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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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9 주일/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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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2-18 ㅣ No.110188




가해 연중 7주일 레위 19,1-2.17-18; 1코린 3,16-23; 마태 5,38-48(17.2.19)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Love of enemies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오늘의 말씀들은 하나같이, 그리스도인들의 성화(聖化) 성소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칩니다. 세상과 구별되고 단절된 세계로 들어가고, 금욕과 절제를 통해 육신의 욕구를 끊어버리며, 마귀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통해, 성화된다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 성(聖)과 속(俗), 초자연과 자연, 세상과 교회를 가름으로써, 소통의 단절을 초래해 오히려 하느님의 뜻에서 멀어져버렸습니다.

그렇다면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거룩하신 하느님을 닮고, 그 거룩함을 실제 삶에서 발견하고 살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참으로 좋은 존재로 지음 받은 사람은 누구나, 이 거룩함으로 살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성화성소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거룩해질 수 없습니다. 거룩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계시며 행동하시기 때문이지요. 성경을 보면, 하느님의 거룩함은 매우 다양하게 드러납니다. 인간과 세상만물의 창조(창세 1-2장), 파라오의 종살이와 속박으로부터의 해방(탈출 3,7-15), 바빌론 유배생활에서 구원하시며 희망을 주심(이사 43), 정의(아모스), 애절하고(아가서) 한결같은 사랑(호세 11,8-9) 등.

하느님께서는 있음 그 자체로 거룩하시며, 그분의 행위 또한 거룩하십니다. 우리가 살아야 할 거룩함은, 하느님의 자비, 정의, 창조, 해방 등 하느님의 본질을,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방식으로 실천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익과 효율의 추구, 성공을 위한 경쟁과 약육강식의 논리와 행동방식이 지배하는, 세상의 이치와는 달라야만 합니다.

거룩함은 내면의 거짓 평화나, 나 홀로 느끼는 거짓 영적 충만감이 아닙니다. 따라서 세상과 교회,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여, 인간의 비참한 현실을 외면한 별천지에 하느님이 계시다는, 무지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성당 안에만 계시지 않으며, 정치이념의 틀에 갇혀 계시지 않고, 세상 한복판에서 우리 삶에 개입하시어 우리의 행복을 위해 일하십니다.

이처럼 참 거룩함은, 존재하는 모든 것과 관계를 맺으시고, 끊임없이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과 이방인을 배려하고(레위 19,10), 이웃을 억누르거나 이웃의 소유를 착취하지 않는 것(19,13)을 포함합니다. 한마디로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는”(19,18), 사회적 사랑을 실현하는 것이 성화의 길입니다.

우리 모두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거룩함 안으로 들어가며, ‘하느님의 성전다운’(1코린 3,17)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이 세상의 어리석고 약한 것, 비천하고 천대받는 것을 통해서 드러나는, 십자가의 복음을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 앞에서 지혜로워지고(3,18) 거룩해질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도 하느님의 거룩함을 반사하는 하느님의 사람답게, 소유와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버려야겠습니다(마태 5,38-42).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악인과 불의한 사람도 품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까지도 사랑함으로써 ‘완전한 사람이 되도록’(5,48) 힘쓰는 성화의 날이 되길 희망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담을 수 있는 그릇”(성 아우구스티누스)임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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