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자유게시판

아이러니한 사회 현상 한가지.

스크랩 인쇄

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4-02-04 ㅣ No.61084

 요근래 개인적으로 긴장되고 괜시레 심적으로 바쁜 일이 있어서 잠시 세상사 돌아가는 얘기들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

 

나이 40에 처음 아빠란 직함을 달게된 그리 자랑스럽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무심히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기엔 약간은 섭섭한 일이 다가옴에 하루 하루가 직접 아이 낳는 산모 보다도 더 긴장되고 떨리기도 하기에 말이다.

 

그래서일까?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 9시 뉴스를 접하기도 쉽지가 않다.

 

그런데 오랜만에 접하게 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보게 되었고, 난 깜짝 놀라게 되었다.

 

내가 아무리 신심이 두텁지 못한 신자라곤 하나, 그래도 가톨릭에서 유아세례를 받고 지금껏 자랑스러운 종교를 가짐에 더없는 자부심과 그로인해 늘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 있어 교황님은 더없이 존경하는 인물임엔 부정할수 없고 추기경님 또한 무척이나 존경하고 있는 인물임엔 틀림없다.

 

그런데 무슨일인가?

 

추기경님이 도대체 무슨 발언을 어떻게 하셨길래, 세상 한구석이 이렇게 시끄럽고 난리가 났단 말인가?

 

어제 시사만평에서 접한 조선일보의 만평은 아예 추기경님을 몽둥이로 때려눕히고 씩씩거리는 젊은이들과 그를 지켜보는 노인들이 벌벌 떨고 있는 그림이었다.

 

너무나 끔찍한 그 만평을 보고 난 추기경님이 무슨 테러를 당한줄 알고 저윽이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사태의 발단부터 찾기로 하고, 추기경님께서 발언한 시점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그분의 발언에 대해 사설을 쓴 시점부터 하나하나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조선과 중앙의 기사들도 읽어 보았고, 내린 내자신 결론은 단 하나다.

 

그저 빙그레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조선은 모략가의 대가요, 상황에 따른 처세술의 귀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도 그런것이 그렇기에 그들이 이 민족을 배반하여 일제치하 영광을 누리고도 해방된 후 처벌은 커녕 아직까지 이 사회에서 역량있는 언론임을 자처하며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모략에 이제 많은 국민들은 속지 않지만 아직 그들의 모략에 놀아나고 있는 또 많은 국민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에 많은 아이러니가 코미디처럼 번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재밌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오마이뉴스의 사설에 문제가 된 부분중 김수환 추기경님의 민주화 공헌에 있어 과대포장된 점이 있다고 지적한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참으로 재밌는 사실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과거 민주화 운동은 북한의 사주를 받은 용공세력들이 국가와 사회를 전복하기 위한 혼란이요, 선동이라고 주장했던 자들이 아주 아이러니 하게도 거꾸로 그 부분에 대해서 흥분하고 있다는 다소 받아들이기엔 어리둥절한 사실이 그러하다.

 

언제부터 그들이 그렇게 민주화에 관심이 많았던가?

 

그리고 언제부터 그들이 김수환 추기경님의 민주화 공헌에 대해 그 업적을 자부하며 살아왔던가?

 

그랬던 그들이 오마이뉴스라는 인터넷 언론대안매체에서 논한 민주화 공헌에 과대포장이 있지 않았나? 하고 던진 의문에 무슨소리냐? 그분의 민주화 공헌은 아주 대단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도저히 믿기 힘든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코미디 같은 사실이다.

 

여기서 더욱 웃기는 것은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민족 배반의 업적(?)을 자랑하고 있는 수구언론들의 침소봉대이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중에 나온 일부분만을 톱기사로 도려내며 마치 진보라 내세우는 세력과 김수환 추기경님이 큰 대결구도라도 된듯이 꾸며낸 사실이다.

 

정말 김추기경님과 진보세력간의 충돌양상으로 봐야할까?

 

침소봉대도 이정도 했으면 됐다고 본다.

 

단지, 친북반미세력이라는 단어 하나만을 갖고 이봐라~!하며 핏대를 세우고 있다.

 

하다못해 그간 김수환 추기경님을 이단교의 수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는 일부 개신교에서 조차 이 친북반미라는, 그들에겐 달콤한 단어하나를 사용하였다고 해서 갑자기 이교도의 수괴에서 사회의 역량있는 원로로 대접을 해가며 수선을 떨고 있다.

 

이 또한 역시 웃지 않을 수 없는 코미디이다.

 

전세계적으로 반미라는 감정은 지금 너나 할것없이 번지고 있는 미국의 힘의 논리에 대한 반항으로 생겨나고 있는 작금의 지구촌의 공감대일 뿐이다.

 

다른나라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 반미라는 감정이 유독 한국에 상륙하면 변질되어 평가되고 있다.

 

바로 친북이라는 단어가 그것이다.

 

반미면 친북인가?

 

그렇다면 지금 지구촌에 번지고 있는 반미감정은 모두가 친북으로 이어지고 있단 말인가?

 

김수환 추기경님의 그 발언엔 나도 솔직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지만 국가 원로로서 한 정당의 지도자에게 대북관에 대한 노파심과 자칫 잊고 지나칠 수 있는 안보상황에 대한 경계심을 표현한 것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고 그분이 누구처럼 주사파를 논했는가?

 

그렇다고 조선일보의 만평대로 오마이뉴스가 김수환 추기경님을 때려 눕힐 정도로 테러라도 가했단 말인가?

 

조선일보는 이런 끔찍하고 자극적인 만평을 이용해 종교인들의 분노를 교묘히 이끌어 내려는 불보듯 뻔한 꽁수를 부리고 있음을 이제 우리 많은 국민들은 더 이상 속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민주화운동에 그토록 손가락질을 해대던 세력들이 오늘날 민주화 운동에 공헌이 많았던 그분을 왜? 깍아내리려 하냐며 흥분하는 코미디를 이젠 그만두어야 한다.

 

코미디도 자꾸 질질 끌면 역겨워지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번 사태에 있어 가장 큰 피해자는 김수환 추기경님일 것이다.

 

그리고 종교를 떠나 그분은 이 사회에서 분명 역량있는 어르신이다.

 

그분의 말씀을 자기 입맛에 맞게 조리하여 침소봉대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세력들이야 말로 이 사회에서 냉정히 비판받아 마땅한 당사자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1,110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