 것입니다.

 

단식과 금육을 지키는데 소홀히 해도 된다는 말이 절대로 아닙니다.

 

교회에서 하라고 하니 행하는 단식, 남들이 하니 따라하는 금육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단식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진정으로 자신의 그릇된 삶을 가슴아파하는 노력,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는가 살펴보는 노력, 어디서부터 방향이 잘못되었는가 점검해보는 노력은 수 십 번의 단식보다도 훨씬 더 소중한 노력입니다.

 

평생토록 우리를 괴롭혀왔던 그 지독한 악습으로부터 한번 탈출해보려는 노력, 오로지 세상으로만 방향 지워졌던 우리의 시선을 다시 한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리려는 노력은 수 백 번의 금육보다 더 소중한 노력입니다.

 

이 사순절 우리가 행하는 모든 희생과 봉사, 자선과 전례행위들은 모두 희생양이신 예수님의 죽음에 동참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마음으로 옷을 찢고 예수님 그분 앞에 회개와 새 생활을 다짐하는 사순절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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