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점점 악화되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만 깊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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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관오 [druve] 쪽지 캡슐

2007-08-25 ㅣ No.3016

올해 초에 명동 성당에서 결혼을 했습니다.
 
조용하고, 무엇보다 베란다에서 성모당이 보인다는 이유로 너무 좋아라 하는 집사람이 보기 좋아서 지금 태강아파트 1005동에 살고 있습니다.
 
안타깝네요,, 바로 옆에서 보기에, 성당과 주민간에 대화 자체가 점점 힘들어 지는 것 같아서요.
대화를 한다고 해도 사안자체가 타협에 의해서 쉽게결론날 수 있는 문제도 아닌데다가, 더욱이 현재는 감정적인 대
립으로 치닫고 있어서 양측이 만난다고 하더라도 감정의 골만 깊어갈 뿐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 질 것 같지가 않네요.
 
신자로서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성당이 지역사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합리적인 이유이든 그렇지 않든,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세워진 성당 본연의 기능 자체가 불가능해 지는 것 같네요.. 기존 신자들은 계속 나오겠지만요..
지난 몇 년간의 진행상황은 한 쪽 말만 들어서는 판단하기 어려우니, 정당한 진행(법적인 부분제외한)이 이루어 졌는
지는 판단을 보류하더라도, 결론적으로 현 상황을 보면, 효과적인 진행은 아니었던 듯 합니다.
 
지역주민으로서는 시위(투쟁)자체가 이성을 잃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많은 지역주민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자극적인 문구가 널리 알린다는 마케팅적 측면에서는 효율적인지 모르지만,
오히려 교육권 확보라는 가장 중요한 명분을 해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성당을 출입하는 모든신자,즉 이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그 분노의 화살을 돌린다는 것은 더욱 감정적 대립만을 부추길 뿐인 것 같네요. 제가 그 입장이라 미사 나오다가 주민들과 부딪히는 경우에 순간 울컥하더라구요,, 그 분들 심정을 이해는 하지만요,,,
 
결국 저는 어느 한 쪽만을 지지할 수는 없는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고도 할 수 있고, 어쩌면 이 일에 가장 연관이
있으면서도 객관적으로 볼 수 위치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확인 차원에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성당측에서 처음에 납골당(봉안당) 건축 허가를 받으셨다가,
공사가 진행되던 중에 관련법이 개정되었고, 주민들이 항소하여 건축 불가 결정이 났는데,
현재 성당 측에서,허가 난 건축물에 대해 추후 개정된 법을 소급적용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소송을 제기하였고,현재 재판 진행 중임.
 
맞나요?
 
그런데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진행중인 소송에서 개정된 법을 소급적용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와
납골당(봉안당)이 불법이라는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성당에서는 벌금을 내며, 운영을 강행할 것 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성당측의 입장이 확실히 정해진 건 가요?
 
제 생각에는 그렇게까지 무리수를 두어서는 안될 것 같은데.. 그러면 정말 지역사회와 완전히 등을 돌리는 결과가
될 것 같은데,, 전 아닐거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성당측 분 중에 성당측 입장을 정확하게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역 주민 분들, 특히 추진위 분들께는 몇가지 요청사항이 있습니다.
현재 시위(투쟁)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혹 그것이 단지 집값의 문제만이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시위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천주교 전체에 대한 맹목적 비난도,이성적인 판단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비신자인
점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감정적으로 말이죠..
 
단 그 과정에 있어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저처럼 중간적인 입장에 서있는 사람을 좀 더 고려해주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미사나 기타 이유로 성당을 출입하는 일반 신자들에 대한 언어/물리적 폭력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분들은 이 일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분들입니다.
 
오늘 퇴근 길에 성당 입구에 써 있던 문구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입에 담고 싶지도 않습니다.
일반 신자들을 개,소에 비교하고, 일상적인 종교행위 자체에 대해 강제적으로 저지하겠다는 협박성 문구..
어떤 효과도 없으며, 단지 추진위 분들의 혹은 지역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명분을 해치는 요인이 될 뿐입니다.
 
둘째 전체적으로 시위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들을 많은 분들이 감수하는 분위기 이긴한데,, 도를 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기본적인 생활은 해야 하잖아요..
예로 불미스러웠던 폭행사건이 있던 며칠 전, 주민들이 2~300명이 모였던 그 날 밤에,, 저 새벽 4시까지 잠 못이루다가 빨간 토끼눈으로 출근했습니다.
1시 30분 경에 대부분은 해산하시고, 약 30여명 분만이 남아 계셨는데, 그 때 꼭 마이크를 사용하셔야 했나요?
육성으로 충분히 통제가 가능했었을 상황이었는데요.. 다음 집회때는 좀 더 배려해주시길 바랍니다.
 
최소한 이 두가지는 지켜졌으면 합니다.
 
제가 성당측에는 질문을 하고 지역주민측에는 요청만을 했다고 해서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단지 평소에 주민들 의견은 많이 듣는 반면, 태능성당 측 입장은 정확하게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힘든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가 무엇이 있는 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럴려면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아야 겠죠, 양측의 주장을 다 들어 봐야 하겠죠..
 
오늘따라 성모당의 성모님이 쓸쓸해 보이는 건 저뿐인가요..
 
안타깝고, 우울하지만 그래도 서로가 수용가능한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는 기대를 버리고 싶지는 않네요..
 
모두 좋은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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